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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자 위한 마라톤 훈련법

달리는 시간을 목표로 시작하라

왕초보자에게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꿈처럼 보인다. 하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못오를 산도 아니다. 이번호에서는 마라톤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사전 지식과 구체적인 훈련방법을 알아본다.

최근 국내에서 마라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라톤 인구는 17만명으로 추산된다. 5년 전의 2만명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발전이다. 그리고 지금 이런 추세로 발전한다면 10년 후에는 마라톤 인구만도 2백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달리는 것일까? 조깅을 비롯한 달리기는 달리는 자체가 즐거움을 주고 건강에도 많은 유익함을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이처럼 매일같이 달리다 보면 단지 조거(jogger)가 아니라 러너(runner)로서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우선 신체 능력부터 점검해야

물론 자신의 신체적 능력이 마라톤을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연습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무리하면 결국에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중도에 포기하거나 심지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중년 이후의 연령에서는 동맥경화나 관상동맥질환이 몸 속에서 진행되더라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이 평소에는 전혀 운동하지 않다가 갑자기 격렬하게 운동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혈관이 좁아져 있지만 심장은 많은 혈액을 전신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자연히 심장에 무리가 생겨 몸에 혈액이 부족하게 된다. 이 경우 실신을 하거나 심하면 심장마비를 일으켜 돌연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신체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운동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평상시에 무릎과 허리를 비롯한 관절 부분에 통증이 있지는 않은지?
2.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많이 차지는 않은지?
3. 운동시 가슴주변에 통증이 있지는 않은지?
4.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있지는 않은지?
5. 자신의 체중을 지탱할 만큼 다리근력이 있는지?
6. 기타 질환이나 정형외과적인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훈련에 임하기 전에 이런 증상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만약에 신체의 어느 한부분이라도 자신이 없거나 부담이 간다면, 운동하기 전에 정기검진을 받아 의사의 조언에 따라서 실시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안정시와 운동시 심장, 혈관, 폐 기능을 살피는 운동부하검사나, 관절과 근육 기능의 이상유무를 체크하는 근관절기능검사와 같은 사전 스포츠의학 검사를 받는 일도 좋다. 운동량, 운동빈도, 운동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해 훈련에 임할 수 있어 부상방지와 체력, 그리고 기술력 향상 측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오래 달리기와 단거리 달리기의 자세^오래 달리기의 경우 무릎은 너무 높이 올리지 않고 보폭은 크지 않게 하며, 팔은 L자 형태로 굽히고 손은 가볍게 쥔 채 앞뒤로 자연 스럽게 흔든다. 또 발은 뒤꿈치와 중간부분이 거의 동시에 지면에 먼저 닿도록 한다. 연속동작(1234)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 다. 반면 단거리 달리기의 경우 무릎을 높게 올리고 보폭은 최대한 크게 한다.


효율적인 자세가 좋은 자세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이제 훈련을 시작하자. 우선 달릴 때 자세에 대해 여러가지 의문점이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가장 에너지 소비율이 적은 효율적인 자세로 뛰는 방법이 좋다. 물론 생김새에 개성이 있듯이 자세도 제각각이다. 올림픽에서 4번의 금메달을 딴 유명한 에밀 자토펙 선수의 자세를 보자. 양옆으로 휘두르는 팔, 아래위로 인사하듯이 끄덕거리는 머리, 그리고 매우 힘들어보이는 얼굴표정, 이것이 그의 특유한 자세다. 어쩌면 지금 막 시작하는 초보자의 자세보다 훨씬 형편없어 보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달리기를 시작하는 초보자는 ‘좋은 자세’(good running form)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본적인 자세는 어떤 자세일까. 몸통은 지면과 수직(90°)인 자세가 중력의 저항이 가장 적으므로 효율적이다. 즉 어깨를 펴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게 세워 받치며, 머리와 어깨가 전체적으로 일직선이 되는 직립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머리(시선)는 정면을 향하거나 70-80m 정도 전방의 지면을 보면서 달린다.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드는 것이 기본이다. 어깨에 힘을 뺀 부드러운 상태에서 팔은 90°정도(L자)로 굽히고,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쥔 듯한 자세로 다리 움직임과 균형을 맞춰서 앞뒤로 가볍게 흔들면 된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팔동작을 만들기 위해 집에서 거울을 보면서 팔을 흔드는 동작을 연습할 수도 있다. 또한 가벼운 아령을 쥐고 거울을 보면서 팔동작을 연습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다리 동작은 어떨까. 단거리 달리기의 경우에는 무릎을 높게 올리고, 보폭을 최대한 크게 해 최대한의 스피드와 힘으로 지면을 박차고 앞으로 전진하는 동작을 취한다. 그러나 이런 동작으로는 오래 달릴 수 없다. 즉 단거리 자세로 오래 달리기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오래 달리려면 무릎은 너무 높이 올리지 않고 보폭은 크지 않게 한다. 지면에 닿는 발바닥의 위치도 달라진다. 단거리의 경우 발 앞부분을 이용하지만 장거리의 경우 보통 발의 뒤꿈치와 중간부분이 거의 동시에 지면에 먼저 닿게 된다. 그리고 발가락 부분으로 강하고 탄력있게 미는 동작으로 전진한다.

오래 달릴 때는 호흡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많은 선수들이 2/2리듬으로 호흡한다. 즉 숨을 들이마시면서 2걸음을 딛고 또 숨을 내쉬면서 2걸음을 내딛는다. 만약 천천히 달리면 3/3리듬으로 달리게 되고 빨리 달리면 2/1, 1/1의 리듬으로 변한다. 그러나 이런 호흡방식에 상관없이 자신에 맞는 호흡법을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기본이 되는 자세와 호흡법을 설명했지만, 처음부터 이런 자세로 뛰려고 하면 어색하고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항상 머리 속으로 좋은 자세를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image training)도 초보자의 자세교정에 도움이 되는 좋은 훈련법이다.

처음엔 30분간 걷기나 속보로

또한 초보자가 훈련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어디서(장소) 어떻게(훈련방법) 시작하느냐 하는 것이다.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스포츠라는 점이다. 운동장, 고수부지, 공원 등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장소를 선택해서 시작한다. 물론 달리기를 위한 이상적인 지면은 울퉁불퉁하지 않으면서, 평탄하며 약간의 탄력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나무나 흙, 잔디와 같이 표면이 부드러운 장소가 딱딱한 아스팔트와 같은 도로보다 다리에 충격을 덜 준다.

그럼 초보자에게는 어떤 훈련방법이 적절할까. 30/30훈련계획을 적용하거나 이를 자신에게 맞게 응용하는 것이다. 전혀 뛰어본 적이 없는 왕초보자의 경우, 처음 30일은 30분간 걷기(또는 속보)를 지속한다. 이보다 더 나은 체력을 가진 초보자는 장거리를 천천히 시간을 두고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를 시도해본다. 즉 처음 30일은 30분의 LSD를 적용한다. 이는 달리는 페이스가 느리더라도 쉬지 않고 30분을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또는 앞의 두 방법을 혼용한 인터벌 훈련법(interval training)을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분 속보와 5분 조깅, 또는 5분 걷기와 5분 느린 조깅 등의 방법으로 쉬는 구간 없이 30분을 지속하는 것이다.

대부분 초보자의 경우 처음 시작할 때는 거리를 정해서 달리는 방법보다 시간을 정해서 달리는 방법이 초기 지구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런 방법은 지루할 수 있고, 생각보다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쉽게 지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천천히 달리면서(또는 걷기나 속보로) 자세를 가다듬고 기초체력과 지구력을 배양할 수 있다.

30/30훈련으로 체력이 향상되면 점차적으로 훈련 단계를 높인다. 갑작스레 훈련의 양이나 강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제 거리를 설정해서 목표를 두고 훈련을 한다. 우선 1km를 쉬지 않고 어느 정도의 시간에 달릴 수 있는지 도전한다. 그리고 2km, 3km, 4km 순으로 증가시킨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 더 먼 거리를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체력을 지니게 된다.


오래 달리기의 다리 자세^먼저 뒷다리를 뻗어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을 얻는다(왼쪽). 이때 앞무릎도 앞으로 당기도록 든다. 다음 공중 에 뜬 상태에서는 걸을 때보다 더 빨리 달리도록 보폭을 늘여준다(가운데). 이어서 발이 지면에 닿을 때는 뒤꿈치보다 바깥쪽으로 닿는 것이 효과적이다(오른쪽).


5km 달리려면 스피드와 지구력 훈련 필요

다음 단계로 5km 거리를 정해서 달려보자. 5km는 많은 의미가 있다. 아마추어 러너로서 공식 레이스에 도전한다면 5km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마라톤 선수도 5km(5천m 경기)를 통해서 자신의 스피드와 체력을 테스트한다. 우선 자신이 5km를 몇분에 뛰는지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빠른 시간에 달리는 것도 좋지만 전반과 후반 페이스를 균형있게 잘 이끄는 과정도 중요하다. 즉 전체적인 레이스를 잘 이끌 수 있도록 지구력과 체력이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2.5km의 중간점, 또는 반환점을 정해서 훈련하는 방법이 좋다. 그래서 초반 2.5km와 후반 2.5km의 페이스에 차이가 없는지를 기록으로 체크한다.

아마추어 러너로서 첫 레이스를 5km에 도전한다면 본격적인 스피드와 지구력 훈련을 겸비해야 한다. 5km는 마라톤 중에서는 단거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 훈련방법으로는 인터벌 훈련이 적합하다. 완전 초보 때 장거리에 익숙해지기 위해 속보와 조깅(또는 걷기와 조깅)을 반복하는 인터벌 훈련과는 다르다. 이 단계에서 하는 인터벌 훈련은 빠른 러닝과 느린 러닝을 반복하면서 스피드있게 달리는 방법이다. 또한 5km를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LSD로 5km 이상이 되는 거리, 즉 6km-10km 정도의 거리를 달린다. 거리를 증가시키면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계속 달리는 지구력 달리기 연습도 필요하다.

5km 레이스에 성공한다면, 다음 단계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즉 10km, 하프마라톤, 그리고 모든 아마추어 러너의 최종 목표인 마라톤 풀코스 완주일 것이다. 물론 이런 단계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초기 훈련법으로 30/30훈련을 예로 들었지만, 일부 초보자들에겐 기간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앞서 제시한 기본적인 방법을 자신에게 맞도록 응용해서 적용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람이 달릴 때 자기 체중의 3배에 해당하는 충격을 하체에 받는다. 이런 충격이 축적되면 조직이 손상받을 수 있고 여기에 잘못된 기술이나 훈련방법, 다리의 비정상적인 해부학적 배열, 그리고 운동화와 지면 상태 등이 서로 연결되면서 부상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본훈련 전후에 충분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스트레칭 체조)을 생활화하고, 훈련강도의 급격한 증가나 변화 등에 유의하며, 부상의 원인에 대한 사전지식을 습득해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 아울러 부상을 당한 경우에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해 빠르게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마추어 러너에게는 코치가 없다. 결국 자기 자신이 자신을 위한 코치가 되는 것이다. 잘 달릴 수 있는 조깅화와 훈련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일지노트를 준비해서 새로운 아마추어 러너로 거듭나는 것은 어떨까.



스트레칭 체조1 ^몸을 충분히 풀어주는 스트레칭 체조를 마라톤 훈련 전 후에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체조 2^부상당하기 쉬운 무릎이나 허리 등을 잘 풀어 준다.

스트레칭 체조 3^부 상당하기 쉬운 무릎이나 허리 등을 잘 풀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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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원하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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