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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속 숨은그림 찾기

화성에서 발견된 피라미드 구조물

낯선 존재를 만나면 그와 비슷한 친숙한 대상을 떠올리는 일은 자연스럽다.밤하늘을 관측하거나 우주를 탐사할때 만나는 많은 천체나 지형도 마찬가지다.자 이제 우주 속이 숨은그림을 찾아 떠나보자.


우주속 숨은그림 찾기


1978년 충북 대청댐 수몰지역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 돌판을 최근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돌판위에 새겨진 점들이 북쪽하늘의 별자리임이 밝혀졌다. 물론 북두칠성도 확인됐다. 고대인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듯이 별자리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하늘을 한번 쓱 훑어보면 북두칠성을 쉽게 찾는다. 북쪽하늘에 7개의 별이 국자 모양으로 모여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친숙한 덕분이다.

겨울철에 흔히 볼 수 있는 오리온자리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찌그러진 H자 모양을 하고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세개의 별이 눈에 띄는 특징을 이루기 때문이다. 동쪽에서 휘영청 밝게 떠오르는 보름달에도 익숙한 모양이 그려진다. 흐드러진 계수나무 아래에서 두귀를 쫑긋 세운 채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상상할 수 있다.

망원경을 통해 밤하늘을 유심히 살피다보면 동그란 점으로만 보이는 별 이외에 다른 모양을 한 여러 천체를 만날 수 있다. 맨눈으로 보는 밤하늘에는 밝은 별들 사이로 까만 공간만 존재할 줄 알았는데 망원경으로 겨누면 그 텅빈 듯한 공간에 새로운 우주가 펼쳐진다. 물론 거리가 가깝거나 비교적 밝은 천체는 별이 아니더라도 맨눈으로 어렴풋하게 찾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밤하늘의 별자리에 익숙한 베테랑이라면 이따금씩 지구 가까이 찾아오는 또다른 천체인 혜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행성모양을 닮은 행성상성운


맥시코모자


초창기 비교적 작은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던 천문학자들은 밤하늘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천체, 특히 긴 꼬리를 드리우는 혜성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왕이나 국가의 운명을 예측하기 위해 하늘의 변화를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다. 그런데 혜성과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혜성을 발견하는데 방해가 되는 천체들이 있었다. 혜성과 달리 특정위치에서만 보이는 이런 천체들은 미리 목록화할 경우 쉽게 구별될 수 있다. 이들은 18세기 중반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처음 정리했기 때문에‘메시에 천체’라 불리고 천체 이름 앞에 M자가 붙는다. 메시에 천체들은 대부분이 성운, 성단, 은하 등으로서 작은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위치만 제대로 안다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맨눈으로도 뿌옇게 보이는 대표적인 메시에 천체로는 안드로메다자리의 안드로메다은하 M31, 게자리의 프레세페성단 M44,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성단 M45 등이 있다. 이들을 작은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안드로메다은하는 길쭉한 모양이 드러나고 프레세페성단은 별들이 벌집처럼 모여있으며 플레이아데스성단은 일곱개의 별이 공주처럼 빛난다.

사실 작은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보는 메시에 천체들 대부분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성운처럼 뿌옇게 보인다. 20세기 이전까지는 안드로메다은하조차 성운으로 생각했을 정도다. 희미한 성운 중에는 작은 망원경으로 볼 때 둥근 행성과 비슷해 보이는 대상이 있는데 이들은 이런 이유로 이름도 행성상성운이다.

비교적 큰 망원경으로 메시에 천체들을 보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성운, 성단, 은하의 특징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바람개비나 소용돌이를 닮은 나선은하가 있는가 하면 둥그런 공모양으로 별들이 모여있는 구상성단이 보인다.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무언가를 닮은 듯한 성운도 눈에 띈다.


소용돌이은하


까마귀자리에서 발견된 더듬이은하

고유명이 없는 천체의 이름에는 메시에 천체의 M자뿐만 아니라 NGC나 IC 등의 영문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런 영문은 천문학자들이 비교적 밝은 성운, 성단, 은하 등을 관측하고 분류해놓은 목록의 이름이다. 그리고 영문 뒤에는 숫자가 나오는데 이들도 분류된 순서를 나타낸다. 이런 숫자가 수천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런 종류의 천체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20세기초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이 처음으로 은하를 분류하기 시작했는데 일차적인 기준이 은하의 모양이었다. 소용돌이를 닮은 은하는 나선은하, 둥근 타원을 닮은 은하는 타원은하, 일정한 모양을 갖지 않는 은하는 불규칙은하 등이다. 또한 이들은 각각의 특징에 따라 세분됐다. 나선은하의 경우 은하중심부에 막대구조가 있으면 막대나선은하로 분류했고 나선은하의 소용돌이 모양(나선팔이 감긴 정도)에 따라 세분됐다. 타원은하의 경우는 찌그러진 정도에 따라 나눴다.

사냥개자리의 M51은 소용돌이 모양을 한 전형적인 나선은하로 ‘소용돌이은하’라는 별칭이 있다. 또한 옆에 조그만 은하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 사이 같다고 해서‘부자(夫子)은하’라고도 한다. 처녀자리에는 멕시코모자를 닮은 은하가 있다. M104가 주인공인데, 은하 가운데로 검은 띠가 있어 정말 챙이 커다란 멕시코모자와 똑같다. 이름도 멕시코모자를 뜻하는 ‘솜브레로’다.

처녀자리 남쪽 까마귀자리에는 특이한 모양의 은하가 발견된다. 마치 곤충의 더듬이를 닮았다고 해서 ‘더듬이은하’로 불린다. 더듬이은하는 실제로 두개의 은하(NGC 4038/4039)가 충돌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끔직한 우주교통사고의 현장이다. 더듬이는 이런 와중에 뛰쳐나온 물질이 이룬 모습이다.


말머리성운


우주에 사는 에스키모

우주에서 가장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성운에는 여러종류가 있다. 성운은 색깔도 다채롭지만 모양도 다양하다. 성운은 별과 별 사이에 있는 먼지나 가스인 성간물질로 이뤄진다. 성간물질이 주변의 별빛을 반사해서 빛나면 반사성운, 차단하면 암흑성운, 스스로 빛을 내면 발광성운이 된다.

성운의 색깔은 성간물질의 종류와 주변 별의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수소가스가 주변 별에서 에너지를 받아 빛을 내면 보통 붉은색이 되고 표면온도가 1만도 이상인 주변 별의 별빛을 반사하는 경우에는 푸른색을 띤다.

대표적인 암흑성운은 오리온자리에서 발견되는 말머리성운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빛이 차단된 검은 부분이 멋진 말머리를 닮았다. 색깔이 화려한 발광성운에는 외뿔소자리의 장미성운과 백조자리의 면사포성운이 대표적이다. 장미성운은 온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운이라 할 만한데 밤하늘에 피어난 빨간 장미를 연상시킨다.

행성상성운은 늙은 별이 최후를 맞아 폭발한 후 잔해와 주변의 성간물질이 퍼져나가면서 생긴 성운이다. 작은 망원경에서 행성처럼 보이는 행성상성운은 커다란 망원경 앞에서는 다양한 모양을 보여준다. 거문고자리의 M57, 여우자리의 M27이 대표적이다. M57은 전형적인 행성상성운으로 고리(반지) 모양을 하고 있어 고리성운으로 불리고 M27은 아령성운이라 불린다. 아령성운은 먹다버린 사과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행성상성운은 다양한 모양을 한다. 나비, 올빼미, 거북, 가오리, 고양이 눈, 레몬, 달걀, 모래시계, 거대한 눈동자, 에스키모(또는 광대) 등등.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는 서양신화말고도 아름다운 얘기가 넘쳐난다.


에스키모(광대)성운NGC2392.


화성에 ‘사람얼굴’ 존재

바이킹 1호가 찍은 사진상에 나타난 얼굴 모양의 지형.후에 자세히 관측한 결과,전혀 다른 모양으로 밝혀졌다.
 

20세기에는 여러 우주탐사선들이 지구의 달을 비롯해 태양계 식구들을 탐사했다. 그중에서도 화성은 항상 호기심의 대상이라서 많은 탐사선의 방문이 이뤄졌다.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가지기 때문에 현재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고.

1976년 7월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바이킹 1호가 찍은 사진을 보자. 여기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인공적인 모양을 가진 지형이 눈에 띈다. 여러분은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바이킹 1호가 찍은 이곳은 화성 북반구의 사이도니아 지역이라 불리는데 이 사진을 NASA에서 처음 공개하자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를 연상시키지만 규모가 훨씬 큰 피라미드, 도시, 인면상(사람얼굴 모양의 형상) 등이 발견됐다. 특히 거대한 피라미드와 함께 두눈과 코, 입이 드러난 인면상은 누군가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처럼 보였다.

이 문제를 다룬 전문가 중에는 과거 화성인의 존재를 믿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화성인이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를 건축한 사람들과 교류했다고 주장했다. 화성의 사이도니아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집트의 기자에도 피라미드와 함께 사람얼굴을 한 스핑크스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두곳은 건축적인 면에서 비슷해보였다. 이런 생각은 수많은 책, 잡지, 신문, 방송을 통해 전파됐다. 몇달 전 개봉했던 영화 ‘미션 투 마스’도 이것을 대전제로 삼아 얘기를 풀어나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1998년 4월 미국의‘마스 글로벌 서베이어’ 호가 이전보다 더 고해상도로 이곳을 다시 촬영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스럽게도 인공구조물이 아니었다. 빛과 지형이 만들어낸 일종의 착시였다. 하지만 사이도니아 지역의 화성인은 아직도 호사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화성표면에는 이와 비슷하게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지형이 또 있다. 웃는 얼굴을 한 크레이터 지형, 사랑의 상징인 하트 모양 등이 그것이다. 또다른 하트 지형이 지난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해 공개되기도 했다. 화성에서 보낸 사랑의 메시지라고 할까.
 

화성에서 나타는 다양한 모양의 크레이터.하트모양의 크레이터는 두개가 발견됐다.이중 하나가 지난 발렌타인데이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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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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