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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새벽 사자자리 별똥 축제

시간당 1천여개 비처럼 쏟아질듯

 

템펠-터틀 혜성


흔히 별똥별이라 불리는 유성은 우주 공간을 떠돌던 먼지티끌들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후, 공기와의 마찰에 의해 타버리면서 밤하늘에 멋진 빛줄기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아마도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 천문현상중 지표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다. 유성 중에는 매일 밤 예고 없이 산발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유성우(流星雨)라 해 매년 특정시기에 집중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다. 유성우는 그 대부분이 혜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그 원인을 제공한 혜성을 특별히 ‘모(母)혜성’이라고 부른다.

템펠-터틀 혜성의 잔해

이달 18일 새벽, 우리 나라에서는 사자자리를 중심으로 많은 유성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사자자리 유성우를 보게 된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약 33년을 주기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템펠-터틀 혜성을 모혜성으로 한다. 혜성이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혜성의 핵을 이루고 있던 물질들이 증발해 많은 양의 암석과 먼지티끌들이 혜성이 지나간 궤도에 남게 된다. 바로 이곳을 지구가 공전해 지나게 되면 부스러기들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밝은 빛의 꼬리를 만들어내는 유성우가 되는 것이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매년 11월 17일, 18일을 전후해 발생하며 평균적으로 시간당 10개 정도의 유성이 떨어지는 그다지 눈에 띄는 유성우는 아니다. 하지만 모혜성인 템펠-터틀 혜성이 한번씩 지나가게 되는 33년마다, 아주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 대유성우가 된다. 역사적으로 지난 회기였던 1966년에는 한시간 동안 무려 15만개 정도의 유성이 떨어졌다. 또한 1883년 미국에서는 1시간에 약 5만에서 15만개의 사자자리 유성우가 관찰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500-1600년대에 관찰된 사자자리 유성우에 대한 기록이 전해오고 있다.

콩알만한 티끌이 거대한 빛줄기로

추수를 끝낸 들녘에 어둠이 밀려오면 가을 밤하늘에 하나 둘 별빛이 깨어나고 갑자기 별똥별이 하늘을 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빛줄기가 있는 동안에 소원을 빌면 성취된다고 해 소망을 빌어보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고 시간이 너무 짧아 늘 놓쳐버리고 아쉬워하는 게 유성이다.
평소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유성의 수는 얼마나 될까? 만약 밤하늘이 깨끗한 곳에서, 달이 밝지 않은 시기라면 매일 밤 한시간에 3-4개의 유성을 볼 수 있다. 20여분만에 하나씩 떨어지는 셈이니 하나를 놓쳤다면 다음 유성까지 조금 기다리면 된다. 천문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전 지구적으로 하루 동안 떨어지는 유성의 수는 약 25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유성의 근원이 되는 유성체들은 대부분은 1g보다 작은 질량으로 콩알보다 작은 크기이다. 이렇게 작은 부스러기가 아름다운 빛줄기를 보여 줄 수 있는 이유는 아주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보통 유성체의 속도는 10 -70km/초의 엄청난 속도다. 유성은 지상 1백30km 지역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해 지상 80km 근처에서 다 타 없어진다. 만약 유성체의 크기가 탁구공 정도로 크다면 사람의 그림자가 보일 정도로 밤하늘이 밝아지는 아주 밝은 유성(화구)이 된다. 또 축구공보다 큰 유성체가 대기권에 진입하면 타다 남은 유성이 지표면까지 도달해 운석이 된다.

사자자리 유성우의 경우 모혜성의 움직임에 따른 부스러기들의 이동방향이 지구의 공전방향과 반대여서 보통의 경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다. 속도는 약 71km/초. 이는 유성우들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이번 유성우는 대기권 진입시 더 밝고 인상적인 빛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빛줄기의 색깔이 청색이나 녹색 계열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성이 지구 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들에 부딪치면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위성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유성우가 인공위성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94년도에는 유성과의 충돌을 우려해 우주왕복선의 발사계획이 연기된 적도 있다. 현재 NASA에서는 사자자리 유성우를 피해 우주선과 인공위성의 발사계획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벽에 펼쳐질 우주쇼

유성우 관측에는 저녁보다 새벽하늘이 좋다. 지구상에서 관측자가 있는 지역이 지구공전 방향의 뒤쪽에 있게 되는 자정 이전에는 지구의 공전 속도(초속 30km)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유성체만이 지구로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떨어지는 유성의 수가 적고 속도도 느려 최대 속도가 12km/초 정도밖에 안된다. 속도가 느리면 대기와의 마찰이 약해 그만큼 유성이 화려한 빛을 연출할 수 없다.

하지만 자정이 지나면 관측자가 있는 지역이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지구 공전 방향 앞쪽으로 오게 된다. 당연히 앞쪽은 유성체 속을 헤집고 나아가는 곳이므로 많은 수의 유성들이 지표면을 향해 돌진한다. 뿐만 아니라 속도도 매우 빨라 속도가 최대 72km/초에 이르기도 한다. 그만큼 대기와의 마찰이 심해 화려한 불꽃놀이 같은 유성우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사자자리 유성우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극대 시간은 언제일까? 천문학자들은 18일 새벽 3시에서 6시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극대시간이 짧고 정확히 언제 극대에 이를지 예측하기 어려워 이러한 예상도 정확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17일 밤 자정 이후 관측 준비를 완료하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 과연 얼마나 많은 유성이 떨어질지는 천문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략 시간당 1천개 이상의 유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의 근거로는 지구의 공전궤도와 부스러기 궤도 중심과의 거리가 지난 1966년(시간당 15만개)이나 1833년(시간당 5만-15만개)의 경우에 비해 3배에서 6배 정도 더 떨어져 있는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성우의 예측은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유성이 떨어질지는 그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국이 관측의 적지

다행히도 이번 유성우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지역은 극동아시아로 중국, 한국 지역이다. 달이 밝으면 유성우 관찰에 방해가 되는데, 천우신조로 이날은 달도 그믐에 가까워 관측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날의 기상조건이 큰 변수다. 구름이 뒤덮인 하늘에서는 유성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화려한 유성들의 쇼가 다가오고 있고, 관측에 가장 좋은 위치인 우리나라에서 이를 온전히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수의 유성이 떨어지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 유성 하나 하나가 먼 옛날에 태어난 혜성의 어느 부스러기가 태양계 공간의 방랑을 끝내고 지구의 품안으로 오면서 마지막 아름다운 빛줄기를 선사하는 것이므로.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

극대기 5월 7일, 핼리 혜성의 잔해, 주기 76년

5월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유성우이다. 이 유성우는 4월 21일에서 5월 12일까지 볼 수 있지만 최대 절정기는 5월 6∼7일 경이다. 5월 3일 경에는 수없이 떨어지는 희미한 유성들을 쌍안경으로 관측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으로 관측하기에 적당한 밝기의 유성들은 5월 6일경에 많이 떨어지는데, 5월 9∼11일 경에는 밝은 화구를 가진 유성을 관측할 수 있다.

물병자리 델타 유성우

극대기 7월 28일, 모혜성은 알려지지 않음.

물병자리 델타 유성우는 활동 기간이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7월 15일부터 9월초까지 두달 동안 띄엄띄엄 떨어지지만 그 절정기는 7월 28일 근처 약 1주일 정도이다. 복사점은 물병자리의 델타별 근처로 밤 8시경 동쪽에서 떠오르기 시작해서 새벽 2시경 거의 천정에 이른다. 대부분의 유성들은 자정 이후에 떨어지는데, 새벽 3시까지 그 양이 급속도로 증가해 시간당 평균 27개의 유성들이 떨어진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극대기 8월 12일, 스위프트-터틀 혜성의 잔해, 주기 1백5년

여름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7월 25일경에 시작되는데, 매일 떨어지는 개수가 증가하며, 8월 둘째 주가 되면 극대기를 맞는다. 시간당 평균 1백여개의 유성들이 별들 사이를 채찍질하듯 후리고 지나가는데, 달이 밝은 밤일지라도 시간당 40-50개 정도의 밝은 유성들을 관측할 수 있다. 이들 유성들은 노란 색조를 띠면서 꼬리 같은 긴 궤적을 남기기도 하고, 또 어떤 것들은 떨어지는 중간에 폭발하면서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장관을 보인다.

용자리 감마 유성우

극대기 10월 9일, 쟈코비니-진너 혜성의 잔해, 주기 7년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3-4일 동안 많이 떨어지는데, 특히 지구가 유성체군의 중심을 지나갈 때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유성들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모혜성인 쟈코비니-진너 혜성이 지구 궤도에 가깝게 지나간 직후에는 훨씬 많은 유성체들이 생기는데, 이 때가 바로 유성우를 볼 수 있는 가장 적기다. 한 예로 1933년에는 시간당 3만개나 되는 유성들이 비처럼 쏟아졌다고 한다. 또한 1946년에는 시간당 1천개가 떨어졌는데, 그 15일 전에 이 혜성이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이 유성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떨어지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지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가서 관측을 시작해야 한다. 발을 북쪽으로 가게 하면서 누운 뒤 눈은 똑바로 천정을 쳐다보는 자세가 적당하다. 극대기가 되는 시간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부지런한 관측자만이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오리온자리 유성우

극대기 10월 20일, 핼리 혜성의 잔해, 주기 76년

가을이 깊어 가는 10월 중순 크리스탈과 같이 맑고 청명한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유성우다. 이 유성우는 10월 2일 경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11월 7일까지 계속되며 시간당 30개의 유성들이 떨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성들이 희미하고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세심한 관측자들만이 제대로 볼 수 있다. 대신 유성들은 매우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어 관심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

극대기 12월 14일, 소행성 파에돈의 잔해, 주기 1.4년

12월 겨울이 깊어 가면 신화 속에서 의좋은 형제로 등장하는 쌍둥이자리에 복사점을 갖는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가장 인상적이고 주목할 만한 유성우이다. 이 유성우를 이루는 유성체들은 다른 유성우들과는 달리 지구궤도에 가깝게 스쳐 지나가는 ‘파에돈’라는 소행성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정을 지나면서 시간당 60개 이상의 유성이 떨어진다.

복사점을 중심으로 색깔도 관측

좀 더 많은 유성을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불빛이 없는 캄캄한 곳으로 가는 게 유성관측의 제일 중요한 요건이다. 하늘이 밝으면 희미한 유성을 볼 수 없으므로 가로등, 자동차 전조등, 밝은 손전등 등은 되도록 피하도록 한다. 그리고 사방이 확 트여서 가능한 넓은 하늘을 볼 수 있는 장소를 택한다. 장소가 정해지면 돗자리를 깔고 눕거나 슬리핑백 속에 들어가 누워 편안한 자세를 취한 다음 하늘을 살펴본다. 보는 시야를 정하지 말고 하늘의 이곳저곳을 감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평선 부근보다는 고도가 50도 이상 되는 높은 하늘이 적당하다. 만약 밝은 불빛 아래 있다가 왔다면 눈이 어둠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15분 정도 기다려 주면 좀 더 희미한 유성까지 관측할 수 있다.

밤이 깊어지고 자정을 넘기면 좀 더 많은 유성을 볼 수 있다. 유성우의 경우 복사점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그 근방을 바라보고 있도록 한다. 시간당 수천개씩 떨어진다고 예보된 유성우라 할 지라도 밤새 그렇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극대시간에 그 정도의 유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므로, 예정 시간에 잘 맞추어 관측하면 더 많은 유성을 관측할 수 있다. 추위에 대비해 두꺼운 옷이나 담요, 따뜻한 음료나 차를 준비한다. 어둠 속에서 대자연의 화려한 불꽃잔치를 함께 나눌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더 없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유성 관측은 이렇듯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순간적으로 밝은 빛을 내는 유성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밤하늘과 충분히 친해질 수 있지만 매 시간당 몇 개의 유성이 떨어지는지 세어보는 것도 유성관측의 재미를 더해준다. 또 각각의 유성은 저마다 다른 색깔의 빛을 내므로 이들을 비교해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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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동훈
  • 김지현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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