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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찾기 도시하늘이 더 쉽다

북두칠성 길잡이 떠나는 여행

외딴 시골에서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들을 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 많던 별들도 도시에서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신화가 깃든 별자리는 오히려 도시하늘에서 더 잘 그려볼 수 있다.만물이 생동하는 봄철 밤하늘로 별자리여행을 떠나보자.

붉게 달아오른 태양이 서쪽 지평선 너머를 지날 무렵, 저녁 노을은 곧 시작될 별밤 축제를 기다린다. 한시간쯤 지난 후 어둠을 뚫고 하나 둘 밝은 별이 보이면서 축제는 막이 오른다. 밤새 하늘 아래에서는 별빛처럼 맑은 눈망울이 전설과 신화에 귀기울이고 가끔씩 내리는 별똥별에 탄성을 지른다. 자정을 넘기면서 더 초롱초롱해지던 별은 새벽 이슬을 맞고서야 불을 끄고 잠들 채비를 서두른다.

밝은 별만 눈에 띄면 된다

깊은 산속 맑은 하늘 아래에서 맞이하는 밤은 별 세상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별을 그냥 바라보는 일도 즐겁지만 별자리를 그려보면 밤하늘은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별자리를 잘 익히려면 높은 산이나 시골로 가야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맑은 하늘에 쏟아질 듯 별이 가득차 보이는 곳에서 별자리 익히기가 더 어렵다. 밝은 별과 어두운 별이 모두 잘 보이므로 별자리를 하나하나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당히 오염된 도시하늘에서 별자리 찾기는 더 낫다. 어두운 별은 아예 숨어 버리고 별자리 모양선을 이루는 밝은 별만이 눈에 잘 들어온다.

여러분의 동네에서 그나마 인공적인 불빛이 적고 시야가 트인 곳을 고른다. 해가 진 후 어둠이 내리면 동남쪽 하늘을 찬찬히 올려다본다. 5분 정도만 지나도 처음보다 많은 별이 보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길잡이가 되는 밝은 별부터 하나씩 그 위치를 머리 속에 그리면서 찾아가면 된다.

봄하늘의 대곡선

따스한 햇살이 대지를 푸르게 물들인다. 겨우내 잠자던 생명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고 봄맞이 채비에 한창이다. 이에 뒤질세라 겨울 은하수를 걷어 제친 밤하늘에는 보석 같은 별빛이 뿌려진다.

봄철 별자리의 길잡이로는 어떤 별이 좋을까. 누구나 찾기 쉬운 북두칠성이 제격이다. 초저녁 북동쪽하늘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별이 바로 북두칠성이다. 국자 모양을 한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이루는 세별을 이어 남동쪽으로 쭉 내려가면 봄철 별자리의 1등성 둘을 만날 수 있다.

첫번째 별은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다. 온 밤하늘에서 네번째 밝은 별로 빨간빛을 당당하게 내뿜는다. 좀더 내려가 동쪽 지평선에 가까이 다다르면 처녀자리의 스피카를 만난다. 스피카는 처녀의 손끝에 있는 별로 보리 이삭이란 뜻을 담고 있다.

이렇게 북두칠성에서 아크투루스, 스피카를 잇는 큰 곡선을 ‘봄하늘의 대곡선’이라고 한다. 아크투루스와 스피카는 꽤 밝아서 오염이 심한 도심하늘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시 길잡이인 북두칠성으로 돌아오자. 손잡이 끝에서 네번째와 다섯번째 별을 이어 남쪽으로 내려가면 사자자리의 레굴루스를 찾을 수 있다. 옛사람은 레굴루스를 하늘을 다스리는 네별 가운데 하나로 생각했는데 작은 왕이라는 뜻이다.


봄철의 밤하늘. 북두칠성에서 손잡이 부분을 따라 내려오면,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와 처녀자리의 스피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북두칠성에서 국자 부분의 두별을 연장하면, 사자자리의 레굴루스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별자리

사자자리
봄의 전령인 사자자리가 해진 후 동쪽 지평선 위로 떠오를 때쯤이면 겨우내 1등성이 수놓았던 겨울 별자리는 뉘엿뉘엿 서쪽하늘로 넘어간다. 잠시 후 사자자리가 땅을 박차고 솟아오른다.
사자자리는 머리와 가슴에 해당하는 여섯개의 별이 좌우가 바뀐 물음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찾기 쉽다. 물음표 맨 아래의 별이 사자자리에서 가장 밝은 레굴루스다. 두번째로 밝은 데네볼라는 사자의 꼬리에 해당하는데, 사자자리 맨 왼쪽에서 다른 두별과 삼각형모양으로 엉덩이와 꼬리를 만들면서 그럴 듯한 사자모습을 이룬다.

처녀자리
하얗게 빛나는 으뜸별 스피카를 앞세우며 봄하늘에 나타나는 별자리이다. 이름에 걸맞지 않게 덩치가 큰 처녀자리는 바다뱀자리에 이어 두번째로 넓다. 스피카를 빼고는 대부분이 3등급 이하의 어두운 별이어서 처녀의 모습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나타내는 세별에서 시작한 봄하늘의 대곡선을 따라가면 아크투루스를 지나 스피카에 다다른다. 스피카 위쪽에 자리잡은 별을 좌우로 더듬다 보면 예쁘게 누워있는 처녀자리가 그려진다.

목동자리
봄 하늘에 높게 솟는 큰곰자리를 뒤쫓으며 동쪽하늘에 떠오르는 별자리다. 큰곰을 잡으려는 사냥꾼에 비유되기도 한다. 아크투루스을 맨밑에 두고 방망이 모양으로 별을 이으면 목동자리가 완성된다. 방망이의 끝이 큰곰의 꼬리부분인 북두칠성이 있는 북쪽으로 뻗어있다는 걸 기억하면 찾기 쉽다.

왕관자리
봄하늘을 수놓는 가장 예쁜 별자리를 꼽으라면 단연 왕관자리다. 목동자리 왼쪽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밤하늘로 고개를 돌릴 때는 가끔씩 그 위치를 잃어버릴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와 왼쪽 위의 이자르와 함께 삼각형을 만드는 곳에서 밝은 별인 겜마를 찾으면 된다. 왕관자리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별이다. 2.2등급으로 왕관의 가운데에 박힌 큰 보석처럼 빛난다.

별자리 이야기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리한 고대 별자리.


동·서양에는 문명권마다 옛날부터 내려온 나름대로의 별자리가 있다. 밤하늘에 흩어져 있는 별을 무리지어 지역이나 문화적 특성에 따라 알기 쉬운 이름을 붙였다. 지금 천문학에서 표준으로 정해 여러 나라가 함께 사용하는 별자리는 서양 별자리로 5천년을 거슬러 올라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발굴된 점토판이나 비석에는 태양, 달, 행성과 더불어 염소, 양, 전갈 모습을 닮은 서양 별자리의 초기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중해를 끼고 무역을 하던 페니키아 상인들은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별자리를 그리스로 전했다. 그리스인은 신화의 여러 주인공을 별자리에 포함시키면서 밤하늘을 신화가 합쳐진 거대한 그림으로 만들어갔다. 기원 후 2세기에 이르자 고대 천문학을 집대성한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라는 책에서 그때까지의 별자리를 48개로 정리했다. 이 별자리는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아랍과 페르시아에 전해졌고 유럽을 중심으로 자리잡아 갔으며 지금도 쓰인다.

15세기에 이르러 남반구로 탐험을 떠나는 배가 많아지면서 남쪽하늘에도 새로운 별자리가 생겨났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서는 밤하늘의 별이 훌륭한 길잡이가 됐고 나침반, 돛, 시계, 망원경자리와 같이 배에서 쓰는 도구의 이름이 붙은 별자리가 많이 만들어졌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나라마다 서로 다른 별자리를 쓰면서 오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1930년 여러 나라의 천문학자가 모여 별자리 체계를 정리했다. 결국 밤하늘을 88개의 별자리로 나누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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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지현 아마추어 천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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