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8일,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동부 등 북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며 개기일식이 일어났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 어두워지는 개기일식은 태양을 연구하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놓치기 아까운 우주쇼다.
그래서 이날 개기일식 관측이 가능한 지역은 전세계 사람들로 붐볐다. 캐나다 토론토의 나이아가라 인근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당일 10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 일대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이중에는 서울에서부터 지구 반 바퀴를 돌아 1만 km 이상을 날아간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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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일식, 절묘한 균형이 만드는 우주쇼
개기일식은 지구, 달, 태양이 일직선을 이뤘을 때 일어난다. 태양의 직경은 달에 비해 400배 정도 더 크다. 그런데 지구에서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나 멀리 떨어져 있다. 달에 비해 400배 큰 태양이 400배 멀리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지구에서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같아 보이면서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하지만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 위치할 때마다 매번 개기일식이 일어나진 않는다. 지구와 달의 공전 궤도면이정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개기일식은 보통 4년에 3번 정도 일어나지만, 관측할 수 있는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관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개기일식은 북아메리카에서 약 7년 만에 일어났다.
시민관측단과 함께 이번 개기일식 관측을 진행한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는 관측 전 진행한 현지 특강에서 “사실 태초에는 개기일식이 없었다”며 “지금보다 지구와 더 가까웠던 달은 이후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오늘날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가 같아져서 개기일식이 일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달은 지금도 1년에 3cm씩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따라서 아마 4~5억 년쯤 뒤에는 달의 겉보기 크기가 달라져 지구에서 더 이상 개기일식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은 태양과 코로나, 붉은 홍염의 감동
4월 8일은 날씨가 흐렸다. 그 덕분에 구름이 필터 역할을 해서 훨씬 수월하게 관측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순간 태양의 코로나와 붉은 홍염이 장관을 이루자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또한 사방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낮에 안 보이던 별이 빛날 땐 지구가 태양계 행성 중 하나라는 사실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대표는 “맑은 날씨일 때도 감동이 크지만 이번처럼 흐릴 때나 비가 왔을 때는 훨씬 더 급격히 어두워지기 때문에 또 다른 감동이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개기일식은 한 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 개기일식은 2026년 8월 스페인 인근에서 일어난다. 한반도에서는 2035년에 평양과 강원도 고성을 지나 일본으로 이어지는 개기일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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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소감(최봉규)-
"개기일식 순간에 구름 사이로 코로나 목도리에 홍염 브로치를 두른 사진을 찍은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지르며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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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소감(최성호)-
"칼 세이건의 ‘작고 푸른 점’이란 말에서 느꼈던 겸손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맑은 하늘에서 또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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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소감(김영진)-
"사진을 찍을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자 주위는 밤으로 변했고,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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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소감(남예서)
"이번 여행은 엄마께서 신청하신 거라 처음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직접 개기일식을 보고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특히홍염을봤을때지구에서이걸직접볼수있다는게정말놀라웠어요.왜사람들이개기일식을 관측하러 다니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