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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동물의 신진대사에 없어서는 안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해도 탈을 일으키는 영양소다. 이러한 비타민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20세기 들어서다. 종류도 많고 효능도 제각각인 비타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1 비타민의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많은 질환들이 생체에 특별한 활성을 가진 미량의 물질들에 의해 치유되고 이같은 기능을 가진 많은 물질이 발견되어 각각의 활성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 미량의 물질들이 비타민이다. 비타민의 이름들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비타민의 명칭은 어떤 원칙이 있었다기 보다는 발견된 순서와 나중에 그 구조와 기능이 확인된 결과에 따라 정해졌다.

최초의 비타민은 우유 속에 들어있는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이라 하여 지용성의 팩터(factor) A와 수용성의 팩터 B로 분류됐고, 이중 팩터 B가 아민화합물로 확인되어 1913년 '생존에 필요한 아민'(vital amines)이라는 뜻에서 비타민(vitamine)이라 명명됐다.

이중 팩터 A를 비타민 A, 팩터B를 비타민 B로 분류했다. 그뒤 비타민 B는 여러물질의 혼합체로 규명됐고 조직에 따라 다른 기능을 나타내어 ${B}_{1}$ ${B}_{2}$ ${B}_{3}$ ${B}_{4}$ 등으로 소분류됐다.

이 물질들을 확인하다보니 ${B}_{3}$로 지목됐던 물질이 니코틴산으로 확인되는 등 기왕에 알려진 다른 물질로 확인되어 소분류에서 제외된 것들이 생겨나 비타민 분류 번호체계에 결번이 생겼다.

비타민 C D E의 경우도 발견된 순서에 따른다. 한때는 필수지방산을 비타민 F라 불렀으며 비타민 G로 알려진 물질이 나중에 비타민 ${B}_{2}$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비타민 K의 경우는 발견순서와 상관없이 혈액응고에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발견자가 K로 명명했다. 이는 혈액 응고라는 뜻의 덴마크어 'koagulation'의 머릿자를 딴 것이다. 이같이 비타민이 발견순서라든가 발견자의 취향, 또는 후세의 확인 절차 등에 따라 명명되다 보니 많은 혼선을 빚게 됐다. 그래서 국제 영양학회 명명위원회에서 이들 비타민의 일반명과 학명을 정리했으며 명명법의 원칙을 정했다.

대부분 비타민이 구조적 변형물질이나 유도체가 생체에서 같은 활성을 띨 수 있으며 여러가지 전구체들이 알려짐에 따라 통일명을 사용하여 생체내에서 같은 '활성'이나 '결핍'증세를 나타내는 물질들의 군을 통틀어 부르고 특정 구조의 물질을 부를 때는 일반명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기준으로 사용되는 물질은 생체내에서 그 비타민의 활성을 가장 크게 가지는 물질이다.

2 합성비타민과 천연비타민, 어느 쪽이 몸에 좋은가

합성 비타민과 천연비타민 사이의 효력 차이는 지난 수년 간 논쟁거리였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많은 영양학자들은 '식품'으로 비타민을 섭취하기를 권한다. 그러나 이것이 '합성'비타민보다 '천연'비타민을 섭취하기를 권한다는 말은 아니다.

'천연'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식품과 같은 자연급원으로부터 얻거나 얻어질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이 정의에 따르자면 우리가 식품으로 섭취하지 않더라도 자연급원으로부터 추출되기만 한다면 '천연'이라고 이름지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장미열매로부터 비타민 C를, 동물의 간으로부터 비타민 B군을, 생선기름으로부터 지용성비타민을 추출했을 때도 '천연'이라고 명명할 수 있으나 박테리아로부터 얻거나 실험실에서 합성한 경우는 '합성'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천연과 합성비타민의 화학적 구조는 몇개의 비타민을 빼고는 같다. 화학적 구조가 다른 대표적 예로 비타민 C와 E를 들 수 있는데, 여기서 차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이성질체(화학구조식은 같으나 공간적 배치가 다른 것)라는 점이다. 비타민의 기능이나 생리적 활성 측면에서는 별로 중요한 차이가 아니다.

실제로 1940-1950년대의 많은 비타민 보충제제(통상 비타민이라고 부름)들은 천연 식품급원으로부터 조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제방법은 가격이 비싸고 현실적으로 상품화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 현재는 거의 박테리아로부터 조제하거나 실험실에서 합성한다.

예를 들어 신선한 간(肝) 1파운드를 건조시켜 분말화 했을 때 비타민 ${B}_{2}$의 경우 18㎎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성인 필요량으로 환산하면 2주간의 분량이다. 간의 값이나 간분말의 양(사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 간분말의 맛 등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간분말을 물에 담가 여과하고 건조시켜 비타민 결정을 얻는다면 이는 '천연'이라기보다는 '합성'에 가까운 것이다.

더욱이 비타민의 활성을 높이기 위해 박테리아로부터 얻어낸 비타민을 일부 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이 '천연'과 '합성'의 차이를 불분명하게 한다. 또한 우리 몸은 화학 구조가 같은 비타민을 '천연'인지 '합성'인지 구분해낼 수 없다. 따라서 비타민보충제제를 '천연'과 '합성'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영양학자들은 비타민을 식품으로 섭취하기를 권하는 것일까?

이는 식품 속에 개개 비타민 이외에도 체내에서 비타민의 역할이 제대로 나타날 수 있게 하는 다른 영양소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비타민이 '천연'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닌 것이다. 또한 식품으로 섭취할 때 비타민 과잉 섭취의 위험성은 좀처럼 없다.

따라서 '천연'비타민을 섭취한 것과 비타민의 급원으로 식품을 섭취한 것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3 비타민 결핍과 과잉 어떤 문제를 가져오나
 

(표1)비타민 결핍에 따른 증상


대부분의 비타민 결핍증은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전체적 영양불량과 함께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 발전과 더불어 영양상태가 양호해졌으나 아직도 몇몇 영양소의 경우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국민영양조사보고서(1992년 간)에 따르면 아직도 비타민 A와 비타민 ${B}_{2}$의 영양상태는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A의 경우 조사가구의 2/3가 권장량의 75% 미만을 섭취하고 있으며 (75% 선이 잠재적 결핍가능성을 결정하는 선) 비타민 ${B}_{2}$의 경우 1/3이 권장량의 75% 미만을 섭취하고 있다.

이밖에 우리나라 조사결과 자료는 없으나 비타민 ${B}_{6}$의 주요급원인 육류의 섭취가 우리보다 많은 미국도 그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우리나라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타민 C의 경우는 현재까지는 권장량을 섭취하고 있으나 과거 10년간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었으므로 앞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비타민 영양상태가 좋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은 특징 그룹은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임산부와 수유부의 경우다. 태아와 유아로 인해 모체는 많은 양의 영양분을 요구한다. 특히 비타민 A C ${B}_{6}$ ${B}_{12}$ 엽산 철분 칼슘 등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늘어난 필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식사를 해야 한다.

둘째, 체중감량식이요법을 하는 사람들이다. 총 식사량이 줄게 되면 비타민 섭취도 줄게 된다. 총 섭취 에너지 양을 1천5백㎉ 이하(하루 에너지 필요량은 여자 성인 2천㎉, 남자성인 2천5백㎉)로 섭취하게 되면 비타민과 같은 미량영양소의 충분한 섭취가 어렵게 된다.

셋째, 노인들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대사작용이 약화되고 식욕이 떨어지며 에너지 요구량도 줄고 씹기도 어려워 먹는 절대량이 적어져 비타민 섭취량이 줄어들게 된다. 또 잦은 질병으로 약을 장기복용하는 예(예를 들어 비타민의 흡수를 저해하는 관절약, 결핵약 등)가 많아 비타민 흡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넷째, 과음하는 사람이다. 만성적인 과음은 식욕을 감퇴시켜 식사량을 줄인다. 비타민 섭취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알코올은 비타민 ${B}_{1}$ ${B}_{6}$ 엽산의 흡수와 이용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청소년들이다. 제2차 급성장기이므로 엄청난 양의 영양을 요구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이를 비타민이 부족한 간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고, 특히 소녀들은 외모에 대한 관심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 영양결핍이 되기 쉽다.

이밖에 약물을 상용하는 사람이나 피임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들 수 있다. 비타민 결핍에 따른 증상은 (표1)과 같다.

비타민은 너무 많이 섭취해도 문제가 된다. 비타민은 인체에서 매우 소량만 필요하므로 과다한 영양제 복용은 오히려 독성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지용성 비타민을 과도하게 복용했을 때는 심각할 수 있다. 수용성 비타민은 다소 과잉 복용했더라도 대부분 소변을 통해 배설되어 '비싼 오줌'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용성 비타민은 섭취한 그대로 체내에 축적되므로 위험하다.

한편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는 그 전구체인 카로티노이드 형태로 섭취했을때 체내에서 카로티노이드가 비타민 A로 전환시키는 비율을 조절하기 때문에 훨씬 안전성이 높다. 비타민 과잉섭취시의 주요증상은 (표2)와 같다.
 

(표2)비타민 과잉섭취에 따른 증상


4 비타민과 미네랄, 어떤 차이가 있나

일반적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많은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께 하나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두 그룹 사이에 유사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령 두 그룹 모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은 영양소에 비하면 체내 요구량이 아주 적으며 두 그룹 모두 금세기 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미네랄도 여러 기초 식품에 골고루 함유되어 있을 뿐 아니라 보충제제로서 생산 시판되고 있다. 종합비타민 제제(영양제)에 일부 미네랄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두 그룹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첫째, 비타민은 유기물(탄소를 포함하는)인 반면 미네랄은 무기물이라는 것이다.

둘째, 비타민 중에는 인체에서도 인체요구량 만큼 충분치는 않더라도 일부 생합성되는 것이 있고, 인체는 생합성하지 못하나 다른 동물들은 생합성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반면 미네랄은 인체뿐 아니라 어느 생물체에 의해서도 생합성이 안된다.

셋째, 비타민은 가공은 물론 식품조리중에도 쉽게 손실 및 파괴될 수 있는 반면 미네랄은 일반적인 조리 및 가공과정에 영향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수용성 비타민인 B군은 씻는 과정이나 물에 담가두는 과정에 물에 녹아 손실되고 비타민 C는 열에 약해 조리중 다량 파괴된다. 생 시금치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 C의 양에 비하면 시금치된장국에 들어있는 비타민 C의 양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넷째, 대부분의 미네랄은 인체 내에서 이온화되어 전해질로서 산-염기평형을 비롯한 인체내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인체의 구성성분이 되기도 한다. 반면 비타민은 주로 대사과정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즉 기계엔진의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표3)주요 비타민의 권장량과 남자(성인) 급원식품


5 비타민이 뇌 기능에 영향 미치나

많은 미량영양소들 특히 비타민 B군은 뇌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 뇌의 가장 주된 에너지 공급원은 포도당이다. 뇌는 포도당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뇌의 정상적인 에너지대사를 유지하기 위해 혈액순환에서 공급되는 포도당에 의존하게 된다.

이 포도당 대사에 비타민 B군은 조효소로서 대사가 원활히 되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이들 비타민은 경미하더라도 장기간 결핍 상태가 지속되면 기억력과 인식력을 잃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런(신경의 기본단위)이 특정 신경전달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은 식사로부터 얻어지는 전달물질전구체 영양소가 얼마만큼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크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으로부터 유도되는데 이 신경전달물질 합성과정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관여한다. 사람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비타민 ${B}_{1}$, ${B}_{2}$, 나이아신, ${B}_{6}$, ${B}_{12}$, 엽산과 비타민 C의 극심한 결핍은 기억력 상실을 포함한 지적 능력 손상을 초래했다. 따라서 학자들은 극심한 영양결핍 상태인 동물과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기억력 상실을 장기간 경미한 (또는 잠재적) 결핍상태를 경험한 노인들에게로 확대 적용해보고자 시도했다.

구드윈(Goodwin) 박사팀은 60세 이상 2백명의 건강한 성인에게서 영양상태와 인식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혈청 비타민 C와 ${B}_{12}$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영양상태가 좋은 사람보다 단기기억력과 문제해결능력에서 나쁜 점수를 받았다. 또한 비타민 ${B}_{2}$와 엽산 수준이 낮은 사람도 문제해결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인식능력 부족은 영양불량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것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와 같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비타민 ${B}_{12}$ 결핍은 확실히 기억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B}_{1}$도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코올중독자들의 흔한 증상중 하나가 치매일 것이다. 알코올 남용은 많은 영양소들의 결핍을 초래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 ${B}_{1}$이다. 알코올중독이 아니더라도 극심한 비타민 ${B}_{1}$ 결핍은 치매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적어도 이것이 알코올중독증상의 일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경미한 비타민 ${B}_{1}$ 결핍에 더욱 민감하다. 예를 들어 비타민 ${B}_{1}$이 제한된 식사를 한다면 52세에서 72세 사이의 여성 10명이 단지 12일 후에 두통과 짜증, 피로 등을 경험한 반면 18-21세 사이의 여성은 같은 식사를 했음에도 이러한 증상들을 느끼지 못했다.

또한 구리와 비타민 ${B}_{6}$가 부족한 먹이를 먹은 어린 쥐가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퇴행성 변화를 보여 비타민 ${B}_{6}$도 뇌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어떤 영양소가 IQ를 높인다든지 세칭 머리를 좋게 한다든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져 있는 것이 없다.

6 동물도 비타민이 필요한가

물론 동물도 비타민이 필요하다. 사람도 계통분류학상 동물에 속한다는 걸 떠올리면 당연한 이야기다. 사람도 동물도 생명유지 및 성장을 위해 비타민이 필요하다.

다만 비타민의 정의 자체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합성되더라도 그 양이 필요량을 충족시킬 만큼 충분치 못하여 반드시 식품으로든 영양제로든 외부로부터 공급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에 따라 그 종류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 C의 경우 흰쥐 생쥐 토끼 개 소 등은 자기 체내에서 생합성해낼 수 있다. 즉 비타민 C는 동물의 간에서 포도당으로 부터 글루코노락톤 옥시다아제의 작용을 받아 생합성된다. 그러므로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와 기니피그 등 몇몇 동물들에게만 비타민 C는 '비타민'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흰쥐는 비타민 C를 전혀 먹이지 않아도 비타민 C결핍증은 나타나지 않으므로 흰쥐에게 비타민 C라는 용어는 적합치 않다. 현재까지 인간에게 필요한 비타민은 지용성 4개, 수용성 11개로 알려져 있으며 이밖에 4-6종의 비타민유사물질이 있다. 각 동물마다 필요한 비타민의 종류와 양이 각기 다르다는 것만 확인하고 넘어가자.

7 비타민이 질병을 치료할 수도 있나

비타민이 발견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결핍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량 설정이 중요시됐다. 이들은 영양권장량 항목으로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의 비타민 연구는 단순한 결핍성 질환뿐 아니라 각 비타민의 질병 예방작용과 연관해 많이 보고되고 있다.

월터 C. 윌렛(Walter C. Willett)은 식이와 건강에 대한 보고에서 지금까지 시행돼 온 2백개 이상의 역학 조사를 총정리해보면 채소와 과일 섭취와 여러 조직의 암 발생률이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베타카로틴, 비타민C, 엽산 등이 효과적인 물질인데, 이들은 여러 발암원의 생성을 막아주거나 해독작용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생체내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의 길항 작용을 통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추론됐다. 이 밖에도 비타민 E는 심장병 타민 B복합체들은 기형발생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D는 골다공증과 유방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엽산은 효모나 간,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데 DNA 합성을 포함한 생체내 다양한 기능에 작용한다. 엽산이 부족하면 변이세포가 형성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임신기의 초기 6주 동안, 즉 태아의 뇌와 척수의 생성기에 충분한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뇌증이나 척추이분증 등이 발생한다. 끽연가들이 엽산과 비타민 ${B}_{12}$를 충분하게 섭취하면 폐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비타민 D는 처음에는 각기병에 대한 예방물질로 발견됐으나 최근에는 이밖에도 몇몇 질병에 대해 보호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피부에서 전구물질이 햇빛에 의해 활성 형태로 만들어지고 생체에서 칼슘의 이용과 흡수를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골다공증과 노인성 골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대장암 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세포주를 가지고 행한 실험들에서 비타민 D가 이 세포들의 성장을 지연시켰다는 보고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비타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생체내 여러 효소들에 대한 조효소로서의 기능이다. 생체가 살아 움직이는 데는 분해대사를 통한 에너지 공급과 생체 각 구조를 생성하기 위한 생합성 대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대부분의 효소는 조효소를 필요로 한다. 특히 비타민 B군은 조효소로서의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들의 생체기능은 생체 대사와 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8 비타민이 늙는 것을 막아준다는데….

최근 비타민 기능으로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이들의 항산화제로서의 작용이다. 우리 생체는 산소를 이용하는 유기호흡을 통해 살아가는 한 산소자유기의 생성을 억제할 수 없다.

일단 산소자유기가 생성되면 이는 이웃한 분자를 공격해서 다시 산소자유기를 만들고 이런 반응이 계속되는 전파 단계를 가지게 된다. 산소자유기는 세포 손상을 주고 노화와 암화과정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관절염이나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런 산소자유기가 생성됐을 때 이를 없애거나 산소자유기에 의한 전이를 막는 물질들을 항산화제라 한다. 생체내 주된 항산화제는 비타민 E 비타민 C 베타 카로틴 등의 비타민들이다.

따라서 이들 성분이 부족하게 되면 노화에 따른 손상이나 암화과정의 촉진 등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 실제 여러 보고에서 비타민C가 부족한 사람의 경우 구강암 후두암 위암 등의 위험이 높다고 한다. 베타카로틴의 경우 폐암의 위험을 낮추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구강암 후두암 위암 방광암 직장암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콜레스테롤 산화가 가져오는 관상동맥 손상도 항산화제로 막을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비타민 C와 비타민 E는 신체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이동시키는 지단백의 산화를 억제시킬 수 있으며 베타카로틴의 충분한 섭취도 심혈관계 질환의 생성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다.

베타카로틴은 산소자유기 생성시 이를 그대로 없애는 메커니즘을 통한 항산화작용을 할 수 있다. 여성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보고에서 베타카로틴을 충분히 섭취시키면 혈중 항산화물질의 양에는 별 변화가 없었지만 외부에 산화적 자극이 왔을때 이를 막는 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비타민은 이밖에도 세포의 증식이나 죽음의 운명을 결정하는 물질로서도 작용한다. 특히 몇몇 동물실험에서 면역 세포에 대해 작용하여 세균 침입시 면역반응 증가를 일으키고 에이즈 환자에서는 세포독작용을 지닌 T면역세포의 감소를 완화시켰다는 보고도 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영양학적인 권장량, 즉 결핍성 질환을 방지할 수 있는 용량보다 더 많은 비타민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생체기능 증진, 암과 심장병 예방, 골다공증과 에이즈 치료, 선천성 기형아 생성의 방지 등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아직도 비타민 과잉복용에 의한 부작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비타민 사용 용량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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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박상철 교수
  • 조윤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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