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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Q&A 리포트 | 코로나 + 독감, ‘트윈데믹’ 올까?

◇ 보통난이도 | 코로나19 Q&A

 

 

‘윈터 이즈 커밍(Winter is coming)’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명대사처럼 두려운 겨울이 오고 있다. 춥고 건조한 환경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유리하다. 게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도 유행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폭풍전야 같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을 Q&A로 진단했다.

 

Q 백신 개발, 돌연변이가 최대 걸림돌일까? 
A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백신 있는 인플루엔자보다 돌연변이 적어”

 

9월 8일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이 부작용으로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는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 중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물질이다. 9월 12일 미국을 제외한 영국과 브라질에서 제한적으로 임상시험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백신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백신이 단기간 내 개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쳐왔다. 코로나19가 RNA바이러스라는 게 한 가지 이유였다. 일반적으로 RNA를 유전체로 가지는 바이러스는 DNA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유행시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돌연변이형을 S형, L형, G형, GH형, GR형, V형, 기타 등 7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초기에 유행한 바이러스는 L형이었지만, 현재는 S형, V형, GH형 등이 유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돌연변이는 전 세계에서 시시각각 보고되고 있다. 8월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해외에서 입국한 환자 일부에게서 3건의 미확인 돌연변이가 검출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현재 백신 개발의 최대 걸림돌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갈린다. 7월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경우 일반적인 RNA바이러스와 비교해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피데리코 조지 이탈리아 볼로냐대 약학 및 의공학과 교수팀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4만 8635개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유전체를 분석해 돌연변이의 빈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주요 돌연변이는 표본 당 평균 7.23개로 대표적인 RNA바이러스로 꼽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doi: 10.3389/fmicb.2020.01800

 


Q 재감염 가능할까? 
A “돌연변이와 중화항체가 변수”

 

8월 25일 홍콩대 연구팀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완치된 홍콩 국적의 환자가 8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다시 받게 된 사례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첫 번째 감염과 재감염 시 환자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유전자 23곳과 9개의 단백질, 아미노산 13군데에서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재감염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doi: 10.1093/cid/ciaa1275 


국내에서도 9월 21일 처음으로 재감염 의심사례가 보고됐다.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완치돼 퇴원한 환자가 일주일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다. 이전에도 국내에서 2회 이상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있었지만, 대부분 완치 후 환자에게 남아있던 바이러스 일부 유전체의 재활성 사례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번 재감염 의심사례에서는 1차 감염과 2차 감염이 각각 V형과 GH형, 서로 다른 돌연변이형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감염이 일어나는 이유로 돌연변이와 함께 중화항체의 짧은 수명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생물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중화해 세포를 방어하는 항체다. 원칙적으로는 한 번 감염되면 중화항체가 형성돼 재감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중화항체의 유지력이 짧은 경우 재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실제로 캐티 도오리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감염병학과 박사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의해 생성되는 중화항체의 유지 기간을 분석한 논문을 의학 분야 논문 초고 등록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7월 1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자 65명의 혈장에서 중화항체의 유지 기간을 분석한 결과, 증상 발현 후 60일까지 중화항체가 최대로 생성됨을 밝혔다. 또 증상이 심각한 환자일수록 중화항체가 오래 지속되나, 3개월 후부터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항체 생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doi: 10.1101/2020.07.09.20148429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현재까지 코로나19 재감염은 중화항체의 지속력에 의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라며 “재감염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례 분석과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재감염과 신종 돌연변이 감염 사례는 주로 해외 입국자들에게서 보고되고 있다. 사진은 9월 16일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과하는 모습이다.

 

Q 후유증은 중증 환자에서만 나타날까?
A “경증 환자도 다양한 후유증 겪어”

 

9월 21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약 3100만 명, 사망자는 약 96만 명에 달한다. 이를 치명률로 환산하면 약 3.1%로 2002년 유행한 사스(약 10%)와 2012년 유행한 메르스(약 20%)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협하는 것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의한 직접적인 폐 손상뿐만이 아니다. 후유증이 어마어마하다. 한 예로 부산 지역 47번 확진자로 알려진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는 3월 완치판정 이후 지금까지 기억력 감퇴와 가슴 통증 등 5개가 넘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코로나19의 후유증 사례는 해외에서도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리즈대 연구팀은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환자(중증 환자) 32명과 일반병동에서 퇴원한 환자(경증 및 증증도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4~8주간 후유증을 추적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의학 바이러스학 저널’ 7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추적 결과 50명의 환자가 호흡문제로 부작용을 앓고 있었으며 바이러스가 직접 침투하는 호흡기관뿐만 아니라 심혈관 기관과 소화기관 등에도 부작용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음식 섭취에 불편함을 느끼는 부작용은 중증 환자(6.3%)보다 경증 및 중등도 환자(14.7%)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 doi: 10.1002/jmv.26368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에 중증 환자의 후유증 사례를 연구한 결과가 많았던 것은 주요 임상연구 대상이 중증 환자였기 때문”이라며 “감염이 면역체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중증도와 관계없이 전신적인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Q 인플루엔자와 함께 ‘트윈데믹’ 올까? 
A “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  전파력 증가시켜”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둘 다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감염시키는 병이다. 따라서 고열, 기침 등 증상도 매우 유사하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환자가 방문했을 때 유전자 증폭 검사(PCR)를 하기 전까지는 어떤 바이러스가 원인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환자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모두 감염될 경우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더욱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메드아카이브 9월 9일자에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예측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단독으로 감염된 환자는 평균적으로 2명에게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전파하지만,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에 동시에 감염된 환자는 최대 5명에게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전파한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ACE2 수용체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첫 순서로 숙주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해 ACE2의 생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만약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걸린다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침투력은 급상승하게 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침을 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혔다. doi: 10.1101/2020.09.07.20189779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한다면 환자 관리 부담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백신을 적극적으로 접종해 트윈데믹을 막는 것이 코로나19의 확산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202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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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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