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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탄이 장갑차를 뚫는 이유

충돌순간 발화돼 계속 진행

미군이 포격연습장인 매향리에서 우라늄 포탄을 사용해 주민들이 방사능에 노출될 염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방사능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왜 포탄에 우라늄이 사용되는 것일까. 최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지는 우라늄탄에 대한 물리학적이고 재료공학적인 원리를 보도했다.

자연상태의 우라늄 광석에는 방사능이 강한 우라늄235(0.72%)와 이보다 방사능이 약한 우라늄238(99.27%)이 혼합돼 있다(우라늄238이 붕괴해서 생긴 우라늄234도 극미량 존재한다).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기 위해 우라늄235의 농도를 높여 추출하고 남은 것이 감손우라늄(Depleted U: DU)이다. 감손우라늄은 납이나 수은처럼 해로운 중금속이지만 방사능은 그다지 높지 않다.

감손우라늄으로 대전차용 포탄을 만드는 이유는 ‘고 에너지 충돌’이라는 현상과 관계가 있다. 금속 물체가 음속의 5배로 충돌하면 금속은 유리처럼 깨져 부서진다. 따라서 포탄의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두꺼운 장갑차를 뚫는 능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속도가 빠르면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이 때문에 포탄도 으깨진다.

관통력을 높이려면 포탄의 힘을 가능한 한곳에 집중시켜야 한다. 그래서 포탄을 앞이 뾰족한 모양으로 만든다. 또한 포탄의 비중이 높을수록 동일한 크기일 때 포탄의 충격이 커진다. 감손우라늄은 비중이 납의 2배나 되므로 이에 적당하다. 감손우라늄 대신에 텅스텐을 대전차용 포탄에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텅스텐은 단단하고 비중이 높은 반면, 포탄이 장갑차에 부딪히면 앞이 버섯 모양으로 뭉툭하게 눌려버린다. 이에 비해 우라늄은 발화성이 있어 충돌 순간 연소되면서 날아가기 때문에 포탄이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보통의 금속 우라늄은 텅스텐만큼 단단하지 않다. 때문에 결정구조를 단단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티탄을 첨가해 냉각시킨다. 테니스 라켓에 사용되는 탄소강화섬유처럼 우라늄에 티탄을 섞으면 강도가 훨씬 강해지는 것이다. 또한 텅스텐은 매우 비싸지만 감손우라늄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싸다는 것도 감손우라늄탄을 쓰는 이유다.

한편에서는 감손우라늄 포탄의 장갑차 관통 능력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걸프전동안 어떤 탱크는 4번이나 감손우라늄탄에 명중됐지만 사상자가 없었으며, 장갑차가 관통된 12번의 타격에서도 90% 이상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매향리 사격장의 포탄 잔해에서 방사능을 측정하고 있다.

200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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