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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열기를 식히기엔 이제 밤은 너무 짧아져 있지만 시골의 밤하늘에는 어느새 은하수가 성큼 떠올라 있다. 은하수 동쪽 가장자리에는 우리은하의 역사를 말해주는 오래된 별들의 집단인 구상성단들이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이 숨어있는 별자리들을 찾아보자.


헤르쿨레스자리^직녀성과 왕관자리 알파별 겜마를 잇는 선 중간에 헤르쿨레스의 허리에 해당하는 사다리꼴 모양을 찾을 수 있다.


헤르쿨레스자리
Hercules

● 중심위치: 적경=17시 21분, 적위= 27.5도
●자정남중: 6월 21일
●크기: 1225도, 5위(하늘의 2.970%)
● 별 수: 85개

헤르쿨레스자리는 바다뱀, 처녀, 큰곰, 고래자리에 이어 5번째 큰 별자리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강하고 용감한 투사인 헤르쿨레스가 사자가죽을 두르고 몽둥이로 물뱀 히드라를 물리치는 모습이 하늘에 거꾸로 그려져 있다. 헤르쿨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헤라의 미움을 받아 많은 고통을 겪으며 12가지의 위험한 모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자, 바다뱀, 용, 게 등 헤르쿨레스와 연관된 별자리들이 탄생한다. 12가지 임무를 마친 그는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하고, 그를 의심한 아내의 실수로 스스로 불 속에 뛰어들어 최후를 맞는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가장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신화에서 만큼 별자리 헤르쿨레스는 화려하지 않다. 알파(α)별 라스알게티를 포함해 5개의 3등성과 더 어두운 별로 이루어져 찾기가 쉽지 않다. 단지 유명한 2개의 구상성단 M13과 M92가 이 별자리를 빛낸다. 구상성단은 약 10만개의 별들이 둥근 공모양으로 모여있는 성단이다. 성단에 속한 별들의 나이는 약 1백억년으로 매우 오래된 별들이다.

M13은 에드먼드 핼리가 1714년에 에타(η)별에서 제타(ζ)별 쪽 1/3 지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북쪽하늘에서 가장 밝은 구상성단이다. 알파별 라스알게티는 ‘무릎 꿇은 사람의 머리’라는 뜻을 가진 3.1-3.9등급으로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 여기에 5등성이 붙어 있는 이중성이다. 중국에선 이 별을 제좌성(帝坐星)으로 부르는데 하늘의 궁정, 천자의 자리를 상징하는 중요한 별로 여겼다.

땅꾼자리와 뱀자리
땅꾼자리
Ophiuchus

● 대략위치: 적경= 17시 20분, 적위= -8도
●자정남중: 6월 21일
●크기: 948도, 11위 (2.299 %)
● 별 수: 55개

땅꾼자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의 의사이자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우스의 모습으로 그려진 별자리다. 전갈자리의 북쪽, 은하수의 오른쪽에 넓게 펼쳐져 있다. 아스클레피우스는 아폴론의 아들로 케이론에게 의술과 약제술을 배워서 명의가 됐다. 게다가 여신 아테네로부터는 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는 힘을 가진 메두사의 피를 얻어서 많은 영웅들을 살렸다. 그러나 그가 오리온까지 살려내자 저승의 신 하데스가 아우인 제우스를 설득해 번개를 던져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이고 만다.

땅꾼자리는 밤하늘에서 구상성단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지역으로, 약 2백여 개로 추산되는 우리은하 전체 구상성단 가운데 24개가 모여 있다. 이 중 7개는 ‘메시에목록’ 속에 들어 있는 M9, M10, M12, M14, M19, M62, M107이다. 태양은 11월 29일부터 12월 18일까지 19일간 이 별자리의 남쪽을 통과하지만 황도 12궁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베타(β)별의 동쪽에 ‘바나드별’로 알려진 9.5등급의 적색왜성이 있다. 이별은 1년에 10.29초를 움직여 1백75년이면 보름달 크기만큼 이동하는 가장 큰 고유운동을 보여준다.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에 이어 지구에서 2번째로 가까운 별로 5.95광년 떨어져있다.

또 지금은 ‘케플러 별’로 알려진 초신성이 1604년 10월 9일에 땅꾼자리 테타(θ)별 부근에서 폭발했다. 당시 조선의 관상감학자들이 초신성 주위에 있던 화성, 목성, 토성과 비교해 초신성의 광도변화를 상세히 기록으로 남겨놓았는데 발견 3주 후에 -3등급 정도로 가장 밝았고 거의 1년이 지나서야 육안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뱀자리
Serpens

● 대략위치: 적경= 16시 55분, 적위= 5도
●자정남중: 뱀머리 5월 27일, 뱀꼬리 7월 4일
●크기: 637도, 23위 (1.544%)
● 별 수: 36개

뱀자리는 땅꾼자리의 양쪽으로 ‘뱀머리’(Serpens Caput)와 ‘뱀꼬리’(Serpens Cauda)로 나누어져 있는 별자리다. 그리스 신화에서 뱀자리의 뱀은 땅꾼자리의 주인공인 아스클레피오스가 약초연구로 명의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 때문에 뱀은 의학과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쪽에 있는 뱀머리 지역에는 구상성단과 은하들이 많이 몰려 있고, 동쪽 뱀꼬리 지역은 방패자리와 독수리자리 은하수에 이어져 있어 산개성단과 성운이 많다. 망원경으로 볼 만한 것은 머리부분에 있는 구상성단 M5와 꼬리 부분에 있는 발광성운 M16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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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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