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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월식의 진행^히파르코스가 관측했던 상황을 그림으로 나타냈다.월식 때 달에 비친 지구의 그림자를 보고 달과 지구의 상대적 크기를 구할 수 있다.


수정처럼 투명한 구에 천체들이 박혀 있다고 생각하던 시대에 천체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하는 문제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거리이자 고민되는 문제였다. 그리스인들이 피타고라스 정리, 즉 직각삼각형의 기하학을 고안하기 전까지는 그 수수께끼를 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반달을 이용한 거리 계산

이러한 시대에 달까지의 거리를 재기 위한 첫걸음을 뗀 사람이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os, B.C 310-230)였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해와 반달이 하늘에 동시에 나타날 때(상현달은 정오를 넘긴 오후에 해와 함께 볼 수 있고, 하현달은 오전에 해와 함께 볼 수 있다) 달을 유심히 보자. 달이 빛나는 것은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보면 둥근 달의 반을 나누는 경계선과 수직 방향에 태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관측자가 지구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구와 달, 태양이 직각 삼각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아리스타르코스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동원해 거리를 계산할 수 있었다. 그는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로지를 때 지구와 달의 상대적인 크기를 알 수 있다고 보았다. 달과 지구 지름의 비율을 적용해 달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기하학적으로 계산해낼 수 있었다. 그의 계산 결과는 달까지의 거리가 지구 지름의 30배였다. 만일 에라코스테네스가 구한 지구 지름 1만2천8백km가 옳다면(지난달 과학동아 천문실험실 참조) 달은 지구로부터 38만4천km 떨어져 있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

고대로 돌아가 해와 달의 거리에 대한 정보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리스타르코스, 에라토스테네스가 계산했던 거리를 느낄 수 있을까? 아주 긴 사다리를 올리면 손으로 만져 볼 수 있을 듯한 둥근 보름달이지만 한시간에 7백km를 달리는 비행기로도 22일 넘게 걸리는 먼 곳에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명장 다이달로스는 날개를 가진 사람이 너무 높이 날아 올라가면 날개를 붙인 납이 해의 열로 녹아 버린다고 말했을 정도로 고대인들은 천체를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해와 달이 불과 수km 정도 높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에게는 아리스타르코스의 계산 결과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림2)태양과 달의 상대적 거리^낮에 상현달과 태양이 함께 보일때 달,지구,태양이 이루는 각도(x)를 재면 서로간의 거리비를 구할 수 있다.


별의 등급 나누기

어제 보았던 밤하늘이나 오늘 다시 나타나는 밤하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리저리 움직여 다니는 행성들을 빼곤 매일 밤 같은 모양의 별자리들이 떠오른다. 물론 계절에 따라 보이는 별자리가 바뀌지만 그 상대적인 모양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달 후 또는 일년 후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 한구석에서 갑자기 새로운 별이 나타난다.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가 파문을 일으키듯 새 별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변하지 않는 것으로 믿었던 밤하늘에서 갑작스런 별의 출현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Hipparchos, B.C190?-125?)는 별의 위치와 밝기가 정확히 기록된 목록이 있다면 하늘에서 일어난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기원전 150년 경에 로도스 섬에 천문대를 세우고 별을 꾸준히 관찰해 8백50여개 별의 위치와 밝기를 자세히 기록했다. 그는 맨눈으로 보이는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들을 1등성, 가장 희미하게 것을 6등성으로 하고, 그 사이의 별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었다.

맑은 시골 밤하늘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뿌려진 별을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히파르쿠스가 관찰한 8백50여개의 별이 적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보통의 시력을 가진 사람이 온 하늘을 통틀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1-2천여개에 지나지 않으며 히파르쿠스는 남반구의 별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숫자는 대부분의 별을 망라한 것이다.


(그림3)천체의 겉보기 밝기


태양은 -26등급

히파르코스 이후, 거의 2천년 동안 1등성이 2등성보다 얼마나 더 밝은 것인지 정량적으로 알지 못한 채, 그가 정한 등급을 사용해 왔다. 1865년 영국의 천문학자 포그슨은 처음으로 히파르코스가 만든 별의 등급을 정량화했다. 포그슨은 히파르코스가 정한 1등급의 별이 6등급의 별에 비해 평균적으로 1백배 밝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5등급의 차이가 1백배의 밝기를 가지므로 1등급 차이는 2.512배의 밝기 차이가 난다.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별의 등급이 더욱 정량화 되자, 히파르코스가 구분해놓은 별들도 서로 등급이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히파르코스 목록에서 1등급 스피카는 0.98등급으로 밝혀졌지만, 같은 1등급이었던 직녀별은 0.03등급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현대에는 별들의 등급을 정밀하게 분류하면서 0등급보다 밝은 별의 등급을 나타내기 위해 음수를 사용한다. 히파르코스 당시에는 당연히 1등급으로 분류됐던 시리우스는 -1.5등급으로 조정됐고, 금성은 -4.2, 보름달은 -12.5, 태양은 무려 -26등급으로 분류됐다.

히파르코스가 나눈 별의 등급은 우리가 보는 별의 겉보기 등급이다. 별까지의 거리는 모두 같지 않으므로 실제로 아주 밝은 별이라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어두운 별로 보인다. 즉 겉보기 등급으로는 별의 실제 밝기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런 필요에서 태어난 개념이 절대등급이다.

모든 별을 같은 거리에 놓았을 때 보이는 밝기가 바로 각 별의 절대등급이 된다. 절대등급의 기준 거리는 3.26광년이다. 마차부자리의 카펠라는 겉보기 등급이 0.08등급으로 시리우스보다 어둡지만 절대등급은 -0.1등급으로 1.3등급의 시리우스보다 밝다. 태양도 절대등급으로 보면 4.86등급의 아주 평범한 밝기를 지닌 별에 불과하다.

세차운동의 발견

히파르코스는 별의 목록을 만들면서 옛 사람들이 정리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남긴 천체관측 기록이나 바빌로니아인이 만든 행성 운행표 등이 그것이었다. 히파르코스는 자신이 직접 관찰한 별의 위치를 옛 기록과 비교하던 중 매우 흥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춘분점과 추분점의 위치가 조금씩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태양이 지나는 황도에 놓여있는 처녀자리의 1등성 스피카를 눈여겨보았는데, 히파르코스가 관찰한 결과는 추분점에서 6도 가량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1백70년 전의 기록을 보면 그 거리는 8도였다. 별끼리의 상대적인 거리나 전체적인 모양은 변화가 없는데 추분점은 왜 달라진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 미세한 차이를 모르고 있었지만 꼼꼼히 목록을 만들어 가던 히파르코스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였다.

자전하는 지구의 춘분,추분점이 바뀐다는 것은 자전축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했고,마찬가지로 지구 자전축의 북극점도 달라진다.지구의 자전축이 움직이는 이유는 태양과 달이 지구에 미치는 힘 때문이다.마치 팽이 돌리기를 할때 곧추서서 돌던 팽이가 도는 힘이 약해지면 지면에서 당기는 지구 중력의 힘을 받아 팽이의 회전축이 깔대기 모양을 만들며 비틀거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지구 자전축이 둥글게 도는 속도는 매우 느려 약 2만6천년마다 한바퀴씩 돈다.현재 지구의 자전축에 매우 가까이 있는 별은 북극성이다.하지만 앞으로 1만2천년이 지나면 하늘의 북극은 직녀별 부근이 된다.그 때가 되면 직녀별을 중심으로 하늘이 한 바퀴씩 돌고 있을 것이므로 별이 움직임이 지금과 사뭇 달라 보일 것이다.

해보기① 천체 크기 재기

각도를 잴 수 있는 간단한 도구를 만들면 지구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알고 있는 천체의 실제 지름이나 길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구하는 공식은L:2πDA/360
L:알고자 하는 천체의 지름이나 크기
D:지구와 천체 사이의 거리
A:각거리

간단한 이 공식을 이용해 달의 실제 지름을 구해 보면 L:2πDA/360=2π×384000×0.5×/360=약3350km이다.쌍안경이나 망원경을 써서 아주 작은 각도까지 어림할 수 있다면 달의 크기뿐만 아니라 지구와의 거리가 발표된 혜성 코마(중심핵)의 지름이나 성운,성단 등의 지름도 잴 수 있다.

해보기② 북극성은 진북이 아니다

북극성은 하늘의 북극에 가까이 있지만 실제로 진북은 아니다.때문에 우리는 잘 감지하지 못할 뿐 북극성도 하루 동안 원을 그리면서 북극 주위를 돈다.북극성이 움직인다는 것을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왼쪽 그림과 같은 가늠자를 만들어 땅에 고정시킨다.두 가늠자를 조정해 정확히 북극성을 향헤가 한 다음 한두 시간쯤 지난 뒤 다시 가늠자를 보자.북극성이 가늠자가 정렬된 곳에서 벗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보기③ 별 밝기 가늠하기

북극성이 있는 작은곰자리는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별자리이다.작은곰자리에는 2등급의 북극성에서부터 5등급까지 다양한 밝기의 일곱 별이 모여 있다.어느 별까지 보이는지 살펴보면 대략 몇 등급까지 볼 수 있는 하늘인지 알수 있다.같은 곳에서도 날씨에 따라 볼 수 있는 별의 등급은 달라질수 있다.만약 일곱 별이 모두 보였다면 밤하늘을 관측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도시에 사는 사람이 작은곰자리의 머리 쪽에서 두 번째 별(3.1등급)까지 보았다면 전체 하늘에 보이는 별은 1백50개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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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동훈 아마추어 천문가
  • 김자현 대장
  • 진행

    강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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