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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기록하는 인류 최대 발명품 CAMERA

빛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 카메라는 어떻게 빛을 기록하는 것일까. 그 원리를 깨치면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1)용어를 알면 원리가 보인다.
 

자동 카메라 시대의 카메라맹
 

(사진2)카메라의 눈,렌즈와 조리개
 

기억하고 싶은 순간. 사진은 그 순간을 기록해 준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카메라는 귀한 물건이어서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사의 도움을 빌려야 했다. 당시 사진은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자동 카메라가 널리 보급된 지금도 카메라맹(盲)이 많다.

카메라맹이란 셔터만 누를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대개 사물이 아이피스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무조건 셔터를 누른다. 이렇게 찍힌 사진들은 얼굴만 빼금하면서 사진 전체가 흐릿하다. 멋진 배경에다 얼굴만 나오게 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여행 중 이런 카메라맹을 만나면 좋은 추억도 망치게 된다.

사진 찍기의 기본은 초점을 정확히 맞추는 일과 좋은 구도를 잡는 일이다. 초점 맞추기는 사진의 과학적 측면이고, 구도 잡기는 예술적 측면이다. 카메라맹들은 구도 잡기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초점 맞추기에는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때가 많다.

구도를 잘 잡고 초점을 잘 맞춘다고 해서 카메라맹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은 빛의 과학이다. 그래서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빛의 특성과 카메라의 원리를 잘 알아야 한다. 카메라맹을 벗어나려면 자신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기능을 익히는 것은 물론 카메라가 어떻게 빛의 양과 질을 조절해 이를 필름에 저장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카메라는 빛의 과학
 

1837년 개발된 다게르 카메라.
 

카메라가 맡는 역할은 빛을 모으는 일이다. 빛은 렌즈의 크기에 따라 그 양이 결정된다. 렌즈가 클수록 많은 빛을 모을 수 있다. 렌즈를 통과한 빛은 조리개에 의해 다시 차단되는데 이곳에서 빛의 양을 2차적으로 조절한다. 조리개가 적게 열리면 빛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조리개를 통과한 빛은 다시 셔터에 의해 그 양이 결정된다. 셔터는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을 시간적으로 나누는 역할을 한다. 또 초점거리까지 이르는 동안 빛이 자연 감소하는 것도 빛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필름에 도달하는 빛은 렌즈크기 초점거리 조리개 셔터속도 등에 의해 조절된다.

렌즈의 밝기는 렌즈를 통과한 빛이 얼마나 필름에 도달하는지를 나타낸다. 렌즈의 밝기는 초점거리에 반비례하고 렌즈의 구경에 비례한다.초점거리가 50mm이고 렌즈의 구경이 35.7mm라면 50÷35.7=1.4로 계산해 1 : 1.4로 렌즈의 밝기를 표시한다. 그러므로 렌즈는 이 숫자가 작을 때 밝다. 50mm렌즈와 같은 밝기가 되려면 20mm광각렌즈는 구경이 작아야 하고 400mm망원렌즈는 구경이 훨씬 커야 한다.

렌즈를 통과한 일정한 양의 빛은 조리개와 셔터속도에 의해 쪼개진다. 조리개가 f8이고 셔터속도가 1/125초일 때 필름에 도달하는 빛의 양은 조리개가 f11이고 셔터속도가 1/60초일 때와 같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사진의 역동성이나 심도 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카메라 내부^셔터 및 자동초점조절장치를 비롯해 3백여 부품으로 구성돼있다.
 

수준 높은 사진을 위한 기능 익히기

■초점거리
일반적인 카메라에서 렌즈의 초점을 무한원(∞)으로 맞출 때 조리개로부터 필름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물체의 크기가 작아지고 찍히는 범위는 넓어진다. 35mm카메라의 필름 대각선 길이는 43mm정도다. 이 길이와 비슷한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를 표준렌즈라고 부르는데, 이보다 크면 망원렌즈, 작으면 광각렌즈라고 부른다.

■셔터
셔터는 빛을 들어오게 하고 차단하는 일을 한다. 셔터속도는 셔터가 열려 있는 시간을 말한다. 셔터는 빛의 양을 시간적으로 조절하면서 움직이는 물체의 표현에 영향을 준다. 빠른 셔터속도는 순간동작을 정지시켜 보여주며, 느린 셔터속도는 움직이는 물체의 역동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면 전문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조리개
조리개는 빛의 양을 결정하고 빛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조리개 눈금은 렌즈를 투과하는 빛을 얼마나 통과하느냐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f16은 렌즈를 통과한 빛을 16분의 1만 통과시킨다. f4는 4분의 1만 통과시킨다. 따라서 숫자가 작을수록 많을 빛을 통과시킨다. 왜 이와같이 어렵게 렌즈로 모은 빛을 다시 줄이는 것일까.

그것은 바늘구멍의 원리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바늘구멍은 구멍이 작을수록 통과한 상(이미지)이 선명해진다. 이러한 경우를 심도가 깊다고 말한다. 조리개는 빛이 통과하는 구멍을 크게 하거나 작게 함으로써 상의 심도를 조절한다.

■심도
사진을 보면 어떤 것은 초점 주위만 선명하고, 어떤 것은 배경 전체가 선명하다.초점에 있는 물체와 먼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을 심도가 얕다고 하고, 초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심도가 깊다고 한다.

심도는 조리개의 크기, 촬영 거리,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조리개가 좁아질수록, 촬영거리가 멀수록,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심도가 깊어진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다양하게 사진을 표현할 수 있다. 배경을 흐릿하게 한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조리개를 열어 찍는다. 이때 조리개가 열려 빛이 많이 들어오므로 셔터속도를 빨리 해야 빛의 양이 일정해진다.

■필름의 감도(ISO)
필름은 빛이 닿으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빛을 저장한다.이때 얼마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필름의 감도 또는 감광도라고 부른다. 필름의 감도는 필름을 구성하고 있는 할로겐화은의 입자크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감도가 높은 필름은 입자가 크고 거칠다. 반면 감도가 낮은 필름은 입자가 작고 세밀하다. 어떤 감도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표현은 달라진다. 광고 사진의 경우 의도적으로 고감도의 필름을 이용해 거친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필름의 감도는 ISO(국제표준기구)로 표현하지만, 예전에는 ASA(미국 표준 규격)이나 DIN(독일 표준규격)을 사용했다. ISO의 수가 클수록 감도가 높은 필름이다. 요즘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ISO100이나 ISO200은 ISO400보다 감도가 떨어지지만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는 필름이다. 그러나 감도가 떨어져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 밤에 촬영하거나 어두운 별을 촬영할 때 ISO400이나 ISO600과 같이 감도가 높은 필름을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초점 잘 맞추면 일단 A학점

선명한 사진은 초점을 잘 맞출 때 얻어진다. 필름이 있는 곳이 바로 초점면으로 이곳에 렌즈를 통과한 빛을 정확하게 모으는 것이 렌즈가 하는 일이다. 초점의 위치는 촬영하고자 하는 사물까지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예식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커다란 카메라는 렌즈와 필름 사이의 거리를 주름의 길이로 조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휴대용 35mm카메라는 렌즈와 필름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렌즈의 조합을 이용해 초점거리를 일정하게 만든다.

일회용 카메라는 플라스틱 렌즈와 조리개 역할을 하는 작은 구멍이 있다.그러므로 일회용 카메라는 조리개와 렌즈의 조작으로 심도와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없다. 일회용 카메라는 초점거리를 짧게 하고 심도를 깊게 함으로써 사진의 선명도를 높여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일안렌즈를 사용해 초점이 맞았을 때는 아이피스 상으로 보는 상이 선명해지도록 하는 기능을 가짖고 있다. 아이피스를 보고 렌즈에 부착된 초점 조절링을 조작하면 상이 선명해질 때가 있는데, 이 때가 바로 필름 상에 초점이 정확히 맞을 때다.

자동초점 기능을 가지고 있는 AF(AutoFocus)카메라는 적외선 빔을 쏘아 사물에서 반사되는 빛을 감지해 거리를 측정한다. 자동초점 카메라를 이용할 때 중요한 점은 촬영하고자 하는 사물까지의 거리를 인식하는 시간, 렌즈를 움직여 초점을 맞추는 시간 등을 고려해서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리인식 센서가 작동하는 시간은 0.13초, 렌즈를 구동하는 시간은 0.35초, 그리고 다시 거리를 확인해 정확히 초점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렌즈를 다시 조정하는데 0.32초가 든다. 그러므로 셔터를 반쯤 눌러 자동초점 기능을 작동한 후 최소한 1초 이상 기다렸다가 마저 셔터를 눌러 줘야 초점이 제대로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촬영하고자 하는 사물이 움직이거나 카메라가 흔들리만 안된다. 자동초점 기능을 써도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을 얻는 경우가 허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카메라의 원조는 바늘구멍 어둠상자

사진은 광학적으로 얻어진 상을 화학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정착시키는 기술이다. 그래서 사진의 역사는 곧 필름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영상을 모으는 카메라와 영상을 정착시키는 필름과의 결합으로 사진은 발명됐다. 필름이 발명되기 훨씬 전부터 바늘구멍(pinhole)을 통과한 풍경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어둠상자인 카메라 옵스큘러(camera obscura)가 있었다. 여기에 렌즈를 부착하기 시작한 것은 16세기에 이르러서다.이것이 바로 카메라의 효시다.

사진은 1820년대에 프랑스의 J. N. 니엡스가 역청을 바른 은판을 써서 사진의 양화상을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처음 발명됐다. 이때는 필름이 따로 없는 사진이었다. 오늘날과 비슷한 감광 방법은 1837년 L. J. M. 다게르가 발명했다. 다게르는 은판 표면에 요오드화은을 발라 이것을 어둠상자에 넣어 구멍을 통해 빛을 쏘인 다음 수온증기로 응결시켜 현상처리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 역시 필름을 쓰는 사진은 아니었다.

1841년 영국의 W.H.F.탈보트는 한장의 원판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뽑을 수 있는 칼로타입을 발명했다. 그러나 사진의 대중화는 1888년 코닥사가 코닥카메라 1호를 만들면서부터다. 코닥카메라는 휴대하고 간편하고 1백장의 롤필름이 들어 있어서 다양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상은 코닥사에서 해주었다. 롤필름이 발명되고 카메라의 소형화가 진행되면서 사진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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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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