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검사를 통해 알게되는 IQ. 흔히 이 숫자가 높으면 영재라 한다. 과연 그럴까.또 최근 좀더 정확한 지능검사를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도입되고 있다는데…. 지능과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지능검사를 만나보자.
과학기술부는 9월 19일 올해 안으로 16개 과학고등학교 가운데 2곳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과기부가 이날 정부 인적자원개발회의의 심의, 의결로 확정한‘과학영재학교 설치운영방안’에 따르면 10월 중 과학고 2곳을 과학영재학교로 선정하고 2003년 3월부터 70-1백명 정도의 신입생을 뽑을 계획. 이에 따라 영재교육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재판별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지능검사의 새로운 흐름을 살펴본다.
IQ는 영재 판별력 없다?
일반적으로 영재란 지능지수(IQ)가 상위 2-3%에 드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IQ가 영재를 판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IQ로 영재교육 대상자를 선발할 경우, 대부분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특정 분야에서 비범한 재능을 갖춘 진정한 의미의 영재들은 제외되기 쉽다. 그래서 과기부의 과학영재 선발도 실험실습이나 과학창의력캠프 활동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IQ는 이제 의미가 없는 것일까. 기성세대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IQ검사를 받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능이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지금은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즉 학생생활기록부에 IQ를 적는 난이 사라진 것.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IQ검사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주장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에게는 보편적인 인지능력이 있다고 보고 이를 g로 표시한다. 새로운 지능검사를 개발하고자 하는 학자들은 바로 이 g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g는 문화적 맥락과 독립적이라고 보고 있다.
취학 전 아동의 IQ차이의 약 40%가 유전적 차이에서 비롯되지만 성인이 되면 80%에 이른다고 한다. 즉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어린 나이에는 유전적 차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독립적 생활이 가능해지면서 유전적 차이가 주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수치는 지능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 요인을 모두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요컨대 보편적 지능의 존재가 평등 교육의 이상을 훼손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현재의 지능검사가 한 개인에 대해 편차가 심하다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공정한 판단 근거로서의 의미가 상실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학교에서 실시하는 집단 검사보다는 1:1 개인검사를 주로 실시한다. 참고로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지능검사에는 IQ검사와 함께 적성검사와 학교의 시험 등이 모두 포함되지만 국내에서는 IQ 검사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장미 냄새 잘 맡으면 IQ 높다
지능검사의 시초는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튼이다. 골튼은 1884년부터 1890년 사이에 런던의 한 박물관에서 돈을 받고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구별하거나 장미 냄새를 얼마나 잘 맡는지 등의 지능검사를 실시했다. 그렇지만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지능을 검사한 것은 프랑스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가 처음이다. 비네는 1905년 30개의 질문을 난이도 순서로 제시해 어느 단계 이상을 통과하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루이스 터먼 교수는 이를 발전시켜 1916년 스탠퍼드-비네 방식을 선보였다. 이 검사는 피검자의 정신연령을 생활연령, 즉 실제연령과 비교해 이를 백분율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10세 아동이 13세 수준의 지적 능력을 보였다면 IQ는 1백30으로 표시된다.
그 뒤 미국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계기로 미 육군은 스탠퍼드-비네방식을 응용한 필기식 집단 지능검사를 개발했다.‘ 육군검사’는 언어능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지각력 등 네가지 하위요소로 구성된 현대식 지능검사의 원형이 됐다. 이 방법은 같은 연령 집단의 평균 IQ를 1백으로 정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지필식 집단검사보다는 다양한 지능검사도구를 사용하는 개인형 검사인 웩슬러식이나 카우프만식 지능검사가 많이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중앙적성연구소, 한국교육개발원이 한국형 웩슬러식(KWAIS, KEDI-WISC)을, 문수백 교수(효성가톨릭대)가 카우프만식 지능검사(K-ABC)를 개발했다. 시험 치듯 검사지에 답을 적어 나가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퍼즐, 퀴즈, 그림 등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지능검사를 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가장 세계적인 지능검사
IQ 테스트 하나.‘ 산길에서 두 아이가 호랑이를 만났다. 호랑이와 아이들 사이의 거리는 10m. 호랑이는 시속 72㎞로 달려오고 아이들은 1백m를 10초에 달릴 수 있다. 어떻게 될까.’
“호랑이는 1초에 20m를 달리므로 1초 뒤 아이들은 호랑이에게 따라 잡힌다. 결국 달려봤자 헛수고”라는 결론을 어느 누구보다 빨리 내린 사람은 IQ가 높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최근에는“호랑이는 가까이 있는 아이를 덮칠 것이므로 먼저 뛴 아이는 살 수 있다”는 답을 제시한 사람이 현실 속에서 바람직한 지능을 가진 것으로 판명하고 있다. 이른바 창의적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지능에 대한 생각이 이처럼 달라지면서 기존의 지능검사를 대체할 새로운 검사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 들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지능검사는 크게 보아 가장 한국적인 내용으로 한국인 고유의 IQ를 측정하는 검사와 국제 공용의 탈(脫)문화 검사로 대별된다.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국립특수교육원(이하 교육원)이 개발하고 있는‘한국형 개인별 지능 검사’는 문제 자체에 민속 풍습을 도입했다. 언어암기 검사에 버나쇠, 곰방이쇠, 벅구 등 남사당 패거리의 이름들을 도입한 것이나 동작성 검사에 삼각형, 사각형, 평행사변형 조각들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칠교놀이를 이용한 것이 그 예. 교육원은 이번주까지 각 연령별로 남녀 1백명씩 총 14개 연령 2천8백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표준화 시험을 모두 마쳤다.
박경숙 원장은“외국에서 개발한 지능검사는 로열티(구입 비용의 7-10%)로 해마다 수억원을 지불해야 하며 문제도 서구 아동에 맞게 설계돼 한국 상황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서“이번에 개발되는 지능검사를 일선 학교 등에 보급해 영재와 정신지체아 판별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MYQ 부설 한국심리교육연구소에서 선보인 지능검사는 국제공용의 탈문화 검사인 레이븐 지능검사. 교육정도나 문화적 특성에 따라 오차가 발생하기 쉬운 언어, 수리 검사를 배제하고 주어진 도형들의 관계를 추리해 비어있는 곳에 맞는 도형을 찾아내는 검사법이다. IQ 검사에서 상위 2%내의 지능 지수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멘사(MENSA)에서도 이 검사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 멘사의 국제 고문 심리학자인 하대현 숙명여대 교수는“레이븐 검사와 함께 문답형 창의성 검사를 개발해 지능 검사가 소수의 천재를 가려내기보다는 다수의 지능과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수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능검사를 인터넷 상에서 제공한 한국 심리검사는 불규칙한 도형들을 통한 탈문화적 지능검사와 함께 디자이너 적성검사, 기계 적성검사 등 특정 직업에 대한 적성검사를 소개하고 있다.
지능은 개발할 수 있다
학교에서 받은 지능검사말고는 새로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지능검사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선 기업들이 입사시험 때 적성 인성검사를 주로 하지만 지능검사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기본적 원리를 지능검사에서 따왔기 때문. 그래서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이 적성검사점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SK그룹의 적성검사인 SK종합검사 등엔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등을 평가하는 문항이 절반 가까이 들어있다. 또 군 장교 시험에 들어있는 적성검사도 상당 부분 지능검사와 유사하다.
과학자들은 개인에 따라 지능은 30대 초반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언어력 수리력 등 지능지수의 몇몇 분야는 경험과 학습에 따라 더욱 향상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지능검사 문제를 미리 공부할 수 있다면 각종 취업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하대현 교수가“지능검사가 지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교육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것과도 상통한다.
창의성 검사의 사례
1. 한번에 두마리를 구울 수 있는 프라이팬이 1개 있다. 생선 한면을 굽는데 2분이 소요된다. 생선 세마리의 양쪽면을 가장 단시간에 구우려면 몇분이 소요되는가.
① 4분 ② 6분 ③ 8분 ④ 10분
답 ②번
ㅣ해설ㅣ생선 1, 2, 3이 있다고 가정하자. 1) 우선 생선 두마리(생선 1, 2)를 동시에 프라이팬 밖으로 빼놓고 한번도 굽지 않은 새로운 생선(생선 3)을 올려놓는다. 3) 또 2분 후, 즉 총 4분 후 양면 모두 구워진 생선 1을 내려놓은 후 한면만 구웠다가 내려놓았던 생선 2와 한면만 구웠던 생선 3의 구워지지 않은 면을 동시에 올려놓고 2분 동안 굽는다. 따라서 생선 세마리를 모두 굽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분이다.
2.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0㎝, 80㎝, 60㎝인 상자가 2개 있다. 크기만 다른 같은 종류의 구슬로 한상자는 지름이 20㎝, 다른 상자는 지름이 10㎝인 구슬로 가득 채운다. 그러면 어느 상자가 더 무거울까.
답 지름이 10㎝인 구슬로 가득 채운 상자.]
ㅣ해설ㅣ 이 문제에서 수치는 중요하지 낳다. 구슬은 크기만 다르고 같은 종류이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구슬로 상자를 채우면 빈 공간이 더 많이 줄어들어 상자는 더 무거워진다.
3. S공장에는 자전거를 만드는 기계가 6대 있다. 이 6대의 기계는 3일간 정확하게 3대의 자전거를 만들어낸다. 그러면 15일간 15대의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대의 기계가 더 필요할까.
답 더 이상 필요 없다.
ㅣ해설ㅣ 6대의 기계로 3일간 3대를 만들 수 있으므로 6일간은 6대, 9일간은 9대, 12일간은 12대, 15일간은 15대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더 이상 기계가 필요하지 않다(15는 3의 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