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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의 부싯돌 중성자


중수로를 사용하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는 1978년 4월 29일 가동된 고리 1호기다. 부산시 기장군에 세워진 이 원자력발전소는 58만7천kW의 전력을 생산하면서 원자력에너지시대를 개막했다. 그후 20여년 동안 우리나라에는 모두 1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섰으며, 전체 발전량의 약 41.7%( 9만GWh)를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는 어디든 커다란 돔만 있을 뿐 굴뚝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모양만 보면 이곳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인지 좀처럼 가늠할 수 없다. 석유나 석탄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화력발전소의 모습에 길들여진 까닭이다. 밤낮으로 연기를 뿜어대는 굴뚝이야말로 화력발전소의 전형이었다. 그렇다면 원자력에너지는 어떻게 얻고, 발전소 돔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뤄져 있다. 또한 원자는 여러 개의 중성자와 양성자로 구성된 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중성자로 원자의 핵을 때리면 핵이 분열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낸다.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변환공식(E=mc²)에 따라 생기는 에너지다. 이 원리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것이 바로 원자력에너지다

원자력에너지를 얻는 원자로 안에는 3개의 중요한 요소가 들어있다. 핵연료, 감속재, 제어봉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부싯돌로 중성자를 쓴다.

핵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은 스스로 핵분열을 일으키는 방사성원소이다. 그런데 중성자로 우라늄핵을 때리면 핵분열이 더욱 쉽게 일어난다. 또 핵분열과정에서 생겨난 중성자들이 남은 우라늄핵을 다시 때리기 때문에 연쇄반응에 의해 생기는 원자력에너지는 엄청나게 크다. 1g의 우라늄이 핵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3t의 석탄을 태울 때 얻는 에너지와 같다고 한다.

감속재의 역할은 중성자의 속도를 느리게 해 우라늄핵과 잘 부딪힐 수 있도록 하는 것. 중성자의 속도가 느려지면 우라늄핵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우라늄핵과 부딪힐 확률이 높아진다.

흔히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를 일컬어 ‘경수로’니 ‘중수로’니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것은 감속재로 사용하는 물의 종류가 경수(보통의 물)인지 중수인지에 따라 구분하는 말이다. 고리, 영광, 울진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경수로를,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중수로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우라늄핵과 중성자가 너무 활발하게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좋지 않다. 원자로가 과열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원자로 안에는 제어봉이 들어있다. 카드뮴으로 만든 제어봉은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 또 유사시에는 원자로 중심부에 떨어뜨려 핵반응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알고보면 원자력발전은 부싯돌로 사용하는 중성자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생명이다. 중성자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요소이면서, 전하를 띠지 않기 때문에 전하를 띤 원자핵 내부를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다. 핵분열은 중성자의 속도가 느릴수록, 그 수가 많을수록 잘 일어난다.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원자력발전의 노하우인 셈이다.

일단 핵분열에 의해 에너지를 얻게 되면 이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과정은 화력발전소와 같다. 물을 데워 증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면 전기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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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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