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7월 16일 밤 10시 개기월식

붉은 보름달이 펼치는 2시간의 경이


개기식 중의 달.달의 붉은 색과 배경에 있는 별이 인상적이다.


월식은 일식과 달리 천체가 완전히 가려져 사라지지 않는다.또한 월식 때의 달은 붉게 보인다.이번 월식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여름의 보름달은 약간 붉게 보인다. 태양의 고도가 높은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달의 고도가 낮다. 때문에 지구대기에 청색빛이 많이 산란돼버려 달이 붉게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조금은 붉게 보이는 보름달이 7월 16일 일요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쯤까지 약 1백10분간 더욱 붉어지는 개기월식을 연출한다.

이번 월식은 지난 1997년 9월 17일 추석날 밤 이후 꼭 2년 10개월만이다. 월식은 달이 동쪽에 떠오른 직후부터 일어나고, 달이 지구 그림자의 중앙을 통과하며 개기식이 계속되기 때문에 초저녁부터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다. 저녁놀이 지기 시작하면 가족 모두가 산책 겸 가까운 공원이나 강변에 나와 이 장관을 함께 구경하면 한낮의 무더위를 식힐 수 있을 것이다.

왜 매달 월식이 일어나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가 달 표면에 투영되는 현상이다. 달은 지구의 그림자가 투영되는 막이라고 볼 수 있다. 월식은 지구를 중심으로 달이 태양의 반대쪽에 왔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반드시 보름달일 때 일어나지만, 보름달이라고 해서 언제나 월식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달의 궤도가 지구 공전궤도면(황도)에 대해 약 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달이 황도면과 교차하는 두 점(승교점·강교점) 근처에서 보름이 되었을 때만 월식이 일어난다.

일식과 월식은 비슷한 조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식과 월식이 보름(15일) 간격으로 일어날 때가 많다. 7월 16일의 개기월식에서 15일 전인 7월 1일에는 남태평양에서 부분 일식이, 약 15일 후인 7월 31일에는 북극해에서 부분 일식이 일어난다. 또 식은 3월과 9월처럼 반년 간격으로도 일어나는데, 점차 2월과 8월, 1월과 7월처럼 이동해 음력과 양력이 겹치는 18.6년(Saros주기)만에 원상태로 되돌아온다. 달의 궤도와 황도면의 교점이 태양 인력의 영향으로 매년 약 19도씩 서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는 시기도 해마다 약 19일씩 빨라지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 7월의 약 반년 전인 1월 21일 아메리카에서 개기월식이, 2월 5일에는 남극대륙에서 부분일식이 있었다. 또 약 반년 후인 12월 25일에는 미국에서 부분일식이, 2001년 1월 9일에는 아시아-유럽에서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지구 전체적으로는 일식이 월식보다 많이 일어나지만, 일식은 볼 수 있는 지역이 좁아서 드물게 느껴진다.


월식의 진행과 달의 모습.달의 좌측부터 가려지다가 개기월식이 되고 다시 서서히 제모습을 찾는다.검은 부분은 지구의 본 그림자이다.


2시간 가까이 장관 연출

이번 개기월식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곳은 개기식 중인 달이 남중하는 시드니와 브리즈번 등의 호주 동부해안 지역과 남태평양의 군도들이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는 달의 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월출 직후 반영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무렵부터 개기식 전과정을 볼 수 있다.

일식과 달리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 속에 달이 가려지는 과정이 장소에 관계없이 같은 모습으로 보여진다. 월식의 서막은 월출 약 5분 뒤인 19시 46분에 반영식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때는 일몰(19시 53분) 전이고 달도 지평선상에 있어 식의 시작을 느낄 수 없다. 진정한 의미에서 식의 시작은 달의 일부가 지구의 본영 속으로 들어가며 부분식이 시작되는 20시 57분부터이다. 이 시각 이후부터 달은 지평선 위에서 10도 넘게 성큼 떠올라오고 하늘도 어느 정도 어두워져서 달의 동쪽 가장자리부터 가려지는 모습을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사각사각 먹히던 달은 22시 2분에 마침내 본영 속에 완전히 잠긴다. 개기식이 시작된 것이다. 개기식은 1시간 47분간 계속되는데, 이것은 1859년 8월14일 밤 월식에 이어 3000년 내에 볼 수 있는 가장 긴 지속 시간이다. 22시 55분에 달이 그림자의 중심에 가장 가깝게 들어간다. 이때 달은 남쪽 하늘 궁수자리와 염소자리 사이에 있는데, 시골에서는 개기식 중에 달의 서쪽에서 희미한 은하수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밝은 별은 없고, 소행성 4번 베스타(5.4등급)가 비교적 가까운 위치인 1.7도 아래에 있다.

자정 무렵 23시 49분 개기식이 끝나면서 달의 동쪽지역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달은 빠르게 밝아지면서 24시 53분에 다시 둥근 보름달로 돌아온다. 1시간여 더 반영식이 계속되지만 보름달의 밝기가 조금 어두워 보일 뿐 사실상 식이 끝난 것이다. 만일 비가 오거나 흐리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6개월 뒤인 2001년 1월 10일 새벽에 다시 월식이 일어나니까.

월식의 달은 왜 붉을까

일식 때 태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과 달리 월식 때의 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희미하게 밝기가 줄어들 뿐이다. 그런데 달을 잘 보면 붉은 색을 띠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개기 월식 때의 달은 붉게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태양광선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파장이 짧은 푸른색 빛은 대부분 산란되는 반면, 파장이 긴 적색광은 대기권을 통과해서 달에 비친 지구의 그림자 부분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바로 붉은 빛이 포함된 그림자가 달 표면에 떨어져서 개기 월식의 달을 붉게 만드는 것이다.

개기식 중의 달의 밝기는 지구 상층 대기에 있는 먼지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지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화산이 폭발한 얼마 뒤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난 월식에서는 개기식 중 달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됐다. 지난 3월말 일본 북해도에 있는 우스화산이 폭발해서 많은 먼지를 대기 속으로 내뿜고 있는데, 현재까지 폭발의 규모가 작고 상층대기로 화산재가 많이 올라가지 않아서 달의 밝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름 속에서 진행되는 월식


월식 사진을 찍어보자

달은 초보자가 사진 촬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천체다.망원경이 없더라도 카메라 한대만 있으면 촬영을 시도해볼 수 있다.특히 개기 월식 모습을 다양한 모습으로 촬영한다면 보람있을 것이다

1.다중노출

이번 월식은 달의 고도가 20도 전후여서 개기식 중의 붉은 달과 지상의 풍경을 넣어 찍을 수 있다.고정 촬영으로 월식이 진행되는 전 과정을 1컷의 필름에 연속해 촬영하면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지상의 경치를 넣은 연속 사진을 촬영하려면,35m필름용 카메라에 28mm나 24mm렌즈를 써서 가로구도로 찍으면 좋다.필름은 ISO100 컬러필름을 쓰면 좋다.달은 약 2분만에 자신의 지름만큼 하늘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촬영간격은 5-10분 정도면 적당하다.

2.확대촬영

망원경 직초점으로 식이 진행중인 달을 찍는 것은,보통 달 표면 촬영과 별로 다르지 않고,카메라 위 노출계에 지시되는 셔터 속도로 찍으면 된다.필름에 찍히는 달의 크기는 대체로 렌즈 초점거리의 약1/100이라고 생각하면 된다.필름상에 달의 크기가 10-15mm정도가 돼야 보기 좋으므로 망원경의 초점거리는 1천-1천5백mm이면 적당하다.실제 촬영에서는 대기의 투명도 등 감광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기준 값으로부터 앞뒤로 1단계씩 노출을 바꿔가며 촬영을 해두는 것이 좋다.처음으로 월식 촬영에 도전하는 사람은 슬라이드용 필름보다 노출이 부족하더라도 인화시에 어느 정도 보정이 가능한 네거티브 필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3.지구 그림자를 찍어보자

다중노출로 지구의 둥근 그림자 모습을 촬영하는 방법도 있다.이 경우 지구의 그림자도 공전하면서 하늘을 동에서 서쪽으로 이동해 가기 때문에,망원경이 반드시 태양시 모드로 움직여야만 그림자의 모습이 원형에 가깝게 찍힌다.다중노출이 가능한 카메라에 초점거리4백-6백mm렌즈,ISO400컬러필름을 넣고 3회 촬영하면 그림자의 윤곽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지구과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