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유럽과 미국에서는 과학 발전을 등에 업은 제2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었다. 증기기관, 방적기와 같이 기술자들의 발명품에 의해 주도됐던 18세기 말의 제1차 산업혁명과는 양상이 달랐다. 제2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는 물리학의 전자기학과 열역학 원리들이 반영된 전동기, 발전소, 냉장고 등이었다.
전기가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에 전기발생장치가 발명된 후부터다. 18세기에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라이덴병, 피뢰침, 볼타전지 등이 발명됐다. 그러나 전기가 산업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로 앙페르(1775-1836) 법칙을 이용해 전자석이 발명되고, 패러데이(1791-1867)의 전자기유도법칙을 이용해 발전기들이 개발됐다. 이 결과 전신기술, 전기도금법, 전동기, 발전기, 전기차, 전구,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 등이 쏟아져 나왔다. 이때 최고의 스타는 1천3백여개의 특허를 냈던 발명왕 에디슨(1847-1931)이었다.
19세기 물리학은 원자나 분자 단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거의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상당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런데 해결하지 않은 숙제가 하나 있었다. 그토록 많이 이용하고 있는 전기의 본질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19세기 중엽부터 물리학자들은 전기의 본질을 밝혀내기 위해 크룩스관으로 진공방전을 연구하고 있었다. 크룩스 방전관은 내부 기체의 압력을 대기압의 1천분의 1 혹은 1만분의 1로 낮춘 다음 유리관 양쪽 끝에 쇠로 만든 전극을 끼워 만든 것이다. 이 전극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전극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 파란색 광선이 흐른다. 신기하기 짝이 없는 현상이었다. 이때 음극에서 방출되는 전기를 띤 입자를 음극선이라고 불렀다.
1897년 영국의 J. J. 톰슨은 음극선의 방향과 수직으로 전압을 걸어 음극선이 휘어지는 방향을 알아내 이 입자가 음(-)의 전기를 띤다는 사실과, 입자의 전하량과 질량의 비를 알아냈다. 이로써 처음으로 전기의 본질인 전자의 존재가 드러났다. 톰슨은 이 공로로 190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과학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그들은 원자는 더 이상 쪼갤수 없는 가장 작은 물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X선 베크렐선 전자 등이 발견된 것이다. 외부로부터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는데 어떻게 강한 에너지를 가진 방사선이 나올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원자 내부에 뭔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됐다. X선은 원자의 본질에 대한 의문에 불을 당긴 셈이다. 그래서 과학사학자들은 X선 발견을 현대물리학의 출발점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