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에 발사된 목성탐사선 갈릴레오가 목성을 향하는 도중, 1991년 10월 29일과 1993년 8월 28일에 각각 소행성 가스프라와 아이다를 스치면서 영상을 보내왔다. 하지만 본격적인 소행성 탐사임무는 니어-슈메이커로부터 시작됐다.
미국항공우주국의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의 첫번째 임무를 맡은 니어(NEAR, Near Earth Asteroid Rendezvous) 우주선은 지구근접천체, 즉 소행성 에로스와 랑데부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니어는 소행성과 혜성 등 지구근접천체의 본질과 기원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1996년 2월 17일 발사됐다.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은 태양계내 행성과 위성, 그리고 작은 천체들을 직접 탐사해 태양계의 과거 역사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계획으로, 태양, 수성, 달, 화성, 소행성, 혜성 등을 탐사하는 9가지 미션이 채택됐다.
추진제를 포함한 무게는 8백6kg이고, 바닥면의 크기는 1.7m2로 소형승용차 크기와 무게 정도이다. 전지판을 펼쳤을 때의 길이는 2.9m 정도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응용물리연구소에서 설계·제작한 이 우주선은 약 1억2천만달러의 비용이 든 NASA의 저비용 탐사프로젝트이다.
니어에는 6가지의 과학실험장비들이 탑재돼 있다. 에로스에 자기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자력계, 물질성분을 알아내기 위한 X선 및 감마선 분광기, 광물질의 성분조성 지도를 만들기 위한 근적외선 분광기, 소행성의 표면형태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한 레이저 거리측정기, 암석과 지질을 조사하기 위한 다중분광 카메라, 에로스의 중력을 측정해 질량과 밀도를 구하기 위한 X밴드 전파송신기 등이 그것이다. 탐사선 니어는 이를 이용해 소행성 에로스의 여러 가지 모습과 성질을 조사하고 있다.
2000년 3월 14일 니어 탐사선은 니어-슈메이커로 재명명됐다. 이는 지질학자이자 목성에 충돌했던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의 공동발견자로 유명한 유진 슈메이커(Eugene M. Shoemaker, 1928-1997)박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슈메이커 박사는 운석과 운석충돌 크레이터에 대한 전문가였다.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소행성과 혜성들이 주는 영향을 연구해왔으며, 그의 부인이자 연구파트너인 캐롤라인과 함께 혜성 발견을 선도해왔다. 아폴로 비행사들에게 달의 크레이터와 지형을 가르쳤으며, 1985년 니어 계획의 과학적 목적 및 탑재체의 기본디자인을 결정하는 초기 연구그룹의 일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직접 달에 해머를 들고 가서 바위를 깨고 표면을 파보기를 희망했다.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1997년 호주에 있는 운석 크레이터를 연구하러 가는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1999년 7월31일 미국의 달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가 그의 유해를 담은 작은 캡슐을 싣고 달에 가 충돌하면서 최초로 달에 묻혀 생전의 꿈을 대신 이루게 됐다.그리고 이번 니어 탐사선에도 그의 이름이 붙여지는 영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