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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의 비약, 동충하초

곤충몸 뚫고 나오는 자연계의 '에일리언'

 

동충하초


영화 '에일리언'에서 등장하는 외계인은 인간의 몸 속에서 어느정도 자라나다 결국 인간의 몸을 뚫고 나오는 끔찍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자연계에도 이와 유사한 생물이 있다. 동충하초(冬蟲夏草)다. 겨울에는 곤충이지만 여름에는 풀이라는 뜻이다.

동충하초균은 겨울에는 곤충 몸 속에서 살다가 여름에 곤충의 몸을 뚫고 나와 풀처럼 돋아 나오는 희한한 곰팡이다. 곤충이나 식물의 종자에 들어가서 숙주(곰팡이가 기생하는 대상으로 삼는 생물)안에 있는 물질을 영양원으로 이용해 살다가 몸 밖으로 버섯 형태의 자실체를 형성한다. 이 특이한 형태 때문에 중국에서는 3천년에 한번씩 꽃이 핀다는 우담화에 비교할 정도로 길조의 증표로 귀중하게 여겨졌다.

동충하초균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그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곤충학자들조차 이 균에 감염된 병든 곤충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병든 곤충은 불완전한 표본이라 단정해 연구대상에서 의도적으로 제외시킨 탓이다. 균학자들도 이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현재 곤충을 포함한 절지동물, 균류 또는 고등식물의 종자에 기생하는 모든 균류를 넓은 의미에서 동충하초라 부른다. 지금까지 곤충에 침입하는 동충하초균은 세계적으로 약 8백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분류된것은 78종이며, 대표적으로 번데기동충하초, 큰매미동충하초, 큰유충방망이동충하초, 유충간목구형동충하초, 눈꽃동충하초, 노린재동충하초, 벌동충하초, 백강균 그리고 녹강균이 있다.

동충하초는 버섯의 일종이지만 다른 버섯과 달리 상당히 까다로운 환경에서 자란다. 대개 공기가 깨끗하고 습도가 높으며, 적당한 나무그늘이 조성돼있고, 자연상태로 유지된 장소에서 잘 발견된다.

중국 육상선수팀 마군단의 비밀

동충하초는 크게 두가지면에서 인간에게 유익한 생물이다. 먼저 약재로서의 기능이다. 동충하초는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중용한 한약재로 사용돼 왔는데, 어떤 종류는 불로장새의 비약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사람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점이 가장 커다란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동충하초에 함유된 '충초다당(蟲草多糖, polysaccharide) 성분이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현재 동충하초를 에이즈치료제로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암 억제 효과가 발견됐을 뿐 아니라 마약 중독자에게 해독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특히 호흡기 계통의 질환에 특효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동충하초는 사람의 자연치유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심한 운동으로 체력 소모가 많을 때 회복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1992년 일본 히로시마 육상대회에서 세계 기록을 경신한 중국 육상선수팀 '마군단'은 동충하초로 만든 영양액을 먹어 효험을 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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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성재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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