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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로 떠나는 한여름밤의 꿈

견우와 직녀 못만나는 사연

은하수가 흘러가는 여름밤.견우와 직녀가 다정하게 보이고, 그 사이로 백조 한마리가 난다.더 남쪽으로는 화성의 붉은빛과 경쟁하는 안타레스가 빛을 발한다.이밖에 여름밤하늘을 수놓는 여러 별자리를 따라 여행을 떠나보자.



오랜 장마가 그친 후 훨씬 깨끗해진 밤하늘에 은하수가 피어오른다. 하늘 북쪽에서 시작해 별 사이를 가르며 남쪽 지평선 아래로 길게 흘러내린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를 더듬으며 별을 쫓다보면 짧은 여름밤은 어느새 성큼 새벽으로 내달린다.

저녁 9시를 넘길 무렵 동남쪽 하늘을 보면 1등성 세개가 커다란 삼각형을 만들며 떠오른다. 여름의 대삼각형이라 불리는 세별은 여름 별자리를 쉽게 찾는 길잡이별이다. 천정 근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이 거문고자리의 직녀고, 남쪽에 있는 별이 독수리자리의 견우(알타이르는 요즘 흔히 견우라 알려져 있지만 진짜 견우는 염소자리에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견우라 칭한다), 나머지 하나가 백조자리의 데네브다.

은하수 위를 나는 백조
 

여름밤 하늘에 펼쳐지는 은하수는 지구에서 우리은하를 바라본 모습 이다.


직녀와 견우 사이로 흐르는 은하수 위를 백조가 날아간다. 백조자리는 은하수에 묻힌 채 큰 십자가 모양을 그려 알아보기 쉬운 별자리이다. 백조의 꼬리에 해당하는 데네브는 백조자리의 알파(α)별로 1.3등급이다. 청백색으로 빛나는 초거성으로 약 1천5백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멀리 있어서 그렇지 만약 데네브를 태양 거리에 옮겨 놓는다면 태양보다 무려 6만배 가량 밝다고 한다.

베타(β)별인 알비레오는 백조의 부리에 해당하며 하나의 별로 보이지만 사실은 파란색과 황금색의 두 별이 붙어있는 아름다운 짝별이다. 혼자 보기는 아까워 누구에게라도 꼭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20배 이상의 소형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볼 수 있다.

5등성으로 어둡지만 하늘에 떠있는 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별의 하나가 백조자리 61번 별이다. 처음으로 연주시차를 이용해 거리를 잰 별이기 때문이다. 11.1광년 거리에 있으며 맨눈으로 보이는 별 중에서 네번째로 가깝다. 쌍안경으로 보면 5등성과 6등성이 올빼미의 두 눈처럼 빛나는 짝별이다.

거문고를 타고 들려오는 아름다운 별 소리. 거문고자리는 직녀를 포함한 작은 삼각형을 만들고 한쪽 꼭지점에 평행사변형의 별무리를 매달면 그려진다. 직녀는 여름 밤하늘의 여왕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견우보다 두배나 더 밝게 보인다. 실제 크기도 태양보다 2.4배 가량 크며 26광년 떨어진 곳에서 1만1천도로 뜨겁게 불타는 별이다.

눈길을 끄는 또다른 별은 직녀별 왼쪽에 있는 엡실론(ε)별이다. 눈이 좋은 사람은 두 별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쌍안경을 들이대면 같은 시야 안에서 작은 두 별이 사이좋게 붙어있는 것을 더 잘 볼 수 있다. 이 정도라면 평범한 짝별에 지나지 않지만 망원경으로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놀랍게도 두 별이 다시 각각 짝별을 이룬다. 더블더블(Double double)이나 쌍쌍별, 짝짝별 등으로 부른다. 우주에는 참 희한한 별무리도 많다는 걸 알려주는 별이다.

백조와 함께 은하수 위를 함께 누비는 새가 바로 독수리이다. 독수리자리의 1등성 견우와 좌우의 두 별이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처럼 사이좋게 어울리고, 여기를 중심으로 상하좌우로 별이 늘어서 있다. 지구에서 17광년 떨어져 있으며 실제 크기가 태양보다 1.7배나 큰 견우는 7시간만에 한번 자전한다. 태양이 자전하는데 25일 가량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아주 빨리 도는 셈이다. 견우와 직녀는 서로가 16광년 가량 떨어져 있어 빛의 속도로 달려도 16년이 걸리므로 1년에 한번씩 만날 수는 없다. 칠월칠석날이라 해서 두 별이 실제로 가까워지지는 않는다.

화성에 대적하는 별
 

거문고자리의 베가(직녀)와 독수 리자리의 알타이르, 그리고 백조 자리의 데네브가 여름밤의 대삼각 형을 이룬다. 이 세별은 여름 별 자리를 찾는 길잡이가 된다.


직녀와 견우를 꼭지점으로 해 남쪽으로 삼각형을 그릴 수도 있다. 나머지별은 땅꾼자리의 라스알하게이다. 직녀와 라스알하게를 이어 지평선 가까이 내려오면 전갈자리의 안타레스를 찾을 수 있다. 안타레스는 전갈의 심장에 해당하며, 붉은 빛을 내므로 쉽게 눈에 띈다. 전갈자리 왼쪽에서는 주전자를 닮은 궁수자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전갈의 꼬리에 해당하는 왼쪽 아래 끝부분의 꺾어진 별무리는 독침을 생각나게 하듯 날카롭다. 밤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수 위에 비친 S자 모양의 전갈이 마치 낚시바늘처럼 보일 것이다.

안타레스는 전갈의 심장이라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빨간 빛덩이가 거세다. 다른 어떤 별보다도 붉은 기운이 강해 예로부터 불길하게 생각했던 별이다. 전갈자리는 황도에 걸려 있어서 붉은 화성이 안타레스 근처에 머물 때면 약속이라도 한 듯 누가 더 붉은지 겨룬다. 그래서 전쟁의 신 아레스(화성)에 대적한다는 뜻으로 안타레스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요즘 밤하늘에도 화성과 안타레스가 붉은빛을 서로 뽐내고 있다. 그런데 안타레스는 왜 붉은빛일까. 별은 온도가 낮을수록 붉은빛을 내는데, 안타레스의 표면은 태양의 절반인 3천K(절대온도, 절대온도K=섭씨온도℃+273.16)밖에 안되는 차가운 별이기 때문이다. 안타레스는 태양보다 7백40배나 큰 초거성으로 6백광년 거리에 있다.

은하수는 궁수자리의 주전자 주둥이 모양의 별 바로 윗부분에서 가장 굵고 밝아진다. 마치 강물이 가장 많은 곳에 물을 퍼담으려 갖다댄 주전자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부분은 볼록한 모양을 한, 우리은하의 중심이 있는 곳이다. 여기는 작은 쌍안경으로도 수많은 별이 빼곡히 들어찬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성운, 성단이 뿌려진 이 곳에 망원경을 들이대면 빛으로 가득한 별의 숲을 산책하는 기분일 것이다. 우리은하의 중심은 이 방향으로 3만광년쯤 여행하면 다다를 수 있다.


여름밤 대표적 별자리

헤라클레스자리 Hercules(Her)

별자리를 이루는 밝은 별은 영어 알파벳의 H를 닮았다. 사다리꼴의 네 별이 특히 눈에 잘 들어와 헤라클레스자리를 찾는 길잡이가 된다. 이 네 별은 그 생긴 모습에서 주춧돌이라 불린다. 헤라클레스자리에는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구상성단 M13이 있다. 주춧돌의 오른쪽 두 별 사이에 있는데, 맨눈에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크고 밝다.

땅꾼자리 Ophiuchus(Oph)

맨 위쪽의 알파(α)별 라스알하게에서 시작해 커다란 오각형을 이룬다. 2-3등급 사이의 별이 넓게 퍼져 있어서 언뜻 보기에 이곳에는 별자리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별을 모두 이어보면 땅꾼자리는 심상치 않게 큰 거인의 모습을 한 별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뱀자리 Serpens(Ser)

땅꾼자리에 의해 반으로 잘린 불쌍한 별자리다. 땅꾼자리의 오른쪽 위, 왕관자리의 바로 아래에는 세 별이 삼각형으로 모여 징그러운 뱀의 머리를 나타낸다. 여기서 땅꾼자리 쪽으로 이어진 희미한 별이 뱀의 위쪽 반을 나타낸다. 나머지 반인 뱀의 꼬리 부분은 땅꾼자리의 왼쪽 아래에서 위로 늘어선 어두운 별을 이어 만들 수 있다.

화살자리 Sagitta(Sge)

은하수의 강에 빠져버린 화살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밤하늘과 가까워졌다고 뽐낼 수 있다. 독수리자리 위에 자리잡은 화살자리의 네 별은 화살과 꼭 닮았다. 그 앙증맞은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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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지현 아마추어 천문가
  • 사진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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