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남쪽 하늘을 보면 굉장히 밝은 붉은 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화성인데 현재 전갈자리에 있다. 화성의 오른쪽(서쪽) 가까운 곳에 화성만큼 밝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붉은 1등성이 있다. 이 별은 전갈자리에서 가장 밝은 안타레스라는 별이다. 두세달에 걸쳐 두별 사이의 간격을 관찰해보면 화성이 안타레스의 왼쪽(동쪽)으로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0월의 밤하늘에서는 화성이 궁수자리까지 이동한다. 이처럼 행성은 이름 그대로 별자리 사이를 돌아다닌다. 우리 민족이 태고 적부터 사용한 ‘행성’이란 이름은 이렇게 훌륭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말인 ‘혹성’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목성은 여름에 볼 수 없다. ( )
(2) 회합주기가 가장 짧은 행성은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명왕성이다. ( )
(3) 외행성이 충일 때는 가장 밝아지고 초저녁 남쪽 하늘에 높이 떠있어 절호의 관측 기회가 된다. ( )
정답 해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행성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1)처럼 잘라 말할 수는 없으므로 정답은 ×다. 올해 목성이 겨울에 잘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 몇년 뒤, 적어도 6-7년 뒤 목성이 여름철 별자리 근처로 위치를 옮기면 여름에 잘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바로 1년 뒤 여름에 목성을 볼 수는 없음에 유의하자.
행성이 해와 같은 방향에 있을 때를 합이라고 한다. 수성, 금성과 같은 내행성 경우에는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해의 앞에 있을 수도 있고 뒤에 있을 수도 있는데, 앞의 것을 내합, 뒤의 것을 외합이라고 부른다.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과 같은 외행성 경우는 합 외에도 지구에 가장 접근하는 충이 있다. 지구에서 보았을 때 한 행성이 합이었다가 다시 합이 될 때까지, 또는 충이었다가 다시 충이 될 때까지를 그 행성의 회합주기라고 한다. 내행성의 경우는 물론 내합(외합)에서 다음 내합(외합)까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공전주기가 정확히 2년인 외행성의 회합주기는 2년이 된다(왜 그런지 생각해보자). 회합주기가 가장 짧은 행성은 공전주기가 가장 짧은 수성이다. 따라서 문제(2)의 정답도 ×다.
외행성이 충의 위치에 있을 때는 자정 무렵 남쪽 하늘에 가장 높이 떠오른다. 따라서 문제(3)에서 ‘초저녁 남쪽 하늘에 높이 떠 있어’ 부분이 틀리므로 정답은 ×다. 요즘 초저녁 화성이 높이 떠 잘 보이지만, 실제로 화성의 충은 6월 14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기 바란다. 즉 화성은 6월 14일 근처에는 자정에 높이 떠 있었지만 별들을 매일 4분씩 일찍 뜨게 만드는 하늘의 운동 덕분에 요즘 초저녁에 높이 떠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