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미확인비행물체(UFO), 점성술, 초심리학, 정신분석, 심령치료…. 이런 사이비과학의 허위성과 속임수를 냉철하게 밝혀내고, 진정한 과학의 완성을 성찰한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과학 대중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 영어로 출판된 과학 서적 중 가장 널리 읽힌 ‘코스모스’의 저자로 잘 알려진 그는 생애 마지막 작품인 이 책에서 사람들이 사이비과학(pseudo-science)에 빠져드는 이유를 잘못된 과학교육, 과학자들의 무책임, 그리고 각종 대중매체의 무지한 공조와 냉소적인 묵인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즉 우리 사회는 과학적·비판적 정신의 중요성에 무관심했고, 과학자들은 대중에게 과학적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대중매체는 과학의 대중화라는 허울을 쓰고 호기심 부추기기에만 몰두했다는 것이다. 또한 세이건은 우리들이 지구 온난화, 대기 오염, 유독성 쓰레기, 방사성 폐기물, 폭발적 인구 증가 등 과학적 난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지한데도 사이비과학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과학, 어둠 속의 작은 촛불’이라는 이 책의 부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사이비과학을 인류 문화를 갉아먹는 ‘악령’이라 정의하고, 과학을 ‘어둠 속의 작은 촛불’이라고 말한다. 문학, 철학, 종교, 역사, 심리학, 인류학을 넘나드는 그의 풍부한 과학적 지식은 사이비과학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그는 과학과 사이비과학의 차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과학은 오류를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한다. 과학은 오류를 토대로 번성하는 것이다. 가설이 세워지지만, 언제나 반박될 수 있다. 계속 등장하는 대안적 가설들은 실험과 관찰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사이비과학은 이와 정반대다. 반증할 가망이 있는 어떤 실험으로도 공격당하지 않게 정밀하게 짜여져 있으며, 심지어는 가설을 무효화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세이건은 책의 후반부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과학을 전달하기 위해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좋은 과학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과학 대중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교과서, 대중서적, CD-ROM 등을 이용하는 것이며, 어린이들에게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주기보다 실험을 하는 실제적인 경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과학교육의 방법에 대해 세세히 안내한다.

이 책을 가득 메운 과학, 철학, 종교 등 학문 전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분량의 사례들을 통해 세이건이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고민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천문학
    • 사회학
    • 교육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