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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를 접목한 CNET

 

CNET의 홈페이지.(www.cnet.com)


정보통신관련 최근 뉴스와 컴퓨터 구매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는 종합백화점 같은 회사 CNET.들어본 적이 별로 없을 것이다.그러나 올해 말 아마존보다 더 큰 규모의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할 전망이다,이 기업의 성공비결은?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를 접목한 CNET


인터넷에서 컨텐츠를 무기로 사업을 하려거나, 하고 있는 사람에게 꼭 눈여겨보라고 권하고 싶은 회사가 있다. 바로 CNET이다. 컨텐츠 유료화가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하는 현재의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에서 양질의 컨텐츠를 바탕으로 당당히 흑자를 내고 있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CNET은 아직 국내에서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정보통신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컴퓨터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회사다. 그러나 올해 말에는 닷컴기업의 대명사 아마존닷컴(인터넷 기업부문에서 자산규모 10위)보다 규모가 더 큰 세계 8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을 보면 다시 이 기업을 뒤돌아보게 된다.

지난해 매출은 1억1천2백30만달러(약 1천2백40억원), 종업원 수는 8백명이다. 올해는 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CNET은 어떤 기업일까.

1995년 6월 인터넷사이트(CNET.com)를 개설한 CNET은 컴퓨터와 정보통신관련 종합백화점과 같은 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 정보통신관련 최신 뉴스뿐만 아니라 컴퓨터 구매를 위한 선택의 과정에서 필요한 완벽한 솔루션, 예를 들어 상품 비평과 비교 쇼핑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경매를 비롯한 다른 일반적인 웹서비스도 하고 있다.

지난 7월 20일에 CNET은 올해 2/4분기의 각종 재무상태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우선 매출은 5천2백20만달러. 전년 2/4분기에 비해 104%가 증가했으며 이전 분기에 비해서도 18% 늘어났다. 또한 순수입도 2백50만달러를 기록했고, CNET 홈페이지의 접속건수는 하루 평균 1천6백80만으로 지난해 2/4분기에는 1천만이 조금 넘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났다.

컴퓨터 판매 알선 중개수수료가 수익 60% 차지

눈여겨볼 것은 1천접속건수당 올리는 매출이 33달러라는 점. 이는 국내의 유명 사이트에 비해서도 10배가 넘는 규모로 추정된다. 적자를 면하기조차 어려운 인터넷 컨텐츠 업계에서 CNET은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CNET의 성공비결은 우선 컴퓨터와 테크놀러지에 대한 한 우물만을 집중적으로 판다는 점이다. CNET은 기업표어로 ‘컴퓨터와 테크놀러지를 위한 소식통’(The source for computer and technology)을 내걸고 있을 정도. 컴퓨터와 기술분야에 대한 컨텐츠만큼은 누구와 경쟁해도 자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원칙에 대한 엄격한 고집 또한 CNET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 중 하나다. 아직도 우리의 현실은 입으론 독자 만족을 외치면서도 접속건수를 높이기 위해 네비게이션 체제를 복잡하게 만들기 일쑤이고, 눈앞의 광고 수입을 위해 독자의 눈이 아프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것쯤은 쉽게 무시해 버린다.

그러나 CNET은 ‘독자의 편의와 유용성’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원칙을 지나칠 정도로 고집하고 있다. 특히 멤버쉽 제도를 두지 않는다거나 e메일 주소만 적으면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도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 등은 국내업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정작 CNET을 관심있게 봐야 할 이유는 바로 컨텐츠의 활용 방법에 있다. CNET은 단순히 컨텐츠를 기초로 광고 수입을 올리는 회사가 아니다. 물론 9백여개(올해 2/4분기 기준)의 광고주를 보유해 적지 않은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긴 하다. 그러나 전체 수입의 60% 이상은 컴퓨터 판매 알선에 따른 중계 수수료를 통해 얻고 있다.

그렇다면 CNET은 쇼핑몰을 운영한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웬만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상으로 거래를 일으킨다. 올해 2/4분기 동안에만도 CNET을 통해 소비자와 판매업체간에 연결된 건수가 약 20만회에 이른다. 이를 통해 CNET은 건당 평균 0.74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연결시켜준 CNET의 방문자가 물건을 구매하든, 하지 않든 판매업체는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것. 언뜻 보기에 CNET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판매업체는 왜 실제로 물건을 사지도 않은 사람들을 연결시켜 줄 경우에도 수수료를 지불할까.

그 이유는 그만큼 CNET을 통해 연결된 고객의 구매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CNET의 컨텐츠가 그만큼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이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실제 구매자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얘기다. 컨텐츠의 질이 다시 한번 주목되는 대목이다.

온라인 TV 시장 장악이 목표

그러나 CNET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회사가 서비스하는 웹사이트만 봐서는 안된다.이외에도 CNET은 자체적으로 라이도와 케으블 TV방송프로그램도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창업자인 핼시 마이너가 CNET를 설립한 것도 사실은 온라인 인쇄매체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온라인TV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핼시 마이너는 미국 남부의 작은 도시 샬로스 빌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성공한 부동산 중개업자, 어머니는 경마 조교였다. 마이너는 청소년 시절부터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이었는데, 또래의 10대들을 고용해 페인트칠 회사를 운영하기까지 했다.

샬로스 빌 인근의 버지니아 대학을 다닌 그는 일반적인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과는 달리 경제학 대신 인류학을 전공했다. 폭넓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술과 미술사에 관심을 보였으며 아랍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대학시절 그는 임대 아파트 정보를 제공하는 렌털 네트워크라는 회사를 설립해 경영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렌털 네트워크를 전국 체인으로 확대하고 싶었으나 투자자금과 노하우가 없었다. 그래서 1987년 대학 졸업과 함께 선택한 진로가 미국의 대표적인 증권사 메릴린치의 분석가였다. 여기서 2년을 버틴 그는 메릴린치의 지원을 약속받고 곧바로 퇴직해 글로벌 퍼블리싱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하이퍼링크, 애니메이션, 그래픽 등을 이용해 사내 네트워크(인트라넷)를 구축하는 회사다.

이 사업이 성공하자 그는 당시 투자금융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상태였던 오늘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까지 끌어들여 보다 큰 사업을 구상한다. 메릴린치의 모든 정보를 직무별로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약서까지 작성했던 베조스가 불경기 여파로 계약을 파기하면서 어려움의 길로 들어선다.

그후 마이너는 항공사 기내 잡지 전문 출판사의 컨설턴트로 취직하기도 하지만 얼마 안돼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1992년 집에서 TV를 보다가 일부 케이블 채널이 아무런 프로그램도 방송하지 않고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당시 486급 PC가 막 가정용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때였다.

마이너는 놀고 있는 채널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컴퓨터 전문 채널을 도입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CNET이 머릿속에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곧바로 회사 설립에 나섰다. 이때 개인자격으로 투자에 나선 사람이 버지니아 대학 1년 선배인 셀비 보니(올해 3월 마이너에 이어 CEO에 오른다). 대학 졸업 후 월스트리트에서 일해 왔고 하버드 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셀비 보니는 당시 투자회사인 타이거 매니지먼트에서 분석가로 일하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사업가를 꿈꿔왔던 그는 마이너가 사업계획서를 보여주자 단순한 투자가 이상으로 참여하기로 마음먹었고 이듬해인 1993년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친지들로부터 수백만달러의 운영자금을 확보한 마이너는 케이블 TV용으로 컴퓨터 교육 및 기업용 기술 정보 프로그램인 CNET 센트럴을 제작했다. 당시 웹이 막 부각되던 시점이어서 CNET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야후보다 긴 시간 동안 TV 화면에 등장

그러나 이내 자금은 바닥이 나고 직원들은 패배 의식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1994년 여름에는 직원들에게 봉급도 주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문을 닫아야 할 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등장한 사람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었다. 그는 CNET의 지분 21%를 5백만달러에 매입, 자금난을 한순간에 해결해주었다.

자금난이 해소되자 일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95년 4월, 이번에는 케이블 TV업체인 USA네트워크가 투자가 대열에 합류했다. 게다가 USA네트워크는 CNET 센트럴을 방영해달라는 요구에도 응했다. 미국 전역 6천7백만 가구에 CNET 센트럴이 방송되는 계기였으며 처음으로 CNET이라는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에 힘을 얻은 CNET은 2개월 후인 1995년 6월에 웹서비스인 CNET.com을, 11월에는 CNET 라디오를 잇따라 출범시킨다. 현재 마이너는 실리콘밸리에서 금맥을 캔 젊은 경영인이라는 의미에서 ‘골드 마이너’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초기부터 웹서비스뿐 아니라 라디오와 TV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이야말로 CNET의 가장 큰 특징이다. 웹서비스와 오프라인 인쇄매체를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만 웹과 TV를 결합한 회사는 CNET이 원조다. 그래서 흔히 CNET을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를 접목한 회사로 일컫는다. 뉴 미디어인 웹과 올드 미디어인 TV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CNET의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은 세계 1백개 국가에서 방송되고 있다.

지난 2/4분기 전체 매출에서 이들 방송이 차지하는 매출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3백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방송은 CNET의 사업모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다른 사이트나 닷컴 기업에 비해 차별성을 설명해주는 요소다.

아직 매출 비중은 적지만 CNET 라디오가 2/4분기에는 1/4분기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전체 매출 증가율 18%보다 훨씬 높은 28%를 기록, 알짜 사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오늘날 CNET을 부상시켜 놓은 것은 TV와 웹의 시너지 효과가 기여한 바가 크다. CNET이 1995년 4월 CNET 센트럴 프로그램을 통해 케이블TV에 데뷔했을때, 이 프로그램은 CNET 웹사이트의 주요 코너를 자주 인용함으로써 웹사이트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야후가 TV광고 캠페인에 무려 8백만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CNET보다 훨씬 짧은 시간밖에 화면에 나오지 못했다는 것은 TV의 홍보효과를 짐작케 한다. TV는 홍보효과뿐만 아니라 컨텐츠 제작 등에 있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CNET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재 CNET은 튼튼한 재무 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CNET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주식 투자 보유분을 합치면 6억달러가 넘는다. 현금을 무려 3억3천8백만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9개 상장회사의 주식 투자분의 가치가 2억7천5백만달러에 이른다.
 

올들어서 CNET은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그 일환으로 7월에 CNET은 경쟁업체인 ZDNet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경쟁업체 ZDNet 인수로 글로벌화

재미있게도 CNET은 유명 도메인을 많이 갖고 있다. news. com, computers.com, tv.com, shareware.com, freeware.com, search.com, java.com, coffee.com 등 알짜 도메인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모두가 값어치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다. CNET는 도메인만 팔아도 재벌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이들 모두가 CNET이 처음으로 등록한 도메인은 아니다. 도메인의 중요성을 미리 파악하고 발빠르게 확보한 것이다. shareware.com은 전화 회사 직원으로부터 단돈 6천달러에 사들였다.

또 꼭 사들여야 할 필요가 있는 도메인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CNET에게는 중요하지 않지만 그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도메인을 대신 사주고 해당 도메인을 사들이는 방법까지 사용했다. java.com이 대표적인 예. 커피 제조업체인 미스터커피사가 소유하고 있던 이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CNET는 mrcoffee.com 도메인을 1천달러에 사서 미스터커피사에게 현금 2만달러를 얹어 주었다. 이 과정에서 coffee.com도 소유하게 됐는데, 이 또한 현재는 엄청나게 비싼 도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들어서 CNET은 글로벌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를 위해 2/4분기동안에만 AOL, 넥스텔, AT&T, 옴니스카이 등과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PDA(휴대용개인단말기)를 이용해 AT&T의 무료인터넷서비스인 포켓넷으로도 CNET을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7월 19일 CNET은 경쟁업체인 광범위한 컴퓨터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ZDNet을 16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해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양사의 현황을 살펴보면 종업원 수는 CNET이 8백명으로 5백30명의 ZDNet에 비해 다소 많다. 하지만 CNET이 세계 9개국에 사이트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비해 ZDNet는 세계 20여개국에서 사이트를 운영중이어서 국제화에는 한발 앞서 있다. CNET이 ZDNet 인수에서 가장 크게 얻을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한다. 전반적인 닷컴기업의 위축 속에서도 이같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수 있던 것도 CNET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뒷받침 됐다.

올 연말쯤 매듭될 양사의 합병 계약이 마무리되면 월 사용자수가 1천60백60만명이나 되는 세계 8위의 인터넷 사이트가 될 전망이다.특히 CNET은 인쇄매체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ZDNet을 인수함으로써 이 분야에서도 힘을 언게 됐다.결국 CNET은 온라인뿐만 아니라,무선 단말기,TV,라디오,인쇄매체 등을 갖춘 국제 기업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백재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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