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단어가 '실험'이다. 실험은 가설을 설계하고, 변인(실험 조건)을 통제해 봄으로써 과학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실험은 학생수의 과다, 실험 기자재 부족, 실험 시간 부족 등으로 여러가지 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개인적인 방법은 가정에서 직접 해보는 것인데 그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각 가정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가지고 학교에서 배우는 물리실험을 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더구나 실험의 조건을 바꿔가며 수식도 계산하고,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현재의 과학교육 여건에서 학생들의 실험상황을 떠올리며 학습의 또다른 전략을 제시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가상 물리 시뮬레이션 CD롬인 '물리마을'을 개발한 제이슨테크의 유재성 대표이사(42). 현재까지 개발된 과학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일방적인 방법으로 지식과 현상을 보여주는데 반해 '물리마을'은 학생들이 변인을 변화시켜가며 결과를 볼 수 있는 점이 큰 특징. 이러한 방법론적인 장점은 수년간 전기전자 분야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기술을 지우너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서 얻은 결과다. '물리마을'은 정보통신부에서 주는 신소프트웨어 대상을 받아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물론 속도 무제 때문에 기존의 게임보다 그래픽 효과는 떨어지지만 힘과 운동, 에너지와 열, 파동과 입자, 전기와 자기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교육비가 비정상적으로 팽배해 있는 우리 사회에서 물리 소프트웨어는 시장성이 있다고 보이지만,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실험 도구, 과학책, 잡지 등의 수요는 의외로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또 초등학교에서는 비교적 실험이 강조되지만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지식위주의 교육환경 때문에 학생들은 실험기회를 점점 박탈당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여건에 대해 유재성사장은 다음과 같이 안타까움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했다. "많은 수의 학생이 여러 방법으로 실험해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아니 실험 조차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지요. 학생들이 학교에서 미처 해보지 못한 실험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과학교육 시장이 열약하다는 것은 알고 시작했지만, 뛰어드니 더 실감하겠네요. 그래서 이제는 시장이 형성돼있는 미국과 유럽의 영어권 국가에 '물리마을'을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출시 이후에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고, 외국의 전문가들로부터 내용과 방법적인 측면에서 인정을 받아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갖게 됐다고 한다.
중앙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종합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국내 최초로 PC를 만드는데 기여하기도 한 그는 1989년 제이슨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를 창업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벤처기업을 이끌어 왔다. 현재 미국에서 학생들에게 보급하는 '인터랙티브 피직스'도 수입 판매하는데, 단순한 매뉴얼 방식의 보급 판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그의 사업 비결. 이것이 오늘날의 '물리마을'을 탄생시킨 중추적 역학을 해냈다.
'물리마을'을 인터넷 과학실험실(www.jasontech.com)로 만들면서 보다 많은 학생들이 가정에서 과학실험을 해 보며 미래의 꿈을 키웠으면 한다고 했다. 앞으로 수학, 지구과학, 화학, 그리고 생물교육용 시물레이션도 개발할 계획. 또 소프트웨어와 각종 센서, 계산기, 그리고 컴퓨터를 연결해 실험해 볼 수 있는 패키지상품도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