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뒤 실험을 거듭하다가 1895년 12월 22일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찍은 장면이다.사진에 등장하는 손의 주인공은 뢴트겐이 아닌 그의 부인이었다.이 사진을 통해 뢴트겐은 살아 있는 사람의 뼈를 X선을 통해 찍을 수 있다는 점을 처음 확인했다.
며칠후인 12월 28일 뢴트겐은 ‘새로운 종류의 광선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듬해 1월부터 X선에 대한 소식은 전세계 학계로 퍼져나갔고, 언론도 X선 발견을 대서특필하면서 뢴트겐은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그로부터 1백여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은 X선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있다. 물론 의사들이 몸에 걸치고 있는 안경이나 목걸이 같은 금속물은 벗어두게 하니까 뢴트겐의 부인처럼 반지를 끼고 찍지 못하겠지만.
X선이 알려졌을 때 X선의 효용성에 대해 주목한 집단은 바로 의사들이었다. 이 사진 덕택으로 X선을 통해 사람의 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사실 X선 발견은 ‘20세기 물리학의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이라고 할만큼 중요한 사건이었다. 뢴트겐의 발견에 자극돼 프랑스의 베크텔은 우라늄에서 최초로 방사선을 발견했다. 또한 X선 발견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음극선연구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1897년 영국의 톰슨은 음극선의 전하량과 질량의 비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음극선의 입자성(=빛의 입자성)이 강력하게 부각됐다.
음극선의 입자성 발견은 20세기에 상대성이론이 출현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고,이어 X선의 본성에 대한 논쟁과정에서 '빛이 파동이면서 입자라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는 새로운 인식도 나타났다.또한 방사선의 발견은 핵변환의 발견,핵분열의 발견으로 이어지면서 20세기는 핵에너지 시대로 진입했다.X선의 발견은 20세기 과학의 모습을 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