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에는 흰뺨검둥오리, 버들치, 참붕어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올 1월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이곳에는 49과 1백75종의 식물과 1백24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 이는 1997년 9월 공원을 조성했을 때 36과 1백6종의 식물과 52종의 동물이 있었던 것에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사람과 야생동식물들이 공존하는 도시가 바로 생태공원이다. 생태공원이 발달한 곳은 영국. 1950년대의 런던은 스모그로 낮과 밤을 구별할 수 없는 도시였다. 자동차들은 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켰고, 경찰은 방독면을 썼다고 한다. 런던 시민에게는 숨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생태공원. 지금은 런던에 1977년 처음으로 만들어진 윌리엄 커티스 생태공원을 비롯해 7개의 생태공원이 있다.
생태공원은 시멘트와 아스팔트만 보고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자연의 색깔과 향기를 전해준다. 또 어른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일깨워주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자연학습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생태공원은 절름발이 도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도시는 스스로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고, 소비하되 그 부산물인 쓰레기를 처리하지도 못한다. 야생동물 몇마리가 날아와 앉는 생태공원이 있다고 해서 도시의 어두운 측면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미래도시가 바로 생태산업공원(Eco-Industrial Park)이다.
무방류시스템을 만드는 환경공학이 핵심
지금까지의 도시는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왔다. 그러나 생태산업공원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을 이용해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집집마다 태양전지를 이용해 가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학교, 건물, 스포츠센터 등과 같은 대형 시설들은 커다란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어 자신뿐 아니라 외부에도 에너지를 공급한다.
생태산업공원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무방류센터(Zero Emission Center). 이곳에서는 도시에서 나오는 각종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다. 사실 생태산업공원의 생명은 이곳에 있다. 공장, 쇼핑센터, 가정 등에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폐기물과 폐수를 처리해 무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재생용품, 깨끗한 공업용수, 비료, 에너지 등이 만들어진다. 결국 생태산업공원의 완성은 그 안의 자원을 순환시켜주는 무방류센터의 건설에 달려 있다.
환경공학은 생태산업공원을 숨쉬게 하는 무방류센터를 연구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아름다운 환경을 만드는 일이고, 심각하게 말하면 인류의 생존을 책임지는 곳이다. 환경친화적인 재료를 만드는 일, 제품의 생산에서 폐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일, 폐기물을 재생하는 일 등은 모두 환경공학의 몫이다.
KAIST 토목공학과 환경공학연구실은 1984년부터 신항식 교수를 중심으로 첨단 환경공학기술을 연구해왔다. 1993년에는 정부에서 주도한 G7 환경공학분야 연구과제의 기획과정에 참여했으며, 1994년에는 ‘맑은물 연구센터’를 설립해 한국과학재단 장려연구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7-98년에는 시화호 수질관리대책을 세웠다. 지금까지 환경공학연구실은 20여명의 박사와 30여명의 석사를 배출했으며, 현재 11명이 박사과정을, 4명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