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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을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는 원형 캡슐의 전자현미경 사진.

막 하면 뭔가 거른다는 느낌도 있지만 뭔가 보호한다는 느낌도 강하다. 이런 의미에서 근래 등장한 캡슐요구르트는 후자에 가깝다. 요구르트를 먹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유산균에 의한 정장효과다. 하지만 요구르트를 먹었을 때 유산균들은 혹독한 시련을 거쳐야한다. 그것은 바로 위산.

유산균들이 강산의 바다인 위 속을 통과해 장까지 살아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 일반 요구르트 내의 유산균이 장속까지 생존해 갈 수 있는 양은 처음 양의 50%에 불과하다. 물론 생존한 50%에 해당하는 유산균 양은 1백50mL의 요구르트 중에 7백50억 마리나 되므로 적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신 요구르트에 포함된 유산균의 대부분이 대장에 많이 전달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따라서 유산균에게 장속까지 살아서 갈 수 있는 보호막을 입혀놓은 것이 캡슐 요구르트다. 그렇다고 모든 유산균을 캡슐로 싸는 것은 아니다. 요구르트 내부에는 캡슐에 싸인 유산균보다 더 많은 유산균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캡슐막은 무엇으로 이뤄졌기에 유산균을 보호하는 것일까. 막이 두꺼워 위산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다. 유산균을 보호하는 막은 지방으로 이뤄진 얇은 막이다. 위에서 지방이 소화되지 않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위를 무사히 통과한 캡슐은 십이지장과 췌장을 지난다. 이 때 나오는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에 의해 분해되면서 소장을 통과하고 대장으로 넘어가 안전하게 제역할을 한다.

유산균을 보호하는 지방막은 전체 크기가 10-40μm정도이고, 막의 두께는 1μm 이하다. 즉 우리가 혀로 막을 느끼기는 어려운 두께다. 물론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1.5mm 두께의 막에 유산균을 포함시킨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요구르트 1백50mL안에 2백개 이상의 캡슐이 들어있고, 1개의 캡슐 안에는 2백만 마리 이상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캡슐이라고 해서 내부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캡슐 내부는 카스텔라 같아서 중간에 기포들이 있는데, 여기에 유산균들이 자리하고 있다. 또 유산균들의 먹이인 분유도 포함돼 있다.

이렇듯 캡슐 요구르트의 막이 외부 조건에 따라 분해되는 특성을 이용한 것임에 반해 약물 패취에 쓰이는 막은 시간에 따라 서서히 분해되는 막을 쓴다. 이는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일정한 시간동안 꾸준히 투여 받아야 할 때 이용된다. 즉 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분해되면서 약물도 일정한 양을 계속 방출한다. 이러한 생각은 미래의 약물 개발에 막이 유용하게 이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암세포 치료 약은 암세포를 죽일 뿐 아니라 다른 세포에도 치명적인 효과가 있다. 따라서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약을 만들기 원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캡슐로 쓰이는 막이다. 광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캡슐로 항암제를 싸서 몸 속으로 집어넣는다. 이 캡슐은 빛에 의해서만 반응하므로 암세포 부위에 빛을 비춰주면 암세포에만 약물을 투여한 효과를 나타낸다. 물론 지금은 실현불가능한 일이지만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본다.

1999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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