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미국 뇌졸중으로 1천억달러 손실

세계적인 뇌 신경전문가 최원규 박사

 

고등과학원 생물분과위원장을 맡기로 한 최원규박사.


미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사이언스’의 심사위원은 92명이다. 이들을 출신국으로 분류해보면 미국이 58명(63%)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영국 9명, 일본 8명, 독일 5명 순이다. 모두 13개 나라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 과학자는 없다. 그러나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한국인 2세 한명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워싱턴대 의과대학 신경과 주임교수로 있는 최원규박사(미국 이름은 데니스 W. 최)다.

최박사는 지난 4월 26일 한국을 방문했다. 몇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번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고등과학원 생물분과위원장을 맡기로 한 까닭이다. 최박사의 전공은 뇌신경 연구. 특히 뇌졸중과 치매와 같은 뇌 손상의 메커니즘과 치료 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이다. 만약 한국인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는다면 최박사일 것이라고 명효철박사(고등과학원 원장 직무대리)는 말한다. 최박사가 현재 이끄는 워싱턴대 의과대학 신경과는 과학논문색인(SCI)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박사와의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뇌졸중(중풍)과 치매(특히 알츠하이머병)가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 95년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3만6천여명으로 1만7천여명에 이르는 교통사고를 제치고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3위쯤 된다. 미국은 매년 뇌졸중으로 1천억달러의 경제적인 손실을 입는다.” 뇌졸중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정부는 매년 1억4천만달러를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고 최박사는 말했다. 즉 손실액의 1천분의 1을 투자하는 셈이다. 치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3백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단순한 순위 비교지만 동양에서 뇌졸중이 더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박사는 그 원인을 음식습관에서 찾는다. “동양인(한국인)들은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먹기 때문에 뇌졸중에 잘 걸린다. 미국인에게는 아이스크림이 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연구는 많이 돼 있지만, 한국인에 대한 연구는 거의 된 바가 없기 때문에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최박사는 뇌졸중과 치매가 선천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아직까지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90년부터 뇌졸중과 치매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전문연구소만도 15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고등과학원과 협력해 한국의 뇌신경 연구에 일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박사는 한국인 2세로 1953년 미국 미시건주에서 출생했다.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와 약리학박사가 된 후,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스탠포드대 교수를 지냈고 1991년부터 워싱턴대 석좌교수를 역임해 왔다. 또 미국신경과학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1992년 웨이크맨상, 1994년 콘데상, 1997년 호암상을 받았다.

“어릴 적의 꿈은 전기공학자였다. 그런데 하버드대에 들어가 우연히 생물학 강의를 듣게 됐다. 그때 인체의 메커니즘을 전기공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매료됐다.” 최박사는 뇌신경 연구에 빠지게 된 동기를 말하면서 뇌과학은 종합학문임을 설명했다.
 

199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 진로 추천

  • 의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