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RIT BRITE RACE등 유럽 각국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95년까지 IBCN과 HDTV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정보가 힘이라는 단계를 넘어서, 국가경쟁력을 재는 하나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 글에서는 향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방향과 유럽이 이에 대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살펴본다.
과거에는 통신이라는 것이 인간과 인간간의 정보 유통을 위한 방법으로 발전돼 왔으나, 최근 컴퓨터기술 및 자동화기술이 발달되면서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 사이의 정보 유통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정보전달 능력을 제공하는 통신기술과 정보저장 및 처리 능력의 컴퓨터 기술이 합쳐지면서 소위 정보통신이라는 분야가 창출되었고, 이것이 21세기 산업사회를 특징짓는 기본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 정보통신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원활한 정보유통에 의한 경제활동지원 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활동의 기반이며, 사회문화적인 측면으로 볼 때는 물질중심에서 인간중심의 정보가치를 중시하는 사회로 진화하는데 있어서 필수도구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방향을 요약하면, 유선 무선 위성통신망을 하나의 통신망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이를 바탕으로 음성데이터 영상 입체영상 형태의 복합정보를 자연어 등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얻고 전달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지금까지 독립적으로 발전해온 정보전달 기능을 위한 통신망과 정보처리를 위한 컴퓨터, 그리고 정보 입출력을 위한 단말기가 단순한 연계의 수준을 벗어나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어야 하며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정보통신 투자가 전체의 39%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유럽에서는 정보통신 기술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것은 세계시장의 블럭화 추세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세계는 북미경제권 유럽경제권 동남아경제권으로 블럭화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경제에만 국한된 경향이 아니고 사회문화적인 측면, 심지어는 기술교류, 표준화작업, 정보통신체계 구축계획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통신표준화 작업의 경우를 보더라도, 각 권역별로 제시된 표준안들을 바탕으로 세계 표준안이 작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유럽에서는 정보통신 분야를 EC통합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고 80년대 초반부터 공동연구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공동 연구개발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간 정보 기술개발의 위한 ESPRIT(European Strategic Program for Research in Infomation Technology)프로젝트, 기초산업 기술 확보를 위한 BRITE(Basic Research in Industrial Technologies for Europe) 프로젝트, 그리고 통신기술 개발을 위한 RACE(R&D in Advanced Communication Technology in Europe)프로젝트가 추진되어 왔다. 이와 함께 87년 유럽단일의 정서(Single European Act, SEA)가 채택되면서 많은 예산이 뒷받침되어 보다 활발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제3차 연구개발프로그램(1990~1994)의 경우 그 예산 규모가 57억 ECU(유럽통화)이며 여기에는 유럽 모든 나라의 연구기관과 학계가 참여하고 있다.
제3차 연구개발프로그램의 주요 목표는 유럽 산업의 경쟁력 제고, 표준화, 산업간의 기술협력, 경제사회적 융합촉진, 전문인력양성, 환경 보호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실용화 관련 기술분야에 50%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여 미국 및 일본에 대한 기술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과, 정보통신 기술 분야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8.9%일 정도로 정보통신 기술개발에 대한 전략적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95년까지 통합광대역통신망(IBCN) 구축
유럽의 정보통신기술 개발 목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95년까지 유럽전역에 걸쳐 통합 광대역 통신망(Intergrated Broadband Communication Network, IBCN)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광대역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와 연계하여 BRITE에서는 신소재, EUREKA에서는 반도체 및 고선명TV(HDTV)기술개발을 하고 ESPRIT에서는 필요한 정보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유럽에서 목표로 하고 연구개발 중인 IBCN이란 이동통신망 개인통신망 광대역종합정보통신망(B-ISDN) 등을 하나의 통신망 형태로 묶어서 통신망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음성 화상 데이터의 복합 정보를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통신망을 말한다.
IBCN에서는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이 정보전달망의 기본이 된다.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은 ATM셀(Asynchronous Transfer Mode cell)이라는 일정한 크기의 정보전송 단위로 비동기식 방식을 취하므로, 데이터 음성 화상 등의 통합정보를 모두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간에는 동기/비동기 정보전달을 가능케 한다. 고속 대용량 정보전달을 가능하게 해주는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을 자유자재로 제어하여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지능망(Intelligent Network, IN) 기술이라 하는데, 이는 마치 신체의 신경과 같은 신호망을 통하여 컴퓨터에 저장된 서비스제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게 되며, IBCN의 두뇌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IBCN에서는 무선통신망을 유니버설 이동통신시스템(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 System, UMTS)이라는 통합된 형태의 이동통신망으로 발전시키려 하는데, UMTS는 이동통신망 개인통신망 무선호출망 위성체 이동통신망을 단계적으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게 된다.
이러한 고도의 유선/무선 통신망 및 제어기능을 바탕으로 개인 위주의 통신 서비스를 실현케 되는데 이를 유니버설 개인통신(Universal Personal Telecommunication, UPT)서비스라고 한다. 과거에는 통신시스템의 특징에 맞추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개인 위주의 정보통신서비스에서는 사용자에 맞추어 서비스가 정의되고 그에 따라 정보통신망이 갖추어지게 된다.
주요 목표일정을 보면 95년까지 IBCN 및 HDTV 기술을 개발하고, 97년에 일반가정까지 광섬유케이블 설치를 확대하고, 2005년부터 2010년에 IBCN 통신망 가입자를 50% 수준까지 도달케 한다는 것이다.
RACE프로젝트에는 81개 세부 프로젝트가 선정되어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요소기술 분야로는 통합 광대역통신시스템 기술,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 기술, 근거리통신망 접속기술, 광통신기술, 복합단말 기술 등의 IBCN 통신망기술 분야, 유니버설개인통신 분야, 통신망관리 분야, 정보보안기술 분야, 고도통신서비스기술 분야, 그리고 구현된 시스템이 정의된 규격에 맞는가를 시험할 수 있는 시험기술 분야 등이 있다.
유럽을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어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럽에서는 90년대 통합광대역통신망기술 개발 및 고도정보통신서비스를 개발하여 2000년대에 전 유럽을 하나의 정보통신 시스템으로 묶음으로써, 미국 일본에 대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 문화적으로 유럽을 완전 통합해 나갈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기술 개발은 다분히 경제블럭화되어 폐쇄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2000년대에 기술 선진국이 되고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종합화해 가면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출 수 있는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