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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암세포 생생한 영상 실현

결맞는 X선 연구단

야간에 벌어지는 특별한 행사에서 가끔 하늘을 찌를 듯이 뻗어나가는 빛이 사방으로 등장한다. 바로 레이저쇼다. 이것은 레이저의 직진성을 이용한 것이다. 레이저는 유도 방출돼 증폭된 빛으로서 단일 파장에서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 또 레이저 에너지를 좁은 영역에 집속시킬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이 있는 레이저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CD 플레이어와 CD롬 드라이브, 초고속 통신망으로 이용되는 광통신, 그리고 근시교정이나 피부의 반점을 제거하는 외과수술 등에 사용된다. 나아가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사용된 적도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이저는 대부분 가시광선 이하의 파장을 갖는 레이저다. 그런데 이런 레이저를 이용해 X선 영역에서 레이저와 같은 성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바로 KAIST 물리학과 남창희 교수가 이끄는 '결맞는 X선 연구단'의 연구 목표다.


X선 영역에서 레이저와 같은 특성을 갖는‘결맞는 광원’을 연 구개발하고 있는‘결맞는 X선 연 구단’의 남창희 교수(아랫줄 오 른쪽에서 두번째)와 연구원들.


1조와트 고출력 레이저 이용

1999년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의 하나로 설립된 이 연구단은 아직까지 실용적인‘결맞는 광원’이 존재하지 않는 극자외선과 X선 영역에서 결맞는 광원을 개발하려 한다. 결맞는 X선 광원은 레이저와 같은 특성을 갖는 X선 광원을 말하는데, 기존의 광원에 비해 단색성, 직진성, 집속성, 결맞음성 등의 우수한 특성을 갖는다.

결맞는 X선 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미있게도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한다. 1997년 결맞는 X선 연구단의 모태인 극초단 레이저 연구실에서 국내 최초로 이에 필요한 적외선 레이저를 개발했다. 이른바 펨토초테라와트 티타늄사파이어 레이저. 다시 말하면 티타늄사파이어를 매질로 해서 얻은 적외선 레이저가 10-15초(펨토초) 영역의 지극히 짧은 펄스폭(레이저의 강도가 변화하는 시간)을 갖고, 1012W(1테라와트, 1조와트)의고출력을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런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어떻게 결맞는 X선 광원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고출력 펨토초레이저펄스를아르곤, 네온, 헬륨등과같은기체원자에쏜다. 그러면레이저 펄스에 의해 생성되는 강한 전기장이원자와 상호작용해원자의포텐셜을변형시키고전자가터널링현상에 의해 쉽게 이온화될 수 있게 된다. 즉 레이저의 강한 전기장 때문에 전자가 원자에서 이온화된다.

레이저 펄스의 전기장은 30펨토초의 펄스폭 동안 10여번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매우짧은 시간 동안 전자가 주기적으로 원자에서 이온화되고 다시 원자와 재결합하기도 한다. 이때 주기적인 원자상태의 변조를 통해 방출되는 빛이 바로 레이저주파수의 홀수차 정수배에 해당하는, X선 영역의 고차조화파다. 그런데 레이저 펄스의 진행방향에 있는 기체 원자들이 계속해서 레이저 펄스 전기장이 진동하는 결에 따라 변조되므로, 이런 고차조화파가 계속 발생해 합쳐진다. 이에 따라 고차조화파 X선 광원은 레이저와 같은 결맞음성을 갖게 된다.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 발생장 치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고 출력 펨토초 레이저는 결맞는 X선 광원을 얻는데 필수적인 존재다.


고배율 생체세포 영상 가능

고차조화파를 연구하기 위해 고차조화파 발생매질인 기체 생성을 위한 기체 분사장치의 진공용기,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 극자외선과 X선 영역의 분광기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현재 결맞는 X선 연구단은 10Hz의 반복률로 동작하는 20펨토초 3테라와트 티타늄사파이어 레이저 장비, 고차조화파 발생용 진공용기와 극자외선 분광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나아가 1kHz의 반복률로 작동하는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연구단은 20펨토초 3테라와트 티타늄사파이어 레이저를 이용해 현재 헬륨 기체에서 약 40Å(1Å=10-10m)의 2백차 영역 고차조화파 발생에 성공했다. 23-44Å의 파장 영역의 X선은 탄소(단백질)에 의해 흡수되나 물은 투과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의학, 생물학 분야에서 X선 현미경 광원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전자현미경에서는 건조된 시료만을 사용할 수 있으나, X선 현미경은 살아있는 상태에서 고배율 생체세포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세포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검사할 수 있는 연구가 현재 진행중이다. 특히 결맞음성을 이용하면 X선 홀로그래피가 가능해 3차원 X선 생체세포 영상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X선 고차조화파는 재료의 물성연구, 즉 구조나 특성에 대한 연구로부터 물질의 구조, 즉 분자결합의 특성 등을 살필 수도 있다. 아울러 광학 전반과 원자 물리, 플라스마 분야에 대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광학관련 연구가 대부분 광통신 관련 분야에 치중돼 전통적인 레이저 광학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런 조류에서 남창희 교수를 중심으로 5명의 연구원과 8명의 대학원생이 참여하는 결맞는 X선 연구단은 균형있는 광과학 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해 연구에 여념이 없다.
 

티타늄사파이어를 매질로 해 서 생긴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 를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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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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