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에디슨은 전구만 개발한 것이 아니었다. 전구를 켜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 즉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 전력을 전달하는 송전·배전장치, 각종 소켓, 스위치, 퓨즈 등이 그물처럼 연결된, 거대한 ‘전력연결망’이 바로 에디슨이 개발한 발명품이다.
전구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각 가정마다 가스관을 연결해 가스등을 밝히는 ‘가스연결망’이 있었는데, 에디슨은 바로 이 가스연결망을 자신의 전력연결망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후 전력연결망은 전구만 위한 것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확장돼, 오늘날 우리의 생활은 ‘플러그-인’(전원 연결) 없이는 유지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런데 에디슨은 자신의 전력연결망의 송전과 배전에 1백10V의 직류를 썼다. 이 직류는 중간손실이 커서 발전소에서 3-4km떨어진 지역에 제대로 송전할 수가 없었다. 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조지 웨스팅하우스란 사업가는 전력공급사업에 뛰어들면서 직류방식 대신에 높은 전압의 교류송전방식을 채택했다. 그후 교류방식의 송전사업은 급속히 성장했다.
이에 에디슨은 큰 위협을 느낀다. 그리고는 교류방식은 매우 위험한 것이고, 자신의 직류방식이 안전하다는 선전을 대대적으로 펼쳐나간다. 그러한 선전활동의 한 예로, 자신의 연구소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개나 고양이를 고압의 교류전류로 태워죽이는 잔인한 실험을 행했다. 이로 인해 연구소 근처의 개와 고양이 숫자가 1/10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선전활동으로 가장 잔인했던 일은, 뉴욕주의 교도소에서 사형집행방식으로 기존의 교수형 대신 고압의 교류를 쓰는 '전기의자'를 채택하도록 로비를 벌인 것이다. '전기의자'는 예전에 에디슨이 직접 개발한 것인데, 에디슨은 결국 사형집행을 하는데 전기의자 방식을 채택하게끔했고, 이를 통해 더욱 대대적으로 교류가 위험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결국 에디슨의 이런 선전활동은 실패했고, 잘 알다시피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전류는 '교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