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돌아온 은수저
녹슨 은수저를 알루미늄 포일의 전자를 이용해 되살리자. 마카로니에 이산화탄소 낙하산을 달아 물 위에 띄워보자. 마법의 손가락으로 파우더의 바다를 갈라보자.
은수저는 쉽게 녹이 생겨 자주 닦아줘야한다. 이 때문에 주로 스테인레스 제품을 사용한다. 그러나 아직도 가정에서는 은수저 한두벌쯤은 간직하고 있다. 또한 반지나 목걸이 같은 장식용품에는 은이 자주 사용된다. 이때 거무스름하게 생기는 녹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보통은 이 녹을 치약이나 연마제로 닦아내지만,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은도 함께 닳아 없어지게 되므로 최선책은 아니다. 녹은 녹슨 은이 변해서 된 것이기 때문에 녹을 닦으면 은도 함께 사라진다. 이제 은을 보존하면서 거무스름한 녹을 다시 반짝반짝 빛나는 은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 준비물
녹이 슨 은제품, 소다(탄산수소나트륨), 알루미늄 포일, 냄비, 젓가락, 가스렌지.
■ 실험방법
1. 녹이 슨 은제품을 2개 구한다.
2. 녹이 슨 은제품을 물로 깨끗이 씻고, 녹이 생긴 범위를 자세히 봐둔다.
3. 냄비에 물을 담고 소다를 7-8티스푼 정도 넣는다.
4. 불을 켜서 물이 끓지 않을 정도로만 덥힌다.
5. 냄비 바닥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아준다.
6. 녹이 슨 은제품을 하나는 그대로 놔두고 다른 하나는 소다수가 있는 알루미늄 포일 위에 놓는다.
7. 물이 거의 끓을 정도로 가열한다.
8. 짐시 후 은제품을 꺼내 흐르는 물에 씻는다.
9. 그대로 놔둔 것과 비교해본다.
■ 왜 그럴까?
은에 생기는 검은 녹은 은이 산소, 황화수고와 반응해 만들어진 황화은이다. 이 황화수소 기체에는 달걀이 썩을 때 발생하는데 그 냄새가 매우 고약한 몸에 해로운 기체이다. 석탄이 탈 때도 발생하기 때문에 연탄을 주로 사용하는 집에 있는 은제품이 쉽게 녹스는 이유가 된다.
4Ag(은) + 2H₂S(황화수소) + O₂(산소)->;2Ag₂S(황화은) + 2H₂O(물)
달걀찜 속에 넣은 은이 녹스는 이유도 노른자 속에 들어있는 황화물이 은과 반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녹슨 은이 실험을 통해서 다시 깨끗하게 돌아오는 이유는 알루미늄과 은 사이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산화·환원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AI(알루미늄) + 3Ag₂S(황화은) + 6H₂O(물) ->; 6Ag(은)+2Al³+(알루미늄이온) + 6OH-(수산화이온) + 3H₂S(황화수소)
알루미늄이 황화은과 접촉하면 알루미늄은 녹으면서 전자가 황화은쪽으로 이동해 은이 환원된다. 황화은에 있는 은은 전자가 모자란 이온(Ag+) 상태이기 때문에 알루미늄으로부터 전자를 받으면 금속은이 될 수 있다. 녹슨 은이 본래의 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알루미늄이 은보다 전자를 쉽게 내놓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다를 넣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루미늄 포일 표면에는 얇은 산화알루미늄 막이 있어서 순수한 알루미늄이 드러나게 하려면 그 피막을 벗겨야 하기 때문에 소다를 넣어준다. 은의 녹이 벗겨지는 반응이 진행되면 조금이나마 황화수소 기체가 발생하므로 달걀 썩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 때 직접 기체를 들이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은 광택제나 치약에는 연마제가 들어 있어서 황화은을 벗겨내는 방법으로 녹을 제거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황화은 자체를 깎아 내는 것이라서 은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 실험의 핵심은 산화된 은을 환원시킴으로써 은의 손실없이 녹을 제거하는 것.
신과람박사의 실험파일
1. 녹이 슨 은제품을 구하기 어려우면 깨끗한 은제품을 달걀찜에 넣어 녹이 슬게 할 수 있다. 은이 가짜면 녹슬지 않는다.
2. 지나치게 오래되었더나 녹이 많이 슨 경우에는 소다를 좀더 넣어보거나 여러 번 반복해야 완전히 녹을 제거할 수 있다.
3. 소다는 미리 냄비에 넣고 따뜻하게 해주면 거의 녹아 투명하게 된다. 하지만 물이 끓으면 열분해돼 기포가 생기면서 뿌옇게 되므로 주의한다.
4. 알루미늄으로 만든 냄비가 있으면 알루미늄 포일을 깔지 않아도 된다. 단 사용한 알루미늄 냄비는 빨리 닦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식이 진행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5. 알루미늄과 은은 반드시 접촉해야 한다.
6. 소다는 뽑기할 때 넣는 것으로 정식 화학물질명은 탄산수소나트륨(NaHCO₃)이다.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할 경우, 물이 뿌옇게 돼서 녹이 사라지는 과정을 보기가 어렵다. 베이킹파우더 속에는 소다가 약 30%정도 들어있다.
7. 소다를 넣지않고 실험을 할 경우에는 포일의 산화막이 벗겨지지 않아서 녹이 제거되지 않는다.
8. 소다 대신 소금을 사용해도 된다. 알루미늄 포일을 소금물에 적셔 녹슨 은제품을 싸 두고 나중에 포일을 풀어보면 녹이 많이 없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소금물이 전해질 용액으로 작용해 알루미늄의 전자가 은으로 이동하면서 환원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9. 오래동안 실험을 한 후에 알루미늄 포일을 꺼내보면 부식이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 오르락 내리락 마카로니
영구운동을 하는 기관을 본적이 있는가. 여기 컵 속의 마카로니는 가만히 놔둬도 끝없이 오르락내리락 운동을 한다. 무슨 힘으로 혼자 오르락내리락 움직일까.
■ 준비물
길고 투명한 유리잔, 수저, 물, 소다, 식초, 마카로니.
■ 실험방법
1. 유리잔에 물을 4/5정도 채운다.
2. 소다를 두스푼쯤 넣는다.
3. 마카로니를 한 움큼 집어넣는다.
4. 식초를 부어준다.
5. 마카로니의 표면과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한다.
6. 아무것도 넣지 않은 물에 마카로니를 넣어 비교해본다.
■ 왜 그럴까?
소다와 식초를 반응시키면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된다. 그 이유는 기체가 발생했기 때문인데, 그 기체가 바로 이산화탄소이다.
NaHCO₃(소다)+CH₃COOH(식초)->;CH₂COONa(아세트산나트륨) + H₂O(물) + CO₂(이산화탄소)
마카로니는 물보다 밀도가 크기 때문에 집어넣으면 컵 바닥에 가라앉는다. 하지만 식초와 소다가 반응해 생기는 이산화탄소가 마카로니 표면에 달라붙으면 물보다 밀도가 작아진다. 부피가 커져 부력이 커진 마카로니는 위로 올라갔다가, 물 표면에서 기포가 공기중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다시 가라앉는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마카로니는 오르락내리락 운동을 계속한다. 소다가 식초와 완전히 다 반응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사라질 때까지 마카로니의 운동은 계속된다.
신과람 박사의 실험 파일
1. 식초를 컵 가득히 부으면 넘쳐 오르기 쉽다. 내부의 변화를 보면서 식초의 양을 조절해준다. 거품이 한바탕 일어나면 내부에서 기포가 조금씩 솟아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마카로니가 오르락내리락하기 시작한다. 식초를 넣은 뒤 3-5분쯤 지난 후부터 결과를 볼 수 있는데 약 1시간 정도는 관찰할 수 있다.
2. 마카로니는 부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스파게티 국수를 사용해도 되는데, 이 때 국수는 잘라서 넣어야 한다.
3. 비슷한 실험을 사이다와 작은 포도알로도 할 수 있다. 사이다와 물을 2:1 정도로 섞어서 컵에 담은 뒤 포도알을 살짝 넣는다. 잠시 후 포도알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포도알 대신 나프탈렌을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나프탈렌은 몸에 좋지 않으니 가능하면 포도알을 쓰는 것이 좋다. 사이다에 녹이 있는 이산화탄소가 다 없어질 때까지 계속되기때문에 한나절 정도는 포도알의 운동을 볼 수 있다.
3. 마법의 손가락
물 위에 베이비 파우더를 쏟으면 신기하게도 파우더는 가라앉지 않고 물위에 떠 있다. 어떻게 하면 파우더와 물을 만나게 할 수 있을까.
■ 준비물
넙적한 유리그릇, 베이비 파우더(또는 후춧가루), 식기세제, 손가락.
■ 실험방법
1. 넙적한 쟁반에 물을 담는다.
2. 베이비파우더를 물위에 뿌린다.
3. 손가락으로 눌러서 파우더를 가라앉혀 본다. 여러 사람이 시도해 봐도 결과는 같다.
4. 이번에는 식기 세제를 조금 묻혀준 손가락으로 파우더 바다를 가른다.
■ 왜 그럴까?
물보다 밀도가 큰 베이비 파우더나 후춧가루가 물 위에 뜨는 이유는 물의 표면장력 때문이다. 표면장력이란 액체 분자들이 표면적을 최소화하려는 힘을 말하는데, 물은 표면장력이 매우 크다. 물이 쟁반에 담겨 있을 때는 표면의 물분자들이 옆과 아래방향으로 잡아당겨지고 있어 다른 물질이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표면장력을 줄이려면 물분자들 간의 결합을 약화시키면 되는데 그 방법이 물과 친한 식기세제는 넣어주는것. 식기세제 분자는 물분자들의 사이로 들어가서 물분자간의 인력을 약화시켜 표면장력을 낮춘다. 그 결과 떠 있던 물분자는 물밑으로 가라앉는다.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넘어가게 되는 표면장력을 느낄 수 있는 현상이다. 자연에서 소금쟁이처럼 가벼운 곤충들이 물의 표면장력 때문에 물위를 걸어다닐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둘 만하다.
신과람박사의 실험파일
1. 학교에서는 황가루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노란색의 황가루가 눈에 잘 보이기 때문이다. 황가루의 밀도는 물의 2.7배 정도이다.
2. 먼저 다른 사람에게 가라앉혀 볼 것을 요구한 다음, 시범을 보이면 더욱 재미있다. 물론 세제의 사용은 비밀.
3. 베이비 파우더는 실험에서 봤듯이 물과 잘 섞이지 않기 때문에 땀띠가 나는 곳에 발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