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 새턴V 대 N1
미국의 NASA는 케네디의 선언 이후 달여행에 필요한 거대한 로켓을 찾던 중 1957년부터 개발해오던 폰 브라운 그룹의 새턴로켓을 채택했다. 새턴V는 3단로켓으로 1단은 액체수소와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하는 5대의 F1엔진, 2단은 5대의 J2엔진, 3단은 1대의 J2엔진으로 구성돼 있었다. J2엔진은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엔진이었다. 새턴V의 3단 위쪽에 자리잡은 아폴로우주선을 합하면 전체길이는 1백11m로 지금까지 개발된 로켓 중 가장 길이가 길다. 발사시의 총무게는 2천9백41t, 전체무게의 90%는 추진제의 무게이다. 새턴로켓은 모두 32회 발사됐으며 한번의 실패도 없었다.
러시아는 1960년 초 코롤료프가 다목적용으로 연구하던 N1로켓을 유인 달로켓으로 재설계했다. 성능과 크기는 미국의 새턴V 로켓과 비슷. 러시아는 이 로켓으로 달경쟁에서 미국을 굴복시킴은 물론 지구궤도에 거대한 우주정거장을 올려놓으려 했다.
3단 로켓인 N1의 전체길이는 1백5m, 총무게는 2천7백88t. 30개의 NK33로켓으로 구성한 1단의 총추력은 4천6백20t. 5개의 F1로켓의 구성한 새턴V의 1단(총추력은 3천4백69t)보다 높았지만 엔진수가 너무 많아 효율이 떨어졌다. 2단에는 8개의 NK43엔진, 3단에는 4개의 NK31엔진을 사용했으며, 사용된 연료는 모두 액체산소와 케로신이다. 달을 향할 L3 우주선은 3단 위에 놓이게 된다. N1로켓/L3우주선의 구성은 새턴V로켓/아폴로우주선의 조합에 비해 훨씬 복잡했다. 더구나 N1은 4번의 발사에서 모두 폭발했다. 만약 N1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더라면 ‘레닌’이란 애칭을 붙일 예정이었다.
우주선 - 아폴로 대 소유즈 LOK
미국의 아폴로우주선은 사령선과 기계선으로 이뤄져 있다. 사령선은 3명의 우주비행사가 거주하는 생활공간이자 조종공간이다. 어지러운 조정계기판과 함께 음식저장고와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달에 가고 오는 8일 동안 먹고 자고 용변을 보는 이곳은 지구환경과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폴로는 원뿔 모양으로 높이 3.23m, 지름은 3.91m, 무게는 5.56t이다. 사령선의 선단에는 달착륙선과의 도킹부가 있다. 대기권 재돌입시에 우주선이 타지 않도록 밑면은 내열재로 덮여 있다. 아래쪽에 있는 기계선은 산소발생장치,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 차가운 물과 더운물을 만드는 도구 등을 갖추고 사령선에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준다. 또한 지구로 돌아올 때 사용할 로켓이 부착돼 있다. 기계선은 비행의 최종단계인 대기권 재돌입시에 사령선으로부터 분리되고, 사령선만 지구로 돌아온다.
러시아의 달궤도선은 소유즈LOK. LOK(Lunova Orbitalny Korably)는 러시아말로 달궤도선을 뜻한다. 아폴로우주선과 똑같이 생긴 소유즈LOK는 궤도모듈, 귀환모듈, 기계모듈 등의 3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소유즈가 가지고 있던 궤도모듈과 귀환모듈을 그대로 사용하고, 여기에 여분의 연료를 제공하는 기계모듈을 단 것이다. 소유즈와의 큰 차이는 태양전지판이 없이 연료전지만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앞쪽에 달착륙선과 도킹하기 위한 장비가 설치됐다는 점.
소유즈LOK는 3명이 탑승하는 아폴로와 달리 2명이 탄다. 이중 1명은 우주유영을 통해 도킹한 달착륙선으로 이동해가고, 나머지 1명은 달탐사가 끝날 때까지 소유즈LOK에서 대기하게 된다. 임무가 끝나면 귀환모듈만 대기권으로 들어오는데 낙하산과 역추진로켓을 이용해 러시아의 영토에 착륙한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 3번에 걸친 소유즈LOK 시험발사가 있었다. 러시아의 달계획 포기로 달여행의 꿈을 접은 소유즈는 지구궤도에 마련된 우주정거장에 사람을 나르는 페리선으로 사용됐다.
달 착륙선 - LEM 대 LK
미국의 달착륙선인 LEM(Lunar Excursion Module)은 2명의 우주비행사를 월면에 내렸다가 달궤도로 다시 귀환시키기 위한 우주선이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공기역학적인 고려가 필요 없어 실용 위주로 설계됐다. 거미처럼 생겼다고 해서 별명은 ‘거미’. 그러나 별명과 달리 아폴로11호 달착륙선의 애칭은 ‘독수리’다.
LEM은 상하 2단으로 구성돼 있다. 아래쪽의 하강단에는 네가닥의 다리가 붙어있고, 끝에 월면 착륙시에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완충장치가 있다. 또 역분사식 하강엔진이 있어서 착륙시에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쪽 상승단에는 거주공간과 각종 기기류가 들어서 있고, 중심부에는 상승용 엔진이 있다. 임무가 끝나고 나면 상승단만 분리해 사령선과 도킹한다.
달착륙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륙엔진인데, 만약 점화에 실패하면 우주비행사들은 죽고 만다. 따라서 접촉만 해도 쉽게 점화되는 연료를 사용했다. 그동안 6번의 월면 이륙이 있었는데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달착륙선인 LK(Lunova Korably)는 한사람만 타도록 설계됐다. 크기는 미국의 착륙선에 비해 반 정도, 무게도 3분 1밖에 되지 않는다. LK로 3일 정도 달에서 보낼 수 있다. 둥근 모양의 압력 선실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는 하강과 상승 중에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서있게 된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4개의 착륙다리가 붙어있는데, LK는 20도 정도의 경사에서도 안전하게 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착륙 직후 충격에 의해 다시 튀어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4개의 고체연료 로켓이 달표면에 착륙하자마자 점화된다. LK의 모형은 코스모스라는 비밀이름으로 1970-1년 사이에 3번이나 무인시험을 마쳤지만, 발사로켓의 실패로 사람을 태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우주복 - 미국우주복 대 황금매
달에서 인간이 활동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복이다. 우주복은 모든 생명유지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우주복의 뒤쪽에 붙은 간이 생명유지장비는 산소를 공급하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우주복 압력을 조정하고, 통신장비에 전력을 공급한다. 이 장비로 7시간 정도 달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30분 정도의 예비 산소가 있다.
미국의 달 우주복은 3겹의 내복과 서로 다른 종류의 천으로 만든 22겹을 두른 외복으로 돼 있어 극심한 달의 온도변화와 작은 유성의 충돌로부터 우주비행사를 보호해준다. 우주복은 기본적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지만 달에서 걷거나 뛰면서 암석수집과 관측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달 우주복은 각 우주비행사들의 체격에 맞춰 제작한 맞춤식으로 되어 있다. 무게는 무려 84kg이나 되는데 달에서는 14kg밖에 되지 않는다.
러시아의 달 우주복은 '황금매' (Kechet)라고 불리는데, 미국의 우주복과는 몇가지 점에서 다르다. 먼저 우주복의 등쪽에 붙은 생명유지장비는 출입구처럼 생겨 이곳을 통해 우주비행사가 우주복안으로 들어간다. 손과 다리는 움직일 수 있지만, 몸통은 굽힐 수 없다. 가슴 앞쪽에 붙은 조정패널은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 둘 수 있다. 신발은 유연한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다. 아폴로의 헬멧과 같이 황금매의 헬멧도 강력한 태양빛을 차단하기 위해 금으로 코팅돼있다. 황금매의 생명유지장비에도 산소공급장치와 우주복의 압력, 온도,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와 통신장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