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연하게 만들려던 시도가 육류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발전한 연구결과가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소(ARS)의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대장균과 다양한 병원균이 고기에 번식하며 살기 때문에 식중독에 걸리거나 다른 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제 이런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바로 수력학압력공정(HDP) 덕분이다.
1992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방법의 하나로 HDP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포장된 고기를 물이 담긴 용기에 담고 소량의 폭탄을 폭발시켜 물 속에 충격파를 일으킨다. 이 충격파는 고기를 질기게 만드는 힘줄을 끊어 연하게 만든다. 고기덩어리는 부분마다 질긴 정도가 다른데 HDP는 고기 전체를 고르게 연한 상태로 만들어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하지만 처음 방법에서는 고기포장과 물을 담은 플라스틱 통까지 파괴됐다. 이에 플라스틱 통 대신 두꺼운 금속탱크를 땅 속에 묻고 폭발시켰다. 의외로 플라스틱 통을 썼을 때보다 고기는 연해지지 않았다. 반면 세균수가 많이 줄어드는 연구결과를 보였다. 계속된 연구를 통해 세균수를 1천배까지 줄였고, 세균박멸법으로는 최고인 1십만배까지 줄이기 위해 현재 연구가 진행중이다.
또한 치명적인 O157세균을 접종한 소의 간을 HDP로 처리한 후 검사해보니 O157세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여러 실험을 통해 HDP는 고기에 있는 대부분의 병원균을 없애는 유용한 방법으로 나타났다. HDP가 실용화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미래에 고기의 병원균 위험을 줄이는데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