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최선봉에 나서 양상을 바꿔놓았던 특수부대들. 개개인의 능력도 탁월하지만 이들의 위력은 첨단무기에 힘입은 바 크다. 미 특수부대는 어떠하며 그들이 보유한 첨단무기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1991년 1월의 어느날 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지척에 두고 수대의 헬리콥터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 위를 고요히 날고 있었다. 미 공군특전사 소속의 MH-53J형 ‘페이브로’헬기다. 적의 레이더망을 교란시키는 전파를 끊임없이 내보내며 칠흙 같은 어둠을 뚫고 저고도 비행을 하고 있다. 곧이어 ‘야수’의 눈빛을 가진 일단의 사나이들이 헬기에서 뛰어내리더니 어디론가 일사분란하게 뛰어간다. 헬멧에 장착된 통신기를 통해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며 KH-111 정찰위성의 주변 지형안내를 받는 이들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다. 몇분 뒤 이라크 스커드 미사일기지의 폭발화염을 뒤로한 채 헬기는 이들을 태우고 어둠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전선의 최선봉은 특수부대
위 시나리오의 주인공은 미군 특수부대인 델타포스 요원이다. 적진 깊숙이 침투해 짧은 시간에 확실한 타격을 가하는 미 특수부대의 막강한 전력은 여러차례 입증된 바 있다. 걸프전을 비롯해 코소보 내전, 베트남 전, 쿠바 미사일 위기 등 미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특수부대는 전쟁 초기에 적극적으로 투입돼 전쟁의 양상을 바꿔놓았다.
지난 9월 11일 자신의 심장부인 워싱턴과 뉴욕 등에 초유의 항공기 테러를 당한 미국은 ‘테러와의 전면전’을 천명했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시작한 미국은 21세기의 새로운 전쟁에서 승리를 위한 것이라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이 말하는 ‘가능한 모든 수단’의 최선봉에는 델타포스, 레인저 부대, 네이비 실 등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미국의 최정예 특수부대가 있다. 현재 미국은 국방부·중앙정보국(CIA)·국무부·법무부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대테러 특수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합참의장 직속인 ‘연합특수전사령부’(JSOC)다. JSOC 산하에는 직접 작전에 투입되는 육군의 ‘델타포스’, 해군의 ‘연구개발단’(네이비 실 제6팀)이 속해 있다. 또 이들을 전세계 어디라도 24시간 안에 비밀리에 수송할 수 있는 육군의 제160특수항공연대 등도 JSOC 소속이다.
한편 JSOC 소속은 아니지만 육군의 특전단(그린베레)과 레인저, 해군의 실(SEAL)팀, 해병대의 특수수색대(포스리컨) 등도 JSOC차원의 지원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제한적인 대테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CIA도 국방부와는 달리 테러단체들에 대한 무력화 작업을 수행하는 비밀특공대 ‘특수공작단’(SAS)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 미군의 특수부대는 전체 무장 병력 1백10만명 중 4만여명에 이른다.
존재 자체 부인 당해
미국이 보유한 특수부대 중 가장 명성이 높은 것은 테러진압 특수비밀부대인 델타포스다. 지난 89년 파나마 침공 등 30여 차례의 비밀 작전을 성공시킨 델타포스는 특수요원 8백여명이 전세계 어디라도 24시간 내에 투입될 수 있다. 델타포스는 영국의 공수특전단(SAS)에서 근무한 바 있는 찰스 베크위드에 의해 1977년 11월에 창설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미국은 이 부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델타포스가 출현하게 된 계기는 독일의 테러진압 특수부대인 GSG-9의 모가디슈 인질구출 작전이었다. 1977년 10월 13일, 무장한 4명의 아랍 테러리스트가 82명의 승객과 5명의 승무원을 싣고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던 독일의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납치했다. 납치된 비행기는 납치 5일만에 소말리아의 모가디슈 공항에 최종적으로 착륙했는데, 평화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독일 정부는 테러전문 특공대인 GSG-9을 투입해 테러리스트들을 사살하고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했다. GSG-9이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자 대테러리스트 특공대의 필요성을 인식한 미국정부가 합동참모본부에게 테러리즘 진압능력을 갖춘 부대의 창설을 명령함으로써 델타포스의 창설이 이뤄졌다.
창설 초기에는 1개의 작전대만 있었으나 현재는 2천5백여명의 대원이 3개 작전대, 1개 지원대, 통신대, 항공소대로 나뉘어져 있다. 델타포스는 주로 테러진압 작전, 대사관과 항공기 인질구출 작전, 마약·핵물질 밀매단의 무력화 작전 등 최극비를 요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원들 자체의 신원이 2급 기밀인 만큼 철저한 베일 속에 싸인 비밀특수부대다.
델타포스의 훈련은 사격능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야간사격을 포함해 매일 4시간, 매주 5일 간의 사격훈련이 진행된다. 특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시설에서 모의 타겟과 다양한 상황을 이용해 정밀하고 과학적인 사격훈련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모든 인질납치 상황에 익숙해지기 위해 ‘호러 하우스’라고 불리는 특수 모의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 납치가 위협으로 다가서자 연방항공청이 보잉 727기를 제공해 델타포스가 훈련에 이용해 왔으며, 실제로 미국 전역의 공항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테러리스트의 인적사항, 공격형태, 무기 등 대테러리즘에 필요한 정보는 FBI, CIA 등으로부터 직접 제공받아 활용하고 있다.
몸 자체가 살인병기
델타포스와 함께 미군 특수부대의 대명사인 네이비 실은 아프카니탄과의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 이미 파키스탄에 일부가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몸 자체가 살인병기인 이들 특수요원은 위성통신과 첨단무기로 무장돼 어떤 환경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끔 훈련돼 있다.
해상(Sea), 항공(Air), 육상(Land)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지어진 실(SEAL)은 1962년 1월 1일 케네디 대통령의 특명에 의해 창설된 미 해군의 최고 엘리트 특수부대다. SEAL의 고유 업무는 해상, 항공, 육상의 입체적인 침투를 통해 적 상황을 관찰하고 작전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 적의 해안기지나 항만시설 등을 파괴하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전에 참가해 군수기지 폭파와 고급정보 수집 등으로 그 명성을 높였으며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투입돼 미국의 외교정책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실팀이 순수한 군사업무의 수행에서 대테러리즘 활동을 시작한 때는 4백44일간이나 계속된 이란의 테헤란 미국대사관 점거사건 이후다. 1979년에 발생한 테헤란 미국대사관 사건의 진압과정에서 대테러리스트 특공대의 운용에 문제점이 나타났다. 준비과정에서 헬리콥터 충돌로 인질구출 작전이 수포로 돌아갔으며 미국 정부는 테러리스트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수모를 당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네이비 실 내에 1백명 규모의 ‘실-6’를 창설해 대테러리즘 능력을 보강했다.
미 해군의 특수전사령부 산하에 속해 있는 실은 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제1특수전단에 1·3·5 팀이, 대서양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제2특수전단에 2·4·6·8 팀이 소속돼 있다. 이중 실-6는 델타포스와 함께 합동특수전사령부에 소속돼 있으며 까다로운 대원선발과정과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실-6의 대원은 실팀 내에서만 선발하며 서류심사를 거쳐 7주 동안의 체력검사 그리고 30주에 걸쳐 수중정찰, 스쿠버 다이빙, 해안상륙과 파괴, 잠수정 훈련 등 각종 특수훈련을 받는다. 특히 실-6는 한국 해군 내 대해상 테러리즘 특공대인 UDT·실팀과 정기적인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물 안팎에서 최상의 기능 발휘하는 잠수복
네이비 실 대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장비는 잠수복이다. 이들은 주로 해상을 통해 적진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잠수복의 첨단 기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미 네이비 실은 물 속과 육지 양쪽에서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는 특수 잠수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잠수복은 물 밖에서는 공기가 통하지 않아 일단 물 밖에 나오면 체온을 급격히 높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 결과 특수부대원은 물 밖에서 다시 일반 전투복으로 갈아입어야 했기 때문에 작전 수행을 더디게 만들었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연구소가 개발한 이 잠수복은 물 속에서는 기존의 잠수복처럼 물이 피부에 닿는 것을 막아주며 물 밖에서는 일반 전투복처럼 공기가 통하도록 제작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육군 실험실에서 해군 특수부대 실 대원을 위해 개발된 특수잠수복은 폴리우레탄 형상기억중합체를 기본 재질로 하고 있다.
형상기억중합체는 물 속에서 온도가 내려가면 구조가 조밀해져 물이 옷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게 된다. 이때의 온도는 섭씨 13-18도 사이로 미리 정해져 있다. 반면 물 밖에서 온도가 18-27도 사이가 되면 구조가 다시 느슨해져 공기가 드나들 수 있게 된다. 즉 물 속에서는 온도가 내려가면서 형상기억중합체가 물이 통하는 구멍을 막아 방수와 체온유지가 되며, 물 밖에서는 반대로 온도가 올라가면서 구멍이 열리게 돼 땀과 공기가 드나들 수 있어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참호나 차량 뒤 적까지 제압
최근 산악지형이 많은 아프카니스칸과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일반병사의 대규모 투입보다는 소규모 특수부대의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미군이 보유한 최첨단 무기 중 특수부대원에게 지급되는 신형 ‘OICW’(Objective Individual Combat Weapon) 소총은 첨단과학의 결정판이다. OICW의 가장 큰 장점은 참호나 차량 뒤에 숨어있는 적까지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소총은 총열이 이중으로 돼 있는데, 아래 총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이 사용하는 표준 5.56mm 탄환이 사용되지만 위에는 8백m 이상 날아가 목표물 위에서 폭발,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는 20mm 유탄(공중폭발탄)이 장착된다.
이중총열 위에는 첨단 ‘폭발유도시스템’(FCS, Fire Control System))과 6배속의 조준경, 레이저 거리측정기, 그리고 이 모든 장치를 제어하는 소형 컴퓨터가 장착돼 있다. 비디오 카메라처럼 생긴 조준경으로 적의 위치를 확인하면 컴퓨터는 적으로부터 반사돼 되돌아오는 레이저를 분석해 적에게 최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낸다. 곧이어 발사된 20mm 유탄은 컴퓨터에 의해 계산된 목표물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날아간 뒤 폭발유도시스템에 의해 적의 머리 바로 위에서 폭발한다. 폭발유도시스템이 유탄 내의 기폭장치를 원격으로 제어한 결과다. 이 모든 작업이 컴퓨터의 제어로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병사는 그저 적이 있는 방향으로 유탄 발사기의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된다. 마치 위치확인시스템(GPS) 위성에 의해 제어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의 축소판인 셈이다.
더욱이 OICW 소총은 특수부대원들에 기존에 쓰던 MP5시리즈 소총보다 가벼우며 파괴력도 5배 이상이나 향상됐다. 조준경에는 적외선 장치가 있어 야간에도 적의 구별이 가능하다. 또한 첨단 레이저 거리 측정장치로 적을 조준하기 때문에 기존의 소총보다 정확성이 5배 이상 좋아졌으며 사정거리도 2배 이상 길어졌다.
아군은 푸른색 적군은 붉은색
미 특수부대원들은 OICW 소총 외에도 ‘랜드 워리어’라 불리는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한다. 이 시스템은 이미 지난 91년 걸프전에 처음 선보인 적이 있지만, 그때의 것은 크기가 크고 너무 무거워 실용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자장비의 소형화와 경량화 연구로 ‘입을 수 있는’ 랜드 워리어 시스템이 가능해졌다. 미 육군 소식지에 따르면 최근 미 육군은 랜드 워리워 시스템 3만4천개를 이미 구입했다. 제작비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현재는 일부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랜드 워리어의 핵심은 ‘입는 컴퓨터’와 ‘통합헬멧’이다. 병사가 착용한 컴퓨터는 수집한 정보를 지상통제소로 보내주고, 육·해·공군과 정보를 공유해 입체 작전을 가능케 한다. 통합헬멧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장치, GPS 수신기, 3백60도 관측 비디오 카메라, 야간투시장비, 헤드폰과 음성인식 마이크로 구성된다.
지휘통제소는 첩보위성 등으로 포착한 적군의 위치를 대원의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에 보여준다. 특수부대원은 일종의 안경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육안 관측도 하지만, 각종 정보를 가상현실로 볼 수 있다. 첩보위성이 잡은 공격 목표물은 입체영상으로 재구성돼 실제 모습처럼 눈앞에 나타난다. 따라서 공격목표의 생김새를 가보지 않고 미리 알 수 있다. 또한 지휘통제소는 대원의 헬멧에 붙은 GPS 수신기와 관성항법장치를 통해 모든 병사의 위치와 이동상황을 전자지도상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공위성의 도움으로 헬멧을 쓴 채 다른 대원들과 속삭이며 대화를 할 수 있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손목에 차고 있는 키보드를 두드려 다른 대원의 디스플레이 장치에 메시지를 띄울 수 있게 된다. 특히 헬멧에 부착된 무선식별장치(RF)는 야간에 적외선을 방출, 부대원들이 사물을 식별할 수 있게 해주며 아군은 푸른색으로 적군은 붉은색으로 표시돼 ‘피아 식별’을 용이하게 해준다. RF의 적외선은 아군 군복에 장착된 특수한 센서에 감응해 아군만 푸른색으로 인식하는 원리다.
개인화기와 함께 새롭게 선보일 신무기는 물 속에서는 음속으로 움직이다가 대기 중으로 발사된 이후에는 목표물을 스스로 찾아가는 스마트탄으로 변하는 ‘슈퍼진공 어뢰’다. 이 무기는 네이비 실 등의 해상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이미 보급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슈퍼진공 어뢰를 이용하면 적군의 경계 시스템에 최소한으로 노출되면서도 수백km 밖에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 특수부대를 도와줄 최첨단 병기로는 비행기에서 발사되는 ‘살인 레이저’가 알려져 있다. 신무기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놈이다. 개조된 보잉 747비행기에서 발사되는 이 레이저는 작은 마을 몇개에 공급되는 것과 맞먹는 전기에너지(최대 2메가와트)를 지니고 있으며 정확도가 매우 뛰어나 2백90km 밖에서도 군중 속에 있는 1명을 제거할 수 있다. 미군은 이 살인 레이저가 장착된 항공기 최소 2대 이상을 실전에 배치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특수부대를 지원해줄 최첨단 병기는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모두 일급군사비밀로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슬람은 테러의 화신?
이슬람 문명은 테러와 불가분의 관계인가. 미국 연쇄테러 참사의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으로 대표되는 ‘과격이슬람 단체’가 개입됐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면서 ‘이슬람 = 테러단체’라는 등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슬람 단체들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굵직한 테러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이같은 생각은 급속히 퍼졌다.
지금까지 일어난 미국과 연관된 테러마다 주동자와 요구조건은 모두 달랐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라는 점이다. 이슬람 근본주의는 경전인 코란에 모든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철저한 종교지상주의다. 외세의 사상과 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이슬람 교리에 따라 사회공동체의 형성이 가능하다는 믿음 아래 교리나 이슬람의 이익에 반하는 외세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을 표출한다.
종교로서의 이슬람을 테러와 연관시키는 주요한 근거는 “너희들에게 도전하는 신의 적들을 퇴치하라”는 코란 2장 191-193절과 “불신자를 퇴치하기 위해 싸우는 자에게 신의 은총이 있으리라”고 명시된 4장 76절이다. 근본주의단체들은 ‘자살특공대’를 육성하면서 이같은 코란의 구절을 논리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0% 이상은 평화 원한다”
하지만 이슬람 전문가들은 ‘이슬람 = 테러’와 같은 생각은 이슬람교에 대한 철저한 ‘오해’라고 지적한다. 손주영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는 “코란 전반에 걸쳐 ‘절대로 먼저 공격하지 말라’는 내용이 거듭 강조된다”면서 “테러를 저질러온 급진 세력은 이슬람의 교리를 정치적으로 ‘변질’시켜 이용하는 이단자들”이라고 말한다. 이슬람 근본주의 역시 교리를 철저히 수행한다는 데서 출발한 만큼 기본적으로 유일신 알라의 가르침대로 평화와 형제애를 추구하고 폭력을 배격한다는 설명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이슬람은 평화와 공존을 중요시하는 종교로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하며 “이슬람 급진 세력의 테러는 종교적 성향에 기인한다기보다 중동지역의 민족적 갈등, 영토분쟁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분석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아랍의 각 나라들은 초기 집권세력의 무능과 부패로 사회혼란이 극에 달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런 과도기를 이용해 반정부 투쟁을 벌였다. 일상생활 속에서 이슬람의 율법을 실천하고 왕권과 신권이 하나로 일치된 이슬람 공동체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근본주의자들은 서구세력에 수많은 정치적 배신을 당했고, 이슬람 근본주의는 일부 과격단체의 정치논리로 변질됐다. 심지어 1948년에는 미국의 일방적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2천년 이상 살아온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 근본주의자들의 테러는 역사적으로 쌓여온 울분과 좌절감의 결과인 것이다.
이 교수는“13억 이슬람 인구의 90% 이상은 서구세력과 화해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면서“반미 폭력 투쟁노선을 걷고 있는 일부 과격단체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종교를 정치적으로‘변질’시켜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