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대덕 바이오벤처 공동체의 촌장 인바이오넷

첨단기술 총 망라, 최대 시너지 노린다

대기업 연구소를 인수해 알찬 바이오벤처들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든 기업이 있다.이곳에서 벤처들은 마치 형집, 아우집 드나들 듯 함께 모여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 형제들에게 방을 다 내주고도 집주인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주)인바이오넷의 비전을 알아본다.

‘스머프’란 텔레비전 만화영화가 있었다. 귀여운 초록색 요정인 스머프는 저마다 한가지씩 특기를 가지고 있었다. 농부 스머프는 무엇이든 잘 자라게 하며 망치 스머프는 못만드는 게 없었다. 사람의 손바닥 안에 들어올 만큼 작고 힘없는 스머프들이지만 저마다의 특기와 협동을 통해 마법사도 물리친다.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모아 바이오벤처의 스머프 마을을 꿈꾸는 회사가 있다. 바로 (주)인바이오넷이다.

인바이오넷은 테헤란밸리에 이어 우리나라 벤처업계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대덕밸리에 위치한 미생물 전문 기업이다. 41명의 직원에 지난해 36억원 매출을 올린,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눈에 띄는 규모가 아닌 회사다.

그러나 인바이오넷은 지난해 모기업의 부도로 주인을 잃은 한효과학기술원을 1백80억원에 인수해 ‘대덕바이오커뮤니티’란 바이오벤처들의 요람을 열었다. 제노포커스, 툴젠, 제노텍, 크리스탈지노믹스, 펩트론, 엔비텍, 바이오프로젠, 한켐, 스몰소프트, 로카스, 엔비메트릭스, 지노믹트리, 삼천리제약 등 14개 바이오벤처가 대덕바이오커뮤니티에 입주했다. 인바이오넷은 스머프 마을을 이끄는 파파 스머프처럼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안팎 살림을 책임진다.

인바이오넷은 지난 3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해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벤처라면 누구나 꿈꾸는 코스닥 등록을 이룬 회사가, 힘들여 마련한 연구시설을 왜 다른 벤처들에 제공하는 것일까.

세계 유일의 바이오벤처 네트워크 만들어

인바이오넷은 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출신인 구본탁 사장이 동료 연구원과 함께 지난 96년 5월 한국미생물기술이란 이름으로 창업했다. 인바이오넷은 미생물을 이용해 사료용 첨가제, 토양 개선제, 수질 개선제 등을 만드는 기업으로 창업 첫해 2천만원의 매출에서 시작해 지난해에는 3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이오벤처다.

언뜻 보면 그냥 보통의 바이오벤처 중 하나로 생각하기 쉬운 규모다. 이런 회사가 저마다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춰 주목받는 바이오벤처를 규합해 일찍이 없었던 바이오벤처의 새로운 모델을 꿈꾸고 있다.

인바이오넷이 꿈꾸는 바이오벤처 커뮤니티는 숨소리로도 서로를 이해하며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와 같은 집단이다.

현재 대덕바이오커뮤니티에 입주한 14개 기업은 DNA분석, 단백질 기능분석, 효소공학, 미생물공학, 연구장비제조기술 등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이들 기술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생명공학기술은 이전에는 별다른 관계가 없던 기술을 한데 결합시키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시설과 장비 구축에 드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돼 기업 단독으로 연구를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벤처간 공동 연구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성공적 모델로 만들겠다는 것.


대덕바이오커뮤니티 전경. 인바이오넷 은 지난해 한효과학기술원을 인수, 14개 바이오벤처의 공동체인 대덕바이 오커뮤니티를 출범시켰다.


인력·장비 공유해 신기술 개발

지난 4월 23일 대덕바이오커뮤니티는 14개 회원 업체간 인력과 장비의 공동 활용을 통해 게놈 연구와 유전자 진단키트 개발, 구조 유전체학 기반의 신약 개발 등을 공동 진행키로 했다.

먼저 제노텍, 인바이오넷, 스몰소프트사 등 3개사는 최근 게놈 연구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산업적으로 유용한 미생물 염기서열 분석을 위해 실질적인 연구를 위한 장비도입 등 공동 기반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유전자 해독 전문 벤처인 제노텍이 게놈 연구의 중심 축을 맡았으며 인바이오넷이 연구용 미생물 지원을, 스몰소프트가 게놈 분석을 각각 맡았다.

또 단백질 3차원 구조를 규명해 신약을 개발하는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인바이오넷과 신개념 항균제와 관련한 신약 개발 연구를 공동 진행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된 업무 협의를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항생제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진켐과 제노텍이 유전자 관련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펩트론과 인바이오넷이 유전자 진단 키트를 공동으로 연구하기 위해 막바지 협의단계를 거치고 있다.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공동연구 잠재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정받은 상태다. 최근 인바이오넷과 사업 협의차 방문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의 한 간부가 대덕바이오커뮤니티에 입주한 기업들의 기술을 살펴본 뒤 “마치 첨단 바이오기술을 모두 망라한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독특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덧붙인 말이 “딱 한가지 기술만 빼고”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올해 안에 입주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그 간부는 알지 못했다.

세계 각국에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벤처를 지원하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사이언스파크라는 이름으로 대학 내에 부지를 마련해 첨단 벤처들을 입주시키기도 하며 대학에서 창업한 기업을 한데 모아 각종 지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벤처들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한 건물에 입주한 예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모델이다.

현재 대덕바이오커뮤니티에 입주한 14개사의 연구인력은 모두 1백70명 정도다. 이 중 박사가 52명이며 석사는 70명. 이 정도면 웬만한 대기업 연구소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이정기 인바이오넷 연구소장은 “이들 연구원은 공동 세미나를 개최해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런 세미나들이 연구원에게 지적 자극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가 최근의 공동 연구 추진으로 나타난 것이다. 입주기업의 총자본금이 3백50억원에 이르며 그 동안 모두 4백60억원을 투자받았다. 자본 규모로도 충분한 힘을 갖춘 것이다.

미생물로 산업과 환경 조화 추구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출범은 인바이오넷의 성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바이오넷은 구본탁 사장이 지난 96년 5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명공학연구소가 연구원의 벤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연구원 창업지원제도’의 첫 수혜자로 창업했다.

구사장은 ‘미생물의 독소단백질을 이용한 생물농약개발’이라는 주제로 연세대에서 식품생물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구사장은 이 아이템을 들고 당시 대기업을 돌아다니며 기술을 사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직접 창업을 하게 됐다. 그 결과 지난 98년에는 미국의 다국적 화학회사인 다우케미컬의 계열사로 세계적인 농약회사인 마이코젠에 생물농약용 미생물 균주 및 관련 유전자 기술을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때 이전한 기술은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란 미생물이 만드는 독성 단백질을 이용해 작물에 해를 입히는 특정 곤충을 죽이는 것이다. 유충이 이 단백질을 먹게 되면 소화기관이 파괴돼 죽게 된다. 생물농약은 화학살충제와 달리 환경에도 해가 없는 친환경 기술이다.

바실러스 균주는 인바오넷의 연구진과 KIST 생명공학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이 과학기술부의 선도기술개발사업, 이른바 G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했다.

인바이오넷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대부분은 이처럼 친환경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 98년 개발한 기름 먹는 미생물도 같은 맥락. 인바오넷 연구진은 2년 넘게 전국에서 기름에 오염된 땅을 찾아다니며 여기서 살고 있는 미생물을 분리했다. 그 가운데 기름을 분해하는 능력이 탁월한 균주를 분리해 상품화한 것. 현재 인바이오넷은 약 3백여종의 기름 분해 미생물 균주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인바이오넷은 99년 환경부의 ‘환경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악취와 휘발성 유기물질을 미생물로 분해하는 바이오필터를 개발해 과학기술부로부터 국산신기술(KT)로 인정받았다. 인바이오넷은 그동안 13건의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으며 2건의 KT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그냥 버려지는 음식찌꺼기를 이용해 kg당 10달러 이상 가는 고부가가치 미생물을 키워내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미생물의 유전자를 분석해 유용한 유전자를 가진 새로운 미생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미생물 게놈 센터를 개설했으며, 병원성 세균의 세포신호전달 메커니즘을 분석해 어류와 농작물의 세균성 질병을 막기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제조업 기반의 바이오벤처

이 밖에도 인바이오넷은 주력상품인 유산균을 이용한 가축사료첨가제나 양어장 수질개선을 위한 첨가제 등 다양한 미생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대덕바이오커뮤니티 내 공동 식당 옆 창고 건물에 있는 3백50여평 규모의 공장에서 생산된다. 공장에는 1만L규모의 미생물 발효조가 설치돼 있으며 여기서 매월 1백50t 이상의 미생물제제를 생산하고 있다. 이 발효조는 컴퓨터로 제어되기 때문에 몇몇의 운영요원만이 공장을 지키고 있다.

인바이오넷을 다른 바이오벤처와 구분짓는 것이 바로 생산시설. 인바이오넷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 미생물 제품은 일반적으로 부가가치가 적지만 완벽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과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구사장이 인바이오넷을 “제조업에 바탕을 둔 바이오벤처”로 규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99년 인바이오넷은 17억 5천만원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매출을 올렸지만 순수익이 10억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인바이오넷은 제품 판매 외에도 기술자체로도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98년 미국 마이코젠사에 생물농약관련 기술을 판매한 것 외에 미국 곡물회사로부터 2년간 40만 달러에 미생물을 이용한 비타민C 생산공정개발용역 계약을 맺기도 했다.

최근 인바이오넷은 중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석가장제약집단’과 협력협정을 체결하고 5월중 비타민C의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균주 제조기술과 관련한 수출계약을 맺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연간 10억원 대의 국책연구개발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커뮤니티 업체간 M&A 공언해 경쟁 유도

구사장은 지난해 4월 30일 정식으로 KIST 생명공학연구소를 퇴직했다. 휴직기한 4년을 끝내며 복직하지 않고 사업가로서의 길을 계속 걷기로 한 것이다.

처음 생명공학연구소 내에서 30평 규모로 회사를 시작한 구사장은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독특한 경영관을 세웠다. 구사장은 “기업은 유행이 아니다. 망하지 않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인바이오넷은 인력관리, 생산관리의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의 대부분이 연구인력인 인바이오넷의 사업과 경영은 6명의 이사가 책임지고 있다. 구사장은 이들과 함께 ‘최고 경영팀’을 구성해 국내외 영업과 재무회계 업무를 관장한다.

구사장은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매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보다 외부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길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인바이오넷이 지난해 5월 1백80억원이라는, 벤처로서는 적지 않은 돈으로 한효과학기술원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도 4월 액면가 5백원의 1백20배인 6만원에 발행한 해외전환사채의 성공 덕분이었다. 인바이오넷은 이를 통해 1천6백만달러의 자금을 들여올 수 있었다.

한효과학기술원은 지난 96년 한일합섬이 4백50억원을 들여 연건평 5천8백27평 규모로 완공한 생명공학연구소다. 그런데 IMF경제위기 때 한일합섬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1백억원 대가 넘는 첨단 연구장비를 그대로 둔 채 문을 닫은 것. 인바이오넷은 이를 고스란히 인수했다.

그러나 대덕바이오커뮤니티를 인바이오넷과 동일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구사장은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최종 목적은 입주 기업들을 M&A를 통해 한데 묶는 것”이라고 서슴없이 밝힌다. 하지만 인수 당사자가 인바이오넷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구사장에 따르면 입주 기업들 사이에서는 인수 당사자가 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입주 업체들 하나 하나가 모두 그만한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몰소프트는 유전체 기능 연구에 필수적인 바이오인포메틱스 전문 기업이고 제노텍은 DNA합성과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진단과 의약 소재를 제품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툴젠도 DNA결합단백질을 이용해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새로운 개념의 원천기술을 보유할 정도로 탄탄하다. 그 밖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최근 조중명 사장이 과학기술부의 프론티어 사업단장으로 선정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검은 비닐주머니 속의 보물

구사장에게는 보물이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 의자 밑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검은 비닐 주머니가 그것이다. 세차장에 맡긴 자동차를 찾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바로 이 괴상하게 생긴 보물이다. 비닐 주머니 안에는 동전이 수북히 담겨 있다.
이 동전은 창업 후 인바이오넷이 부도직전까지 몰렸을 때 한푼이라도 보태기 위해 아내가 돼지 저금통을 털어 마련한 것. 그 동전을 보면, 창업할 때의 의연했던 자신과 대비되는 초라한 모습으로 안절부절못하던 그에게 투자가 결정됐다는 전화가 걸려왔던 옛날이 생각난다고 한다. 이때부터 아내가 건넨 동전을 담은 검은 비닐주머니가 보물 1호가 된 것이다.
이 비닐주머니가 언제까지 자동차 의자 밑에 버려져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인바이오넷의 끊임없는 도전이 그 운명을 결정하지 않을까.

테크놀러지 퓨전 꿈꾼다 - 인바이오넷 구본탁 대표이사

시장자체 변화시키는 기업 될 터”


테크놀러지 퓨전 꿈꾼다 인바이오넷 구본탁 대표이사


“대덕바이오커뮤니티 입주기업에게 희망을 준 것 같아 기쁩니다.”
코스닥 등록 심사를 통과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구사장의 답이다. 그만큼 구사장이 대덕바이오커뮤니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1월 한국미생물기술이란 회사명을 혁신(Innovative),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 네트워크(Network)를 뜻하는 인바이오넷으로 바꾼 것도 첨단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덕바이오커뮤니티는 또한 인바이오넷의 기술개발 비전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인바이오넷의 기술개발 비전은 이른바 ‘테크놀러지 퓨전’(기술결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별 바이오벤처에서 세계적 바이오기업이 나오기 힘듭니다. 외국 기업과의 기술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테크놀러지 퓨전이 필요합니다.”
구사장이 생각하는 테크놀러지 퓨전은 두가지 방향이다.
“우선 서로 다른 업종 사이의 기술 결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BT)과 정보통신기술(IT)이 결합된 바이오인포매틱스, BT와 기기개발기술이 결합된 바이오인스트루먼트 등이 그것이죠.”

BT와 IT의 결합모색

실제로 인바이오넷은 반도체 회사, 장비, 소프트웨어 업체와도 퓨전을 시도중이다. 인바이오넷 회의실에서는 종종 차세대 반도체 제조용 장비개발업체인 지니택의 고원용 박사를 강사로 한 반도체 칩 강의가 열린다. 구사장은 이 강의를 통해 BT와 IT가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칩을 만드는 기술을 단백질 칩 생산에 연결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이 강의에는 구사장 외에도 단백질 기능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같은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입주 업체에서도 참가한다.
“이미 지니텍 이경수 사장과 기술의 퓨전을 실현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또다른 퓨전은 생물공학 내부의 기술 결합. 이는 대덕바이오커뮤니티 입주사들 사이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이미 시작됐다.
인바이오넷은 지금 막 바이오벤처를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성공 모델이다. 그런데 구사장은 이들에게 기술개발보다 먼저 프로다운 경영자가 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IMF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기업은 유행이 아니란 걸 절감했습니다. 기술은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팔리지 않는 기술은 기업에 있어 의미가 없습니다. 우선 망하지 않는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다보면 자연히 기술개발이나 제품화에 대한 비전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구사장을 보면 너무나 해박한 경영학 지식에, 연구자 출신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나 구사장의 경영 능력은 타고났다기보다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평소의 신념에 따라 엄청난 양의 경영학 도서를 읽는 등 후천적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사장실 책상 뒤 벽에 걸린 ‘변화주도’(變化主導)란 현판에서도 항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바이오넷의 도전정신을 읽을 수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생명공학 기술은 다른 분야와 달리 급진적 변화가 흔치 않기 때문에 보수적이기 쉽죠. 게다가 생명공학 제품이 소비자에게 연결되기까지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므로 바이오벤처는 기술을 변화시키기보다 시장 자체를 변화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완 기자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의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