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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레이저포 개발

새로운 정보통신혁명 주도


'차세대' 반도체레이저 개발의 주역들. 가운데 앉은 이가 이용희 교수다.


‘오디오의 혁명’을 일으킨 CD(Compact Disk). 기존의 LP판보다 잡음이 없고 보관이 쉬우며 수명이 반영구적인 획기적인 제품이다. 한가닥의 광섬유를 이용해 최소한 1만회선의 통신이 가능해진 광통신. 종전의 구리선에서 문제가 됐던 잡음이 거의 제거됐고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모두 미래의 정보통신혁명을 주도하는 반도체레이저를 개발한 덕분에 가능해진 일들이다.

‘레이저’하면 흔히 영화나 소설에서 등장하는 살인광선총을 연상한다. 그러나 레이저가 사용되는 분야는 가전제품, 통신, 오락, 의료, 기계 공작 등 무궁무진하다. 바야흐로 21세기에는 ‘꿈의 빛’으로 불리는 레이저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한결같이 예상하고 있다.
레이저광과 일반적인 빛은 흔히 잘 훈련된 군인과 오합지졸에 비교된다. 레이저광은 잘 훈련된 군인이 조직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진다.

레이저광은 순수한 하나의 색깔만을 가졌다. 또 먼 거리를 진행해도 공간적으로 별로 퍼지지 않고 직진한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달로 레이저광을 보내면 지름이 수km 정도밖에 퍼지지 않는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레이저를 이용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있다.
또다른 특성은 공간의 아주 작은 지점에 빛에너지를 강력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레이저와 렌즈만을 사용해도 태양 표면에서의 빛의 세기 정도까지 강한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가 CD플레이어를 즐겨 사용하는 것이나 안과에서 레이저광을 이용해 정밀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레이저의 이런 특성 덕택이다.

‘입맛에 맞는’ 레이저광 대량 확보

그렇다면 반도체레이저란 무슨 말일까. 레이저의 기본적인 구성요건은 매질과 펌핑, 그리고 반사경이다. 매질에 에너지를 가하면(펌핑), 매질을 구성하는 물질은 높은 에너지 상태로 변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빛을 방출하며 원래 에너지 상태로 돌아간다. 이때 방출된 빛을 반사경을 통해 비약적으로 증폭시키면, 한가지 색깔을 갖춘 강렬한 레이저가 발생한다.

반도체레이저는 바로 매질이 반도체물질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펌핑을 위해 적당한 크기의 전류를 흘려준다. 온도나 압력, 전류, 자계 등에 의해 쉽게 변하는 반도체의 특징을 살렸기 때문에 다른 레이저에 비해 원하는 특성의 출력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의 이용희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레이저 개발에 한창이다. 컴퓨터에서 많은 반도체칩이 박혀있는 기판을 떠올려보자. 기존의 반도체레이저는 기판의 평면을 타고 레이저광을 발사시키는데 비유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차세대’ 반도체레이저는 기판 위에 촘촘히 박힌 칩들 각각으로부터 레이저광이 나오는 구조다. 매질의 부피가 아주 작아졌기 때문에 미소한 전류만 흘려도 레이저가 발생한다. 또 초대규모집적회로(VLSI)를 제조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을 통해 고밀도의 마이크로레이저 행렬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지름 10㎛(1㎛=${10}^{-6}$m)이 채 안되는 소형 레이저포가 다양한 크기로 무수히 밀집한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비용이 훨씬 절감되면서 ‘입맛에 맞는’ 레이저광을 손쉽게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장치다.

차세대 반도체레이저 개발에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얼마 안된다. 이교수는 이미 국제적인 전문저널에 발표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미세한 레이저를 만들어내는게 우리의 목표"라며 힘주어 말하는 이 교수의 표정에서 21세기에는 레이저의 생활화가 지금보다 질적·양적으로 클게 확대될 것임을 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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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최문갑 기자
  •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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