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별 뒤를 잇는 과학위성, 아리랑위성, 그리고 무궁화위성.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한 인공위성들이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인공위성들이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발사된다.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의 ST 기술을 만나보자.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 56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 인간이 첫발을 디뎠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것이다. 지구에 태어난 인간이 지구를 떠나 다른 별에 가는 것은 이 세상의 어떠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도 위대한 일이었다. 인류가 지구에 생겨난 이후 20세기까지 이룩한 최대의 도전이자 위대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달에 첫발을 디딘 이후에 인류는 우주개발을 위해서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지구 주위와 우주에 발사해 수많은 지식을 얻었고 지금도 얻고 있다. 미국과 서방 선진국들은 그동안의 우주개발을 통해서 국가를 부강하고 강력하게 하는데 필요한 각종 과학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런 이유로 21세기에도 우주개발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주개발에 필요한 위성통신, 위성방송, 이동통신, 개인컴퓨터, 대형항공기, 각종 운동기구, 의학장비, 전자오븐 등의 각종 첨단제품들은 선진국을 부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군사위성을 통해 우주에서 북한의 미사일발사장의 확장 공사를 살피고 아프카니스탄의 테러전쟁에서는 공격할 곳의 정보를 얻는 등 원하는 각국의 군사정보를 획득해 강력한 군사대국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주개발은 21세기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도전해 이룩해야 할 중요한 과학기술 분야다.
우리나라도 일찍이 우주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에서는 1996년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처음 만들었고, 2000년 12월 이를 다시 수정 보완했다. 이것은 2015년까지의 5조1천5백억원을 투자하는 국가우주개발의 기본계획이다. 이 계획을 통해 우리나라는 2005년까지 소형 과학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하는 능력을 확보하고, 2010년까지는 저궤도 실용위성과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며, 2015년까지는 우주산업을 세계 10위권에 진입시킨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자동차 식별하는 실용위성 등장
우주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인공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우주발사체를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문제다. 우주발사체를 독자적으로 갖추지 않고는 원활한 우주개발이 곤란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5년까지 1백kg급의 소형 과학인공위성을 3백km의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 KSLV-1을 개발하는 계획 아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체와 연구소들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내년 중 발사 시험을 할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제 과학로켓인 KSR-III의 각종 부품에 대한 최종시험과 조립을 진행하고 있다. KSR-III는 1997년 말부터 개발에 착수한 액체 추진제 로켓으로 100% 부품을 국산화한 과학관측 로켓이다. 로켓엔진에서 만드는 힘은 최대 13t이며, 로켓의 최대 지름은 1m, 전체길이는 13m, 무게는 5.5t이고 아래에 4개의 날개가 있다.
우리나라는 KSR-III의 독자적인 개발에서 쌓은 설계와 제작, 시험 기술을 이용해 독자적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예정이다. 우주발사체 개발 기술은 선진국들이 다른 나라에 이전하지 않은 분야이므로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로켓기술을 중심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자국의 우주발사체를 이용해 인공위성을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개국이다. 이라크, 브라질, 북한 등은 우주발사체 개발 기술을 갖고 인공위성의 자체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나라들이다. 2005년 계획대로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의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에서 9번째나 10번째로 위성을 독자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우주개발 국가로 진입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우주발사체 개발 계획에 2005년까지 3천5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리고 2001년 봄 국산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우주센터를 건설할 장소로 전라남도 고흥군의 외나로도를 선정했으며, 1천5백억원을 들여 현재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우주로 나가는 우주항구의 역할뿐만 아니라 우주과학교육센터가 만들어져 우주과학의 교육시설로도 활용될 것이다.
우주발사체는 2010년까지는 무게 1천kg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성능의 KSLV-II, 그리고 2015년까지는 1천5백kg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KSLV-III가 개발된다. 정지궤도로 발사되는 방송통신위성을 제외한 우리나라에서 개발되는 모든 인공위성을 우리의 땅에서 우리의 우주발사체로 발사할 뿐만 아니라 외국의 인공위성도 돈을 받고 발사해주는 인공위성 상업발사 서비스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우주발사체 개발 기술은 장차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KSLV-III가 개발된 이후인 2015년경부터 우리나라도 우주왕복선 개발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별 위성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1992년 무게 50kg의 우리별 1호가 영국 세레이대와 공동으로 개발돼 발사됐다. 1년 뒤인 1993년에는 우리별 1호를 개량한 우리별 2호가 발사됐고, 순수한 국산 소형위성인 우리별 3호는 1999년 인도의 PSLV 우주발사체에 의해 발사됐다. 우리별 3호는 무게 1백10kg이며 큰 빌딩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인 해상도 13.5m급(13.5m 이상만 식별이 가능하다)의 천연색 사진을 찍는 우주과학실험용 위성으로 현재도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별 프로그램은 우리별 3호를 끝으로 막을 내렸으며 과학위성 프로그램이 그 뒤를 이었다.
과학위성 1호는 1998년 가을 1백17억원의 총 예산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크기는 우리별 3호와 비슷한 60×66×80cm이고 무게는 1백20kg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위성의 본체를 개발하는데,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천문우주과학연구원 등에서 개발한 원자외선 분광기와 방사능영향 측정기, 고에너지 입자검출기 등 우주과학실험 장치를 탑재하며 2003년 초 발사될 예정이다. 과학위성 2호는 무게 1백kg급의 우주과학실험위성으로 2005년 국산 우주발사체로 발사되는 첫 위성이 된다. 과학위성 프로그램은 2008년에 3호, 2011년에 4호, 2013년에 5호, 그리고 2015년에 6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과학위성 프로그램은 인공위성분야의 연구인력양성과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의 사전 우주실험, 그리고 대학의 우주과학연구를 활성화시킬 목적을 갖고 2-3년에 1개씩 발사되는 셈이다. 2005년 이후에 개발되는 과학위성은 모두 국산 우주발사체로 국내에서 발사된다.
아리랑 프로그램은 1994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총 2천2백4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국의 TRW 인공위성 제작회사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아리랑 1호는 지름 1.35m, 높이 2.5m에 무게는 4백70kg인 실용위성이다. 아리랑 1호의 임무는 해양관측, 우주고에너지 입자와 이온층 측정, 그리고 지도제작을 위한 해상도 6.6m급(작은 건물과 도로를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의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리랑 1호의 개발이 갖는 의미는 무게 5백kg급의 실용위성을 설계, 제작,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는 점이다.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개발비를 지원했는데, 전자통신연구원이 인공위성 운영에 관련된 지상장비를 국산화해 지원하는 등 정부부처와 관련연구소들이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아리랑 2호는 1999년 12월부터 개발을 시작했는데, 총 개발비는 2천2백82억원이며 2004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규모는 아리랑 1호보다 좀더 커서 지름은 1.85m, 높이는 2.6m 그리고 무게는 8백kg이다. 아리랑 2호는 1호 개발에서 배운 기술을 이용해 설계를 우리가 독자적으로 하고 국산화 비율도 좀더 높인 국제적인 수준의 실용위성이다. 이 위성은 지상의 자동차 종류와 고속도로의 차선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농업, 수산업과 지질자원 탐사, 그리고 도시계획 등 다양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우주개발 계획에 따르면 아리랑 위성은 2008년에 3호, 2009년에 4호, 2010년에 5호를 발사하는 등 2015년까지 모두 8개의 아리랑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우주산업의 꽃 방송통신위성
무궁화위성은 한국통신에서 추진하는 방송통신위성이다. 방송통신위성은 지구로부터 3만6천km 떨어진 적도궤도에서 직접 방송을 하기도 하고 통신중계를 하는 위성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것과 똑같이 24시간에 한번씩 지구를 돌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았을 때 같은 곳에 계속 머물러 있기 때문에 직접 TV방송이나 통신중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무게 1.5t급에 수명 10년인 무궁화 1호는 1995년, 그리고 무궁화 2호는 1996년에 발사됐는데, 무궁화 1호는 발사중 사고로 수명이 반 이하로 줄어 현재는 수명이 지났다. 무궁화 3호는 무게 2.8t급으로 예상 수명은 15년인데, 1999년 발사돼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성들은 위성이 갖고 있는 통신방송 중계기를 방송국이나 회사에 빌려줘 운영하는데, 현재는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한다. 즉 방송통신위성의 제작비용, 발사비용과 인공위성의 운영비용보다 중계기를 빌려주고 받은 금액이 더 크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터넷과 위성방송 등 방송통신위성의 이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한국통신은 숫자가 안 좋은 4호는 건너뛰고 바로 무궁화 5호를 2005년경 발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상되는 무궁화 6호의 발사시기는 2015년이다.
우주개발의 꽃은 방송통신위성이다. 전세계적으로 방송통신위성은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총 1백56기가 발사됐고 1997년 한해에만도 37기의 위성이 발사됐다. 방송통신위성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kg당 8천만원으로 대당 대략 1천억-1천5백억원(발사비용 제외)을 호가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세계 방송통신위성 시장규모는 5조원 이상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방송통신위성의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세기 우주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분야이며 산업적인 효과가 가장 큰 방송통신위성 분야에서는 2008년을 목표로 통신위성과 기상위성을 합친 통신기상기술위성을 국산화해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세계 방송통신위성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준비하는 기획사업을 벌이고 있다. 통신기상기술위성 2호의 발사는 2014년에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