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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에 술만큼 좋은게 또 있나?"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좋기 때문이지"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술을 왜 마시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다. 이 말들을 보면 술이 우리 생활에서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술에 만취한 30대 승객이 지하철 역사 밖에서 싸늘하게 식은 채 발견됐다" "평소 술에 취하면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러 온 A씨는 아내의 고소로 안방 출입이 금지되는 임시 조치를 받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97년 한해동안 음주운전으로 1천4명이 숨졌고 3만6천23명이 부상했다" 이러한 뉴스들은 술의 역기능또한 대단함을 보여준다.

알코올 음료를 먹기 시작한 역사는 기원전 3천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로 현재까지알코올의 소비는 증가돼 왔으며 알코올 음료의 종류도 매우 다양화됐다. 하지만 알코올이 사용되는 이유는 한결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기분과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런 이유를 들며 사람들은 오늘도 자연스럽게 술을 권한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알코올 복용이 약물 복용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분과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실 알코올은 중추신경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의 일종이다. 즉 알코올은 진정제로 작용해 두뇌 중추의 억제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로부터 나타나는 반응이 긴장과 억제가 감소되면서 사교적이고 즐거운 기분이 드는 것. 물론 적은 양의 알코올을 먹었을 때, 아주 단시간에만 일어나는 일이다. 먹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지면 인간의 반사기능과 복잡한 사고과정은 방해를 받는다. 또 다량의 알코올은 고통을 둔화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현대의 마취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환자에게 독주를 먹이고 수술한 경우도 있다.

무​알코올 음료로 취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음의 경우 문제가 되겠지만 술을 적당히 먹었을 때는 긴장이 풀어지게 돼 어느 정도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알코올을 먹으면 불안이 감소되며, 성감이 증가하고, 어느 정도 공격성이 증가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이런 반응들은 알코올 자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알코올을 먹으면 이런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에게 알코올을 준다고 말해놓고 사실상 알코올 맛이 나지만 알코올이 없는 음료를 줬다. 그랬더니 대상자들은 실제로 알코올을 마신 사람들과 같이 덜 불안해 했고, 성적으로 흥분했으며, 공격적이 됐다. 즉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실 알코올에 관한 잘못된 상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알코올이 성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 것이다. 알코올을 마신 후 정신적 억제가 풀리면 일시적으로 성욕이 증가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지만 실제로는 성기관에 나쁜 영향을 줘 성감을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코올이 사회 활동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스트레스가 많고, 알코올의 부정적 효과가 적다고 믿을수록 술마시는 횟수가 증가한다. 습관적인 음주나 이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은 심리사회적인 요인들에 의해 영향받는다. 심리적인 스트레스, 알코올에 대한 기대, 그리고 사회적인 요인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알코올 일 수 없다는 사실을...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과 같은 제천의식에서부터 쓰였다는 술이 '백약지장(百藥之長)' 또는 '광약(狂藥)'으로 불리우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술을 어느 정도 마시고 어떻게 행동하는 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도전은 "술은 즐겁게 마시돼 함부로 하지 않으며, 엄히 하되 어른과 소원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술을 즐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기억해 둬야 할 말이다.

1999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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