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은 음식물을 담는 식기에서 우주왕복선 재료로까지 다양하게 사용되는 신소재의 대표주자다. 도자기 조각을 쭉 당겨 늘려볼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듯, 이 세라믹을 늘려볼 생각을 하는 과학자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이 세라믹을 10배 이상 늘이는데 성공해 연구결과를 네이처 최근호에 발표했다.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의 김병남 박사팀은 지르코늄 산화물과 알루미늄을 마그네슘 알루미네이트 등과 섞어 세라믹 재료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세라믹은 놀라운 성질을 보였다. 연구팀은 세라믹의 내부구조가 망가지면서 발생하는 ‘딱딱’ 소리가 나기 전까지 세라믹을 잡아당겨서 원래의 길이보다 10배 이상 늘이는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합성된 세라믹은 ‘슈퍼플라스틱 세라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연구팀은 더 정교한 장비로 슈퍼플라스틱 세라믹을 당기면 훨씬 더 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10배 이상 늘어나는 새로운 세라믹 물질은 우선 과학적으로 호기심을 준다. 연구팀은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한지에 대해 아무런 해답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슈퍼플라스틱 세라믹 물질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라믹은 무기 비금속원료를 고온처리해 만드는 물질을 말하는데, 고온에서 잘 견디고 열용량이 크다는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널리 사용됐다. 이런 장점에다 신축성까지 갖춘 세라믹은 자동차 엔진, 비행기와 전기로의 부품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돼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영국 캠브리지대 재료공학과 빌 크렉 교수는 슈퍼플라스틱 세라믹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