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부의 숲에는 거대한 수백개의 원들이 보인다. 이들은 지름이 3백m에서 2km에 이르는 완전한 모양의 원들이며 하늘에서 봐야 확인된다. 이 원들이 UFO의 흔적이라는 설과 중심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뻗어나간 거대 곰팡이의 감염이라는 설이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이론이 등장했다. 지구표면 아래쪽에 존재하는 거대한 자연전지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
수천개에 이르는 이 원들은 온타니로주의 니피곤 호수와 퀘백주의 마나가미까지 뻗어 있고, 세인트 로렌스 강의 어귀에 있는 안티코스티 섬에는 떼지어 있다. 하늘에서 보면 원 바깥쪽에 있는 나무들의 밀도는 빽빽한데 원 내부의 밀도는 낮다. 원 안쪽 벌판은 바깥쪽보다 1-2m 정도 낮다.
곰팡이설은 한 지점에서 균류에 의한 감염이 시작돼 원모양으로 주변부에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숲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원 내부의 나무들이 가장자리의 것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곰팡이에 감염됐다면 다시 자란 나무들은 중심에 있는 것이 가장 나이가 많아야 한다.
새로이 등장한 이론은 온타리오 지질학 연구소의 지질화학자 스튜어트 해밀턴이 제기한 것으로 지구 내부의 전기화학적 과정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토양 내에서의 전하는 금속에서와 같이 자유전자의 형태가 아니라 이온의 형태다. 원 내부에 있는 음전하를 띤 철과 같은 광물질들이 그들을 둘러싼 양전하를 띠고 있는 탄산염 토양입자들과 반응한다. 반응이 진행되면서 철이 산화해 토양을 부식시키는 산성상태가 되고, 용해가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지반이 함몰되고 서로 다른 식생대가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해밀턴은 이 현상이 식초를 베이킹소다(중탄산나트륨)에 부었을 때 베이킹소다가 사라지는 것에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