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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기능제어연구단

디지털로 규명하는 유전자의 정체

질병이 없고 늙지 않는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그러나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돼가면서 사람들은 이런 욕망이 실현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복합어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전체 유전 전보를 의미한다.인류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며,건강한 지구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생명과학의 목표다.이런 바탕에서 출발한 게놈 연구는 초기에 유전자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방식에서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체 유전자를 한꺼번에 연구하는 방식의 유전체 연구가 생명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개개 유전자를 분석하는 것으로는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생명체의 신비를 알아내는데 한계를 가진다.하지만 유전자 정보를 전체적으로 해독하면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쉬워진다.이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선두연구진으로 평가받는 곳이 바로 게놈기능제어연구단이다.


전체 유전자를 한꺼번에 연구하는 방식의 유전체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연구원들.가운데 의자에 않은 사람이 김영준 교수.


0과1로 세포의 비밀 추적

사람이든 나무든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세포 하나에서 출발한다.각각의 생명체마다 한개의 세포가 분화와 성장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간다.이 세포에는 유전자가 있다.유전자 역시 그 내용 자체는 분화된 세포들 내에서 거의 동일하다.다만 유전자가 발현되는 메커니즘이 달라서,다양한 형태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즉 세포가 가지는 DNA유전자는 같지만,함께 생체조직을 구성하며 DNA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RNA와 단백질의 구성이 다르다.처음 세포가 두개로 분열하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지는 비대칭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계속 세포가 여럿으로 갈라지면서 각 분화세포 사이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 연구실에는 생명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신호를 파악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다.다시 말해 생쥐와 사람이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에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나,동일한 세포에서 출발한 조직이 뇌(신경),심장,혈액 등으로 분화되는 이유를 밝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각 조직별로 특정 유전자의 성질이 발현되거나 발현되지 않아서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즉 유전자 성질이 어떤 세포에서는 발현되고,어떤 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아 세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에 쓰이는 디지털 신호 0과1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컴퓨터는 0과1로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마찬가지로 생명체에서도 유전자가 각각이 어떤 때는 발현되고(1)어떤 때는 발현되지 않아(0),이런 유전자들이 수없이 많이 묶인 세포들이 각각 다른 모습을 보이고,변화하는 것이다.

이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는 각 세포별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고(1),발현되지 않는지(0)를 밝히는 일이다.또 뇌세포에서 어떤 것이 1이 되고,0이 되느냐에 따라 다른 현상을 보이는지도 연구중이다.이런 방식은 기존의 아날로그적 유전자 연구를 완전 디지털화는 획기적인 방식이다.각 세포에서 뼈조직,암조직,당뇨병조직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고,발현되지 않는지를 비교해보면 정상적인 경우와 비교도 가능하고,그 차이를 규명할 수 있다.현재 사람보다는 단순해서 분석하기 쉬운 효모와 초파리를 실험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유전자 발현 정도를 측정하는 특수장비를 이용,세포별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고 발현되지 않는지를 밝히고 있다.


생명정보학은 도전해볼만한 첨단 분야

김영준 교수는"DNA와 세포의 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는 생명정보학이 앞으로 매우 중요해진다"고 전망했다."하지만 이 분야가 생물학과 의학등의 생명공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특히 생명공학도 슈퍼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분석에 컴퓨터가 많이 응용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정보통신분야와 서로가 혼합됐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그런데 이런 시너지 효과를 효과적으로 발휘할 사람들이 부족하다.젊은 학생들의 참여가 요구된다"며 생명정보학에 대한 지원자가 많아져 우리나라가 게놈연구에서도 앞서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 연구단은 1995년 2월 삼성생명과학연구소 개소와 함께 '분자유전학 실험실'로 시작됐다.이후 1999년 8월 창의적 연구진흥사업단 과제로 선정돼 현재의 게놈기능제어연구단으로 이름이 변경됐다.올해부터는 성균관대 의과대학에 소속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사후 연구원 3명과 박사과정 2명,석사 연구원 8명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하루의 대부분을 연구실에서 보내는 연구원들은 빡빡한 연구일정으로 일어나는 운동부족을 점심시간을 활용한 농구시합으로 해결하고 있다.농구코트에서의 조직력은 종종 실험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멋진 콤비플레이를 펼치던 가드와 센터가 공동실험을 통해 훌륭한 실험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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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최문갑 기자
  •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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