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캐나다의 남서부 사스카체완에서 길이 43cm, 높이 12cm, 두께 15cm의 엄청나게 큰 공룡의 배설물 화석이 발견됐다. 이를 연구해온 과학자들은 최근 이 배설물 화석이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것보다 두배나 크다는 데 주목하고 이 배설물이 티라노사우루스가 남긴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렉스)가 먹이를 그냥 꿀꺽 삼킨 것이 아니라 뼈를 씹어 먹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왜냐하면 회색빛을 띤 이 배설물 덩어리들이 잡아먹힌 것으로 보이는 어린 공룡의 부서진 뼈조각과 함께 널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메릴랜드 대학의 공룡 전문가인 토마스 홀츠 2세는 지금까지 T-렉스나 그의 사촌들이 먹이를 삼키기 전에 뼈를 씹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육식공룡이라 하더라도 뼈는 먹지 않고 살만 발라먹었거나 혹은 뼈까지 통째로 삼켰을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T-렉스가 씹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그 근거로 이 공룡의 윗니와 아랫니가 만나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스탠포드 대학의 그레고리 에릭슨은 이 발견을 보고 T-렉스가 이빨로 뼈를 으깼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공룡의 배설물 화석이 발견됐으나 확실하게 공룡의 생태와 관련지어진 것은 거의 없었다. 이번의 연구가 주목받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