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그림은 실제로 네커라는 광물학자가 현미경을 통해 결정을 관찰했을 때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림을 계속 쳐다보면 주사위와 같은 정육면체에서 ABCD가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abcd가 앞면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두가지 상을 동시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진짜 정육면체를 나타낸 것인가? 사실 이것은 12개의 선분을 적당하게 배치한 것에 불과하다. 단지 우리는 나열된 선분의 배열을 편견이나 선입관에 의해 정육면체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ABCD가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혹은 abcd가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비슷한 예가 또 있다. 이 그림은 마법사 노파와 젊은 아가씨의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귀신의 정체를 자세히 알고 보니 갈대더라"라는 짧은 시가 있다.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장소, 시간, 그리고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마른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귀신의 손짓으로 보게 된다. 선입견 때문에 갈대를 귀신으로 잘못 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은 종종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으면 보여야 할 것은 보이지 않고, 반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게 된다.
관찰은 과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방법이다. 그러나 관찰에는 선입견이 작용한다. 따라서 눈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바라보고 얻은 관찰자료라고 할지라도 관찰하는 입장에 따라 그 결과는 사뭇 달라질 수 있다. 과학에서 관찰이란 무엇이고, 관찰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