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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하늘은 빛나는 별들로 어디에서나 총총하다. 1등성만 10여개에 가까운 화려한 밤하늘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희미하게 빛나는 별들은 찾아 나서는 사람에게만 모습을 드러낸다. 항상 눈부신 별자리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초겨울 남쪽 별자리들을 찾아보자.


에리다누스자리^●중심위치 적경 3h 15m, 적위 -29˚ ●자정 남중일 11월10일 ●보이는 별 수 79개(5.49 등급까지) 왼쪽에 토끼자리와 비둘기 자리도 보인다.
 

1 에리다누스 자리

오리온자리와 큰개자리가 자리잡기 전까지 초겨울 남쪽 하늘은 밝은 별이 없어 적막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 때에도 오리온자리 리겔 위에 있는 3등성 베타(β)별에서 시작해 3-4등성의 별들이 뱀처럼 꾸불꾸불하게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에리다누스자리가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신화에서 에리다누스는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이 떨어져 죽은 이탈리아 북부의 큰 강으로 알려져 있다. 파에톤은 아버지의 두 바퀴 태양마차를 지상에 너무 가까이 몰아 아프리카대륙에 사하라사막을 만들고, 사람들을 흑인으로 만들었다. 이에 다른 신들의 항의로 번개에 맞아 에리다누스강에 떨어져 죽는다. 아폴론은 아들이 빠진 강을 하늘로 올려달라고 제우스에게 부탁했고, 이에 에리다누스강은 별자리가 됐다.

알파(α)별 아케르나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지평선 바로 아래에 있어서 볼 수 없다. 0.46등급의 1등성으로 ‘강의 끝’을 의미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강의 끝을 현재 3등성으로 보이는 세타(θ)별 아카마르라고 했지만, 후에 지금의 아케르나르로 연장됐다. 당시에는 아카마르를 1등성으로 기록하고 있다.

동양 별자리에서도 에리다누스자리는 3-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을 뿐 모양은 거의 같다. 베타별 부분은 물과 샘을 관장한다는 별자리 옥정(玉井), 감마(γ)별에서 타우(τ)별까지 옆으로 누운 큰 항아리 모양을 한 16개 별은 새와 화초를 기르는 천자의 뒷뜰(天苑), 웁실론(υ)에서 카파(κ)에 이르는 남북으로 뻗은 14개 별들은 과일과 채소를 심어 가꾸는 천자의 텃밭(天園)으로 불리어왔다.


토끼자리^●중심 위치 적경 5h 31m, 적위 -19˚ ●자정 남중일 12월14일 ●보이는 별 수:28개
 

2 토끼자리

고대에 오리온의 의자로 그려졌던 토끼자리는 오리온의 바로 남쪽에 있어 찾기가 쉽다. 3등급인 알파별 아르네브와 베타별 니할, 2개의 4등성이 이루는 작은 사변형이 토끼보다 오히려 작은 간이 의자를 연상시킨다. 오리온이 산토끼 사냥을 좋아했기 때문에 오리온의 발 아래에 산토끼자리가 생겼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토끼가 독수리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독수리자리의 반대편에 토끼자리가 만들어 졌다고도 한다. 베타별 니할은 아라비아어로 ‘갈증을 풀고 있는 낙타’를 뜻하는데, 중동지방에서는 이 별자리를 강가에서 물을 마시는 4마리의 낙타로 보았다. 베타별 아래에 있는 M79는 우리은하 중심의 반대편에 있는 작은 구상성단으로 겨울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구상성단이기도 하다.


비둘기 자리와 조각칼자리^●중심 위치 적경 5h 45m, 적위 -35˚ ●자정 남중일 12월18일 ●보이는 별 수 24개 조각칼 자리 ●중심 위치 적경 4h 30m, 적위 -38˚ ●자정 남중일 12월1일 ●보이는 별 수 4개
 

3 비둘기자리와 조각칼자리

비둘기자리

비둘기자리는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가 별자리로 된 유일한 경우로 16세기 네덜란드의 신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페트루스 플란치우스가 토끼와 큰개의 바로 아래에 만든 별자리이다. 구약성서의 노아가 비가 멈춘 뒤 마른땅을 찾기 위해 방주에서 날려보낸 비둘기가 올리브 잎사귀를 물고 돌아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3등급의 알파별, 베타별과 눈에 잘 띄지 않는 서너개의 4-5등급 별들이 보인다.

조각칼자리
에리다누스자리 남쪽과 비둘기자리 사이에 끼어있는 조각칼자리는 우리 나라에서 보더라도 별자리 전체가 보이지만 남쪽 지평선에 가깝고 희미한 5등성 별 4개로 이루어져 거의 잊혀져 있다. 프랑스 천문학자 라카유가 1751년 남아프리카 희망봉에 머물며 남쪽 하늘을 조사해서 만든 14개의 별자리 중 하나다. 조각칼과 에리다누스 사이에 보이는 4등급 별은 갈릴레이가 발명한 진자시계를 기념해 라카유가 이름 붙인 시계자리 알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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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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