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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는 타물자원과는 달리 제반 오염물질에 오염된 후에는 이들 오염물질이 지하수계 내에서 매우 서서히 움직이므로 희석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들 오염물질은 반영구적으로 지하수계 내에 잔존하게 된다.

지하수란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지표면 하부의 포화대 내에 부존돼 있는 천연의 물로서 유일하게 재충전될 수 있는 지하자원이기 때문에 이를 잘 관리만 하면 영원히 재생, 사용 가능한 자원이다. 그동안 인구증가, 도시화 및 산업의 발달,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용수의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손쉬운 지표수의 개발에 의존해온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표수만으로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게 되면서 점차 지하수의 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하수오염 몰이해한 상태

지하수는 상수도가 보급되지 아니한 지역에서 음용수로서 그리고 농촌에서는 관개용수로서 널리 이용돼 왔으나 최근에 이르러 지하수가 공업용수로써 이용되는 양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자원총량의 약 6% 정도가 지하수로 충당되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수자원총량의 20-30% 정도를 지하수로 충당하고 있다.

지하수의 충당을 위해 지하수의 개발에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양질의 지하수 공급을 위해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지하수에 대한 의존도가 극히 낮았기 때문에 지하수의 특징이나 그 오염에 관해서는 거의 몰이해한 상태였다. 따라서 지하수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연구가 불충분했고, 특히 지하수오염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하수는 타물자원과는 달리 제반 오염물질에 의해 오염된 후에는 이들 오염물질이 지하수계 내에서 매우 서서히 움직이므로 희석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들 오염물질은 반영구적으로 지하수계 내에 잔존하게 된다.

지하수는 그 흐름을 육안으로 발견하는 것이 적당치 않아서 흐름의 방향과 속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또 지하수 오염은 오염물질의 침입을 예상치 못할 정도로 내부적으로 진행되므로 오염현장을 포착하는 것이 곤란하다. 지하수의 흐름은 일반적으로 느리고 오염대책을 실시하더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등의 이유로 지하수 오염의 설명은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지하수 오염물질의 침입경로는 (표 1)과 같이 표시할 수 있다.

지하수는 여러 원인에 의해 오염될 수 있다. 오염의 위해성은 특정의 지점 또는 행위에 위해 생성되는 오염물질의 유해성 및 양, 당해지점 하부에 있는 물질의 특성 그리고 그 지역의 지질학적 수문학적 조건 등에 의해 죄우된다. 예컨대 불투과성의 진흙 두께가 1백m 가량인 지점 상부에 설치된 매립지는 진흙층의 하부에 있는 대수층에는 별다른 오염의 위험을 주지 않는다. 이에 반해 지하수와는 엷은 두께의 투과성 물질로만 차단된 곳에 위치한 매립지는 심히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은 때로는 그 구간한계가 불분명하지만 일반적으로 크게 세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가장 명백하고 양적으로도 중요한 지하수오염의 형태는 정화조, 다양한 종류의 처리용 및 주입용 취수정을 통해 폐수를 지하로 배출하는 것이다.

둘째, 지상 또는 지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폐기물의 저장·매립지로부터의 침출액이다. 여기에는 도시·산업폐기물의 매립, 연못이나 습지 그리고 슬러지의 토지에의 이용이 포함된다.

셋째, 의식적인 폐기물처리로부터 야기되지 않는 지하수오염이다. 여기에는 석유, 천연가스의 개발, 광산채굴, 농경, 누수되는 하수도시설 및 지표상의 유출수 등이 포함된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지하수오염

지하수는 자연적으로 오염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체로 지하수오염은 지하수 메커니즘에 대한 무지나 각종 폐기물의 비과학적인 입지선정, 처분방식이나 규제, 일부 기업의 부도덕성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또 지하수는 지표로 흘러나와 하천수의 일부를 이루기 때문에 오염과 직결돼 있다.

선진국의 경우 '3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로 인해 '60년대에 이르러 오염된 물과 공기 때문에 심각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그 부산물로 '80년대부터 새로이 몸살을 앓고 있는 분야가 바로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다고 소홀히 다루었던 지하수의 오염문제다. 미국의 경우 오염된 지하수와 토양을 조사, 처리하는데 매년 6천억달러 정도를 투자하고 서독과 네덜란드도 연간 20억달러씩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지하수에 소홀했던 것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경우 환경처에서 ''93년 지하수수질 개황조사'를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전국의 지하수를 공단지역 도시지역 농촌지역 등 오염 특성에 따라 구분해 Cd, TCE, 질산성질소 등 12개항목으로 나누어 7백74지점에 대해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전체조사 지점중 17% 정도가 지하수 환경기준을 초과했으며 수질조사결과는 (표 2)와 같다.

도시지역 농촌지역의 경우 지하수 수질중 질산성질소(N03-N)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정화조 가정하수 축산폐기물 쓰레기 등에 의한 오염영향과 취수정의 위생관리 부실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단지역의 지하수는 질산성질소는 물론 금속세정제로 많이 사용하는 TCE(Trichloroethylene) 등에 의해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유해물질 초과지점 (4.4%)은 공단지역을 제외하고는 오염원 지역별로 뚜렷한 구분이 없이 고루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오염원 지역보다 특정시설의 입지나 시설의 관리상태 여하게 따라서 국지적으로 지하수 오염이 유발되고 있고 오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하수오염 방지대책

오염물질로부터 지하수를 원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간편한 접근 방법은 지하수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활동을 사전에 인지해 규제할 수 있는 방법 즉, 지하수를 과학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법률화하는 것이다. 지하수오염은 광범하고 복잡한 문제로서 사람의 건강과 자연환경에 대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하수오염은 다음 세대의 환경문제로서의 특징을 가지며,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의 방지를 위한 대책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하수오염의 방지를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이고 국민적 협조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의 실정에서 바람직한 지하수오염 방지대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하수오염 방지를 위한 명문규정을 설정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하수오염에 대한 인식제고의 효과와 함께 방지대책에 대한 시책의 근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지하수 오염방지를 위한 법령에 ▶ 지하수 수질오염이나 수원고갈, 주변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지하수보전구역 지정관리 ▶ 지하수 수질기준설정 및 수질기준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 ▶ 지하수 수질에 대한 상시측정 ▶ 지하수 취수정에 대한 시설기준 및 지하수 오염방지를 위한 시설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에 대한 조치 명령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확한 지하수의 현황파악을 통한 정보관리에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하수의 관측, 지하수의 이용과 오염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정보화해 오염의 예측과 예방을 시행해야 한다.

셋째, 지하수질기준의 설정이 필요하다. 현재 지하수의 수질은 음용수에 준하고 있으나 이용목적에 따라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 수질기준이 곧 지하수 보전의 목표인 동시에 규제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넷째, 지하수는 환경변화에 대한 반응이 비교적 느리고 일단 훼손되거나 오염이 진행되면 그 회복이 어려우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하수의 변화, 지하수오염원의 추적기법 및 오염물질 변화 등을 예측할 관리기법의 개발에 힘써야 한다.

지하수는 일반적으로 수질이 양호한 것으로 인식되고 직접 음용하는 기회가 많아 지하수 수질의 보전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한번 오염되면 회복이 곤란하고 또한 오염에 대한 메커니즘이 복잡하다. 이를 위해 지하수 수질조사체계를 확립하고 계속적인 지하수오염 실태파악으로 지하수오염이 미연에 방지되도록 지하수질 관리방향의 종합적 대책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