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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제도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데는 찰스다윈의 공로가 크다. 생물학자로 이곳을 찾은 그는 희귀동식물에 매료된 나머지 생물진화이론을 깨닫고 명저 「종의 기원」을 남겼다.

국토 총면적이 약 28만3천5백㎢로 남한보다 3배나 큰 에콰도르 공화국. 남아메리카에 자리잡은 이 나라는 서쪽으로 태평양과 만나고, 북쪽은 콜롬비아, 동남쪽은 페루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고원과 밀림, 사막과 해안, 산악지대가 유난히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희귀한 동식물이 많은 곳

지난 해 10월 원시 그대로인 신비스런 섬 갈라파고스로 가기 위해 키토에 도착했다. 키토는 에콰도르 공화국 수도로 적도 바로 밑에 위치한다. 해발 2천8백50m 에 자리 잡고 있어 세계에서 두번째 높은 도시로 통한다. 옛날에는 잉카제국의 주요한 도시였으나 16세기 초부터 스페인의 식민지가 됐다.

키토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약 1시간 걸려 항구도시 과야킬에 도착한다. 여기서 잠심 머문 후 다시 갈라파고스로 향한다. 약 1시간 30분 지나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유일한 공항이 있는 발트라 섬에 내리게 된다.

비행기 밖으로 나가면 우선 열대지방의 열기부터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적도가 통과해 무더운 곳이나, 한류인 훔볼트 해류의 영향을 받아 연 평균기온이 24℃ 정도로 유지된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큰 섬 13개, 적은 섬 17개, 암초 43개로 이루어져 있다. 총면적은 7천8백44㎢인데, 약 6만㎢의 해역에 섬들이 널려 있다.

에콰도르 해안에서 약 9백65km 떨어진 곳에 있는 갈라파고스. 동 태평양의 새파란 바다 사이에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이곳은 동식물의 낙원이다. 파충류 조류 포유류 곤충류가 다양하게 서식해 생물학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갈라파고스 제도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데는 찰스 다윈의 공로가 크다. 그는 1835년 영국 해군의 측량선 비글호 편으로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 그는 당시 생물학자 자격으로 승선해 남반구의 동식물 기후 지질 등을 연구중이었다.

5주간 갈라파고스의 여러 섬을 돌아 본 그는 이곳의 희귀한 동식물에 크게 매료됐다. 그는 이곳에서 생물진화이론을 깨닫고 '종(種)의 기원'이란 명저(名著)를 세상에 내놓았다. 생물의 진화는 자연도태에 의해 일어난다는 그의 학설은 당시 과학계나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오늘날 갈라파고스 제도내 산타 클로스 섬에는 그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다윈 연구소가 있다. 이곳에선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갈라파고스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의 연구와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화산 암석과 적갈색 흙이 유난히 많은 화산섬이다. 이곳이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것은 물론 희귀한 동식물이 많기 때문이다. 몇몇 흥미있는 생물을 소개해 본다.

남극지방 동물도 함께 지내
 

바다사자.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 해치지도 않는다.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해안으로 올라와 휴식을 취한다.


날카로운 발톰과 온 몸을 덮고 있는 갑옷같은 비늘껍질, 등과 머리 위로 서 있는 갈기, '쉿쉿' 소리를 내며 뜨거운 불을 내뿜는 이구아나. 가만히 살펴보면 마치 중생대의 공룡을 보는 듯하다. 외관상으론 험상궂게 생겼지만 실은 온순한 동물이다.

이구아나는 해초를 즐겨 먹는 바다이구아나와 선인장을 먹는 육지이구아나로 나뉜다. 붉은점이구아나는 세계에서 오직 이곳에서만 서식한다.

이구아나는 수백만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파충류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 있는 유일한 동물로 꼽힌다. 바닷가 바위 위에 떼를 지어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바다 이구아나는 돌 위에 붙어 있는 해초를 먹고 산다.

스페인어로 거북이란 뜻인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제일 인기를 끄는 것은 코끼리거북이다. 행동이 무척 느린 이 거북은 몸무게가 2백25kg 이상 되며 1백50년까지 살기도 한다.

19세기부터 포경선들이 갈라파고스를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면서 코끼리거북의 수난은 시작됐다. 보통 2백kg이 넘는 코끼리거북 몇 마리이면 포경선 선원의 식량과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족하다. 따라서 포경선들은 으례 코끼리 거북을 잡아 배 밑에 싣고 필요한 때 잡아 먹었다.

이 거북들은 먹이를 주지 않아도 1년 이상 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높았다. 이때문에 30년 동안 20만 마리 이상 코끼리 거북이 남획됐다.

코끼리거북의 수난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사람과 더불어 들어 온 염소 개 쥐 고양이 등이 거북의 주거지를 파괴했고 거북알과 어린 거북을 잡아 먹었다. 한때 갈라파고스에서 지천으로 깔린 코끼리 거북이었지만 지금은 다윈 연구소와 이사벨라 섬 등 일부에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로는 바다사자를 꼽을 수 있다. 사람이 다각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또한 사람을 해치지도 않는다. 해안에 올라와 낮잠을 즐기거나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겹다. 라비다 섬 해안에 수백 마리의 바다사자가 올라와 있는 모습은 진풍경이다. 펭귄이나 물개 같은 남극지방의 동물도 이곳에선 열대성 동물과 같이 잘 조화를 이루며 산다.

바닷새와 열대어류 역시 다양하다. 1백22종의 조류 중 28종의 텃새가 갈라파고스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1백80개 열대어류 중 50여 종도 마찬가지이고 7백-8백 종에 이르는 식물 중 2백 50종이 희귀종이다.

군함새 수컷은 발정기의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붉은 목주머니를 크게 부풀리는 새다. 이 새들은 잡목이 우거진 곳에서 떼를 지어 산다.

갈라파고스에서 흔한 조류로 푸른 발을 가진 신천옹을 들 수 있다. 이 새는 새끼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새끼들은 온몸에 보송보송한 하얀 털로 덮여 있다.
 

추운 남극권 동물인 펭귄은 열대지방인 갈라파고스에서도 서식한다. 사진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작은 갈라파고스 펭귄
 

잘 이루어진 자연보호

날개가 퇴화돼 날지 못하는 가마우지도 흥미거리다. 녹청색 눈과 긴 부리, 그리고 짧은 날개를 가진 이 새는 갈라파고스에먼 서식하는 조류다.

다윈방울새는 몸길이가 10-20cm로 몸색깔은 갈색이나 검은 색이다. 한 종(種)에서 많은 종(種)이 파생된 새다. 부리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종류가 구분된다.

딱따구리 방울새와 홍수림 방울새는 영리해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 그들은 먹이인 유충을 찾아낼 때 선인장의 가시를 이용한다.

가시가 수 없이 돋아난 선인장은 키가 1m가 넘는 것도 많다. 육지이구아나는 선인장의 꽃과 열매를 즐겨 먹는다. 선인장이 무성한 곳에서는 육지이구아나를 만날 수 있다.

지금도 활화산이 도처에 있는 갈라파고스는 왕성한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산섬이다. 발토로메 섬에 가보면 화산 폭발 후 흘렀던 용암 주름무늬를 넓은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다.

방사성 연대측정법 등으로 암석을 조사한 과학자들에 의하면 갈라파고스 섬들의 형성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7백만년에서 4백50만년 전으로 추정한다. 화산섬인 갈라파고스는 처음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없었으나 대륙에서 여러 생물들이 옮겨 왔다. 이들은 이곳의 독특한 환경에 잘 적응해 오늘날 같은 특이한 모습을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갈라파고스처럼 자연보호가 잘 이루어지는 곳은 드물 것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를 마음대로 훼손하지 못한다. 동물을 죽이거나 놀래는 것은 물론 허락되지 않는다.

입국시 공항 세관원들은 소지품을 꼼꼼히 검사한다. 섬 안에 엉뚱한 생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출국할 때도 갈라파고스 섬에 있는 어떠한 것도 가져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를 원한다.

갈라파고스에서의 관광은 유람선으로 이루어진다. 유람선은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데, 관광객들은 보통 4박5일 혹은 7박8일 동안 배안에서 숙식을 하게 된다. 개별적인 여행은 허락되지 않으며 오직 자격있는 안내인을 따라 단체관광을 해야 한다.

갈라파고스로 갈 때 항공료는 물론 관광용 배를 통한 패키지 투어 비용도 매우 높은 편이다. 에콰도르의 물가수준에 비하면 확실히 비싸다.

그러나 태고의 자연과 희귀한 동식물 관람, 스노클을 이용한 투명하고 아름다운 바다 속 감상, 배에서의 맛있는 식사, 선상에서의 낭만적인 음악감상과 음주, 외국인과의 숙식을 같이 하는 만남 등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즐거움이다.
 

화산 폭발 후 용암이 흘러내려 굳어진 모습. 기하학적인 형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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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허용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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