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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 검은 반점 남기는 수성의 일면통과

11월의 천문정보

이달에는 수성의 일면(日面) 통과현상이 볼 만하다. 태양관측법을 숙지하여 수성이 태양을 지나가는 모습을 살펴보자. 그리고 황소자리와 사자자리의 유성우도 관측해보자.

이슬이 서리로 바뀌어 내리면서 곡식들의 성장이 멈추고, 짙푸르던 나뭇잎들도 붉게 물들기 시작하여 푸른 하늘 아래의 산과 들이 오색찬란해지는 계절이다.

밤하늘에서의 변화도 이에 못지 않다. 여름을 대표하던 거문고 독수리 백조자리는 서쪽으로 물러나 있어 지평선 위에서 내년을 기약하며 고별행진을 하는 느낌이다. 가을의 사각형을 이루는 페가수스와 안드로메다는 이미 중천을 날며 동쪽하늘을 화려한 겨울철의 1등성들에게 양보하게 된다. 초저녁을 넘어서면서 동쪽의 지평선을 데뷔 무대로 삼아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북쪽 마차부와 남쪽 오리온자리의 화려한 자태는 별지기들의 시선을 묶어 놓기에 충분하다.

이달에는 수성의 태양면 통과부터 서방최대이각에 이르기까지, 수성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려 한다.

이달의 행성

■ 수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
 

(그림) 수성의 태양면 통과
 

지난달 14일은 수성의 동방최대이각이 되는 날이었다. 즉 수성이 태양에서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얘기다. 이달 23일에는 수성이 서방최대이각이 되어 태양에서 서쪽으로 가장 치우친 곳에 위치하게 된다.

행성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공전하기 때문에 수성이 동방최대이각인 지점으로 부터 서방최대이각인 지점으로 오기 위해서는 태양과 지구 사이, 즉 태양 앞면을 통과해 가야한다. 반대로 서방최대이각인 지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태양의 뒷면으로 돌아서 와야 한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가 전자의 경우보다 수성이 움직이는 거리가 훨씬 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그러므로 보통 수성이 동방최대이각에서 서방최대이각으로 가는데는 약 한달 내외가 걸리고 반대의 경우는 약 두달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달 6일에는 수성이 태양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도중에 태양 바로 앞을 지나는 일면 통과 현상이 있다.

이것은 달이 태양 앞에 위치할 때 일식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단지 수성이 태양에 비해 너무 작고 달에 비해 지구로부터 너무나 멀기 때문에 태양의 많은 부분을 가리는 대신 태양에 작고 검은 반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관측될 것이다. 즉 목성 표면에서 일어나는 영 현상과 같은 모습이다.

그러면 이 수성의 일면통과 현상에 대한 자세한 자료와 관측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그림)에서와 같이 이번 수성의 일면 통과는 태양의 남쪽 하단부에서 일어난다. 이 부근은 태양의 흑점이 나타나지 않는 지역이므로 쉽게 수성이 만드는 그림자임을 알아볼 수 있다. 더구나 이것은 흑점에 비해 명암이 더욱 더 뚜렷할 것이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동하게 되므로 누구라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그러나 태양면에 생기는 수성의 그림자는 너무나 작기 때문에 맨눈으로 관측하기는 힘들고 쌍안경 이상의 관측장비가 있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이 현상이 태양광이 가장 센 정오에 일어나므로 반드시 강력한 필터로 빛을 차단한 다음 관측해야 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용접용 필터를 접안렌즈 앞에 붙인 다음 관측하는 방법이 무난할 것이다.

사진으로 관측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투영상을 촬영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빛을 감광할 필요없이 그냥 보통의 카메라로 촬영하면 되므로 별 무리가 없다. 단지 투영된 태양상과 카메라의 각도가 최대한 수직이 되도록 해야만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있다.

두번째는 초점거리가 1천-2천㎜정도 되게 하여 렌즈를 뗀 카메라를 망원경에 붙여 촬영하는 방법인데, 이때에는 빛을 감량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자세한 방법은 '과학동아' 93년 4월호에 게재된 태양사진 촬영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사진 촬영을 10분 간격으로 하게 되면 수성의 이동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표) 수성의 일면통과 데이터
 

■ 목성 새벽하늘에 데뷔, 금성과 접근

거대 행성 목성이 동쪽의 새벽하늘을 데뷔 무대로 삼아 다시 우리의 시야에 나타났다. 뜨는 시간이 계속 빨라져 앞으로 당분간은 금성이 없는 새벽하늘을 지배할 것이다.

특히 이달 9일에는 서쪽하늘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빠른 속도로 동쪽 지평선쪽으로 움직여가는 금성과 무척 접근하게 된다. 이 두 행성은 화끈하게 접근하여 이것들의 각거리가 23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보름달의 지름보다도 작은 것이다. 즉 보름달을 한 시야에서 볼 수 있는 망원경이면 이 두행성의 모습을 한 시야 내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도가 무척 낮을 것이므로 동쪽하늘이 트인 곳에서 관측을 시도해야 한다. 맨눈으로 보게 되면 밝은 이중성을 보는 느낌일 것이다. 천문박명이 끝나가면서 다른 모든 별들이 새벽의 푸른하늘에 묻혀갈 때 동쪽하늘에서 다정히 빛나고 있는 이 두행성의 모습은 새벽을 여는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압권으로 다가올 것이다. 물러나는 샛별이고 점점 밝아져가는 목성이지만 밝기는 그래도 금성이 훨씬 밝다. 망원경 시야내에서 커다란 목성보다 작은 금성이 더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이 신비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해왕성과 천왕성의 최접근

해왕성과 천왕성이 이달 1일에 최접근하여 1도 6분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게 된다. 즉 두 행성의 시야상에서 거리가 안드로메다 은하 시직경의 반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다. 천왕성은 5.8등급의 밝기이고 해왕성은 8등급의 밝기이다.

■ 끝나버린 월식

이달 29일에 개기월식이 일어나지만 우리나라에 달이 뜰 때는 이미 개기식이 끝난 뒤이다. 이 개기식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동쪽으로 한참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 한다.

■ 서쪽하늘의 토성

해가 지고 천문박명이 된 뒤 하늘을 보면 이미 토성이 서쪽하늘로 치우쳐 있다. 토성도 추위를 타 움추려든 느낌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는 토성의 모습은 아직까지 화려한 고리의 모습을 지닌 신비스러운 행성이다. 그런데 이 고리면의 우리 시선방향에 대한 기울기가 점점 작아져서 95년에는 고리가 보이지 않게돼 마치 토성의 고리가 사라진 것처럼 된다. 즉 토성이 더이상 화려하고 아름다운 행성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토성고리 면을 자세히 관측하고 스케치해 보자. 정말로 고리가 얇아져 끝내 없어지는지……

이달의 유성우

■ 황소자리 유성우

앵케 혜성의 모혜성인 이 유성우는 이달 5일을 전후해 절정기를 이루어서 시간당 10개 정도의 유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유성우의 특징은 유성의 속도가 매우 느리고 가끔씩 밝은 화구를 남기며 훌륭한 궤적을 남긴다. 조상들이 좀생이 별이라 불렀던 플레이아데스 성단 근처가 이 유성우의 복사점이다.
 

플레이아데스성단과 캘리포니아성운
 

■ 사자자리 유성우

기록상으로 가장 장관을 이루었던 유성우이다. 그러나 이 유성우의 최고 절정기는 33년마다 반복되므로 앞으로 최고의 절정기를 이룰때는 1999년이다. 1966년의 최고 절정기 때는 맨눈으로 시간당 15만개의 유성을 보았다고 한다. 이달 17일이 절정기인 유성우는 사자자리 감마성인 알게이바 근처가 복사점이다. 지구 대기권으로 돌입하는 유성의 속도가 다른 어느 유성우보다 빠른 것이 특징이다. 동트기 전 새벽녘에 시간당 약 20개 정도의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서강대 '별'공개행사

서강 대학교 아무추어 천문반 '별'에서는 이달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중·고등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공개관측회를 개최한다. 관측조건이 양호한 서강대학교 대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개행사에서는 직접 별을 보면서, 어렵게 느껴왔던 천구좌표를 익히는 시간을 특별히 마련하여 중·고등학생의 학업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물론 항성시나 시간권 및 표준시의 개념도 별을 보면 실제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공개행사에는 서강대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망원경이 전시되고, 이것을 이용해 상현달 토성 플레이아데스성단 이중성 등을 직접 관측하기 때문에 망원경의 특징은 물론, 이 특징에 따라 관측 대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까지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또한 이 장비들을 이용해 서강대 천문반 학생들이 관측하고 기록한 스케치들도 전시하게 된다.

■행사개요

ㆍ일시:11월 22일 23일 양일간 늦은 4시부터 늦은 9시까지
ㆍ장소:서강대학교대운동장
ㆍ행사내용:천체 슬라이드 상영, 상현달 관측, 토성관측, 이중성 관측, 서울에서 관측가능한 성운 성단 관측, 스케치 전시회, 천구좌표 설명회, 망원경 설명회, 천체사진촬영
ㆍ동원장비
망원경(경통):14인치 반사 1대, 10인치 반사 2대, 8인치 슈미트 카세그레인 1대, 6인치 반사 1대, 4인치 굴절 1대, 4인치 쌍안경 1대, 기타 쌍안경 다수
ㆍ마운트:돕소니안식 경위대, 포크식 적도의, 독일식 적도의, 다수의 삼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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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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