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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인간복제 찬성ㅣ 과학발달하면 윤리문제 없다

복제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됐을 때 야기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다양한 우려의 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인간을 복제할 경우,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태어날 아기가 육체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라도 인간복제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인간복제를 금지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의 과학적·기술적 문제들이 극복돼 인간을 복제해도 태어날 아기가 육체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 인간복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필자는 인간복제가 근본적으로 어떤 윤리적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 과학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어떤 반론들도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

인간 존엄성 훼손한다?

최초의 복제동물인 돌리는 ‘체세포복제’를 통해 태어났다. 즉 돌리를 탄생시키기 위해 6세 암양의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채취해 핵을 분리했다. 그리고 다른 암양의 난자를 채취해 핵을 제거한 후 앞의 체세포의 핵을 융합시켜 수정란을 만들었다. 이 수정란을 어미 양에게 이식해 임신시킨 다음부터는 정상적인 임신과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체세포복제로 태어난 돌리는 체세포를 채취한 6세의 양과 핵 속의 유전형질은 같지만 엄연히 구별되는 존재다. 복제가 붕어빵 찍듯 생명을 만드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체세포복제 방법을 인간에 적용해 만든 복제인간 역시 수정시키는 방법만 제외하면 보통 인간과 다르다고 차별할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복제인간 역시 우리와 똑같은 ‘온전한’ 인간이란 얘기다.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 인간복제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인간 개개인의 존엄성이 개개인 각자의 독특함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복제인간은 그 자신의 독특함이 결여되기 때문에 인간복제는 인간 개개인의 중요한 권리들 중 하나인 ‘유일무이한 독자성을 가질 권리’를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유일무이한 독자성이란 유일무이한 유전적 독자성, 즉 유일무이한 게놈을 가짐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들은 유전적으로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들이 어떤 권리가 손상되고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 유일무이한 독자성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은 개개인이 각자를 질적으로 독특하게, 그리고 타인과 다른 여러 특질과 특성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이런 성질들은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성장한 일란성 쌍둥이들이 인성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비춰볼 때 유전 요인보다 환경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복제인간이 유일무이한 독자성을 훼손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불임문제의 훌륭한 해결책

인간복제는 특히 불임부부에게 훌륭한 해결책이 된다. 물론 불임부부라 하더라도 아이를 갖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후의 방법으로 입양을 통해서 자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를 갖길 원하는 부모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생식의 자유가 생식의 방법까지 포함하는 한, 또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거나 사회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 한 인간복제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불임부부의 경우 복제한 자녀에 대해 부부가 공동으로 양육책임을 지기로 합의하고 아기를 가질 경우에 가족관계에 아무런 혼란도 야기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 가정의 행복을 증진시킬 것이다.

불임부부 못지 않게 아기에게 큰 신체적 피해나 질병을 물려주게 될 유전자를 부모 중 한쪽이 지니고 있을 경우에도 인간복제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부가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질병을 갖고 있는 아기를 가질 경우는 부모뿐만 아니라 태어날 자녀도 불행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생식보조기술로 체세포복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인간복제가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물론 인간복제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의료불평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타당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이와 유사한 많은 경우를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허용하고 있다. 물론 인간복제가 남용되지 않도록 중용의 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회철학자나 사회학자의 조언이 필요할 것이다.
 

▶시험관아기를 통해 자식을 얻 는 불임부부가 늘고 있다. 최 근 진행되는 인간복제도 불임 부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먼 훗날이지 지금은 아니다

물론 인간복제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서 이와 관련된 법률 제정과 국가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상업적 거래를 목적으로 인간을 복제하거나, 또는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하기 위해 인간을 복제하는 반윤리적인 행위는 철저하게 금지돼야 한다. 이런 행위들은 인간복제를 사용하는 방법상의 문제 때문이지 인간복제가 근본적으로 잘못됐기 때문은 아니다.

현재 인간복제를 완전히 금지한다고 해 비밀리에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오히려 엄격한 기준에 따라 공인된 기관에서 연구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인간복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은 다양한 동물실험을 통해 인간복제의 바탕이 되는 연구를 체계적으로 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현재의 과학적·기술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얻고 난 후에야 인간복제 연구를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연구 절차에 있어 성급한 비약이 없도록 철저한 규제와 감시가 필요할 것이다.

가장 좋은 경우는 훗날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지고 난 뒤에 복제인간이 탄생해야 한다. 이 경우 복제인간이 보통 사람과 동일한 대우를 받고 소외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 전에 복제인간이 태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 물론 복제인간 본인에게는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되며, 그에 대한 보호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2001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정광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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