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대로 해라.'정도를 따르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는 신념.실험과 연구를 진행할 때 생길수 있는 편법의 유혹을 버려라.이런 연구실의 원칙 때문일까.나노물질로 실험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자세에 진지함이 가득하다.
양자성질을 띠는 나노물질
나노물질은 그 크기가 수nm(${10}^{-9}$m)에서 수십nm,즉 수십개에서 수백개 정도의 원자가 모여서 만들어진 물질을 말한다.이와 같이 작은 크기의 물질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질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띤다.전기저항과 전기전도도 같은 전기적 성질,녹는 온도,강도 같은 물리적 성질,그리고 화학적 성질이 매우 다르다.나노크기가 되면 양자역학적 세계가 지배하게 돼 에너지 레벨과 전자구조 등이 일반상태인 경우와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강도와 전기적 성질 등이 달라진다.그래서 지름이 수nm에서 수십nm인 원자 덩어리,원자로 만든 선 등을 양자점,양자덩어리,양자관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나노크기로 물질이 작아지면서 실제로 보는 것이 어려워져 연구를 진행하기 어렵다.그런데 최근에 개발된 원자크기까지 볼 수 있는 STM이라는 장치를 이용하면 각각의 원자 상태를 관찰할 수 있을 뿐더러 금속 표면에 있는 원자들을 하나하나씩 조작할 수도 있다.실험실에서 산소 분자를 움직여 글자를 만들기도 한다.
반도체에서 메모리 소자를 분자나 원자 크기로 사용하면 반도체의 집적능력도 매우 커지게 된다.그래서 반도체 분야에서도 나노물질을 연구 중이다.이런 물질 가운데 탄소나노튜브가 있다.1991년에 일본의 이지마 박사가 처음으로 발견한 탄소나노튜브는 고온에서도 잘 견디고 매우 날카로운 특성을 띤다.텔레비전의 브라운관에서 사용되는 전자총 같은 전자방출원으로 그 활용성이 뛰어나다.이것을 평판표시장치에 응용하면 아주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벽걸이 텔레비전도 가능하다.또한 탄소나노튜브의 포면적인 넓은 탄소에 수소를 붙여서 저장할 수 있다.이것은 수소자동차 실용화의 핵심인 수소저장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박종윤 교수 연구실에서는 나노물질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도록 그 기본이 되는 물질들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반도체 표면에 금속 양자점이나 양자선을 자기정렬방법을 이용해서 제작한다.STM으로 형성상태와 형성과정을 관찰하고,방사광 또는 헬륨 방전관을 이용한 광전자분광법으로 전자의 구조를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산화규소(SiO₂)내의 실리콘(Si)양자점연구를 통해 청색 레이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를 얻었다.이는 반도체에서 나노물질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의 부산물이다.또한 플라스마 화학기체증착(PECVD)방법을 이용해서 탄소나노튜브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이 연구에서는 탄소나노튜브를 만들 때 굵기와 길이,그리고 커지는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고,더 커질 수 있게 하는 요인을 밝힘으로써 빠른 시일 내에 탄소나노튜브의 실용화를 목표하고 있다.최근 연구실에서 진행된 실험을 통해 탄소나노튜브가 만들어지는 방향과 굵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성과를 얻었다.이 분야의 연구는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단계다.
'두뇌한국21'에 선정돼
성균관대 물리학과는 서울대 물리학과와 연합으로 '물리연구단'을 구성해 교육부의 '두뇌한국21'(BK21)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있다.이 사업단의 단장인 박종윤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문적인 면에서는 단호하고 냉정하지만 실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이해심이 대단하다.자상함으로 무장한 연구실의 덕장인 셈이다.나노의 세계에 빠져서 그런지 교수님부터 연구원들이 모두 아담하고 자그마한 모습이다.이들은 매년2월 스키장에서 선후배 만남을 가진다.모든 일을 마다하고 달려오는 선배들,끈끈한 정과 화기애애한 연구실 분위기는 다른연구실에서 부러워하는 점이다.
현재 이 연구실은 연세대에 있는 초미세표면연구센터(ASSRC)와 함께 나노크기의 표면연구를 진행중이다.또한 국내 탄소나노튜브에 대한 연구를 국내의 권위자들과 공등연구하고 있고,초고진공을 위한 이온펌프개발과 시험과제를 표준연구원과 공동연구 중이다.삼성종합기술원과는 평면표시장치 중 하나인 FED(Field Emission Display)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