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최초 소행성 착륙 성공 그후

밝혀진 사실만큼 늘어난 미스터리


최초 소행성 착륙 성공 그후


지난 2월 12일 새벽 3시 1분 52초(미동부시간) 자동차만한 탐사선이 울릉도 크기의 소행성 표면에 안착했다. 역사상 최초로 소행성에 착륙한 것이다. 주인공은 미국의 소행성탐사선 니어-슈메이커. 니어-슈메이커가 안긴 소행성은 사랑의 신을 뜻하는 에로스였다.

사실 니어-슈메이커는 착륙용으로 설계된 탐사선이 아니었고 이전에 소행성 착륙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에로스 착륙미션은 성공할 확률이 1%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을 이뤄낸 성과였다.

에로스에 착륙하기 위해 니어-슈메이커는 속도를 줄이면서 조심스럽게 표면에 다가갔다. 왜냐하면 에로스의 중력이 너무 작기 때문에 속도가 클 경우 퉁겨나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니어-슈메이커의 착륙속도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정도인 초속 1.5-1.8m 사이였다.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니어-슈메이커는 동체착륙에 성공했다.

엄청난 플러스 알파

1997년 2월에 발사된 니어-슈메이커 탐사선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2월 발렌타인데이에 에로스와 랑데부했다. 이후 지난 1년 동안 탐사선은 에로스 주위를 계속 맴돌면서 영상을 비롯한 각종 관측자료를 얻었다. 착륙직전까지 탐사선은 소행성 표면영상을 16만장이나 찍어 지구로 보내왔다. 이는 예상보다 10배나 많은 자료였다.

이번 착륙 미션은 원래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에로스 탐사계획은 지난 2월 14일로 마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차피 끝날 계획이고, 그동안 충분한 자료를 얻었기 때문에 도전적으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표면에 착륙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당초 생각은 착륙이 첫번째 목적이 아니었고, 소행성에 다가가면서 이전에 얻을 수 없었던 고해상도 표면영상을 얻으려는 것이었다. 결과는 운도 따랐지만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대성공이었다. 니어-슈메이커가 착륙하면서 69장의 고해상도 영상을 보내왔다. 엄청난 보너스 성과였다.

손바닥만한 함몰지형

그동안 밝혀진 에로스 표면지형에 따르면, 곰보같은 달 표면과 달리 의외로 작고 새로운 크레이터(운석구덩이)가 적으며 표석들이 매우 많았다. 표석의 일부는 운석이 에로스와 충돌한 후 튀어나온 물질로 생각되지만, 많은 크레이터가 없어지고 표석들이 만들어진 이유는 아직까지 미스터리다.

이번에 얻어진 고해상도 영상에는 이와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2백50m 고도에서 찍은 영상의 오른쪽 부분에는 풍화작용에 의해 나타난 듯한 표석들의 운집이 나타난다. 1백20m 고도에서 찍은 영상(골프공 크기의 물체도 식별 가능)에는 표면 아래로부터 함몰될 때 형성된 듯한 지형이 눈에 띈다. 놀랍게도 함몰지형의 크기는 손바닥 정도다. 그리고 고도 1백20m 영상에서는 오른쪽 위부분과 왼쪽 아래부분의 지형을 비교해보면 둘 사이에 확연한 경계가 나타난다.

한편 니어-슈메이커 탐사선에는 표면물질의 구성원소를 파악할 수 있는 X선 분광계가 실려있다. 탐사선이 에로스를 돌면서 얻은 자료를 분석해보면, 표면물질의 주요원소는 미분화된 운석(일반 콘드라이트)과 매우 비슷하지만 휘발성 원소인 황의 함유량이 콘드라이트에 비해 예상보다 적었다. 이렇게 황의 함유량이 적은 점이 표면에만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소행성 전체적인 문제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착륙한 니어-슈메이커로부터 착륙후 10여일 동안 신호가 계속 지구로 전송됐다. 이 가운데는 탐사선의 또다른 장비인 감마선 분광계가 측정한 자료가 포함돼 있다. 감마선 분광계는 표면 아래 10여cm 깊이까지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에로스 구성물질을 알아내기 위해 감마선 분광계 자료를 분석중에 있다.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진다.


니어-슈메이커 탐사선이 에로스에 착륙하면서 찍은 영상. 각각 고도 1천1백50m(1), 7백m(2), 2백50m(3), 1백20m(4)의 영상이다. 1백20m 영상의 중앙에는 손바닥만한 함몰지형이 보인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 진로 추천

  • 천문학
  • 지구과학
  • 항공·우주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