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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치료사 캐릭 박사

전세계 돌며 5년간 2백여명 치료

 

캐릭박사가 식물인간상태에 빠진 국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카이로프랙틱의 권위자 캐릭 박사가 부산 자성병원을 방문했다. 9개월 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한 여성 환자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약물 부작용으로 호흡기가 마비되고 뇌에 산소 공급이 줄어드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캐릭 박사는 1시간 남짓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몇가지 처방을 내렸다. 병원의 담당 의사에게 자신의 치료 원리를 설명한 후 잠시 쉬고 있는 캐릭 박사를 만났다.

환자의 병이 회복될 수 있겠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깨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다른 환자들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사례다. 하지만 막상 치료해보면 뜻하지 않게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쉽게 단언할 수 없다.

언제부터 식물인간을 치료하기 시작했나

5년 전이었다. 중풍과 같은 심한 신경장애를 고치는 사례가 늘자 식물인간을 치료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것이 계기였다. 현재까지 2백여명의 환자를 만났다.

2백여명 모두가 완전히 병에서 회복됐나

그렇지 않다. 치료를 마친 후의 상태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아직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의식이 돌아와도 머리에 통증이 남아있거나 한쪽 팔다리가 마비된 사람이 있다. 말을 못하기도 한다. 평소 매우 선했던 사람이 깨고 난 뒤 화를 잘내는 성격으로 바뀐 경우도 있다.

식물인간 외에 대표적으로 어떤 병들을 치료했나

무척 다양하지만, 주로 운동장애, 정신분열, 인식장애와 같이 뇌기능의 이상과 관련된 질환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심장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하루에 환자를 얼마나 많이 치료하나

한 곳에 거점을 두고 환자를 치료하지 않기 때문에 어림잡기가 어렵다. 이번 경우처럼 세미나가 열리는 곳에 갔을 때 환자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움직인다(캐릭 박사는 10월 18-19일 올림픽 파크텔에서 50여명의 국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치료해온 식물인간 사례들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주로 유럽지역을 다니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 다만 카이로프랙틱의 효용성이 높은데 비해 이 의술이 환자들에게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전문가들이 한 곳에 모여 많은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친 캐릭 박사는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러 다시 병실로 향했다. 현재 담당 의사는 캐릭 박사의 처방을 바탕으로 환자를 치료 중이다. 치료 전에 비해 환자가 주위를 조금씩 인식하는 듯하고, 얼굴 표정에서 뭔가를 표현하려는 모습이 가끔 드러난다고 담당 의사는 전한다. 이 환자의 의식이 언제쯤 깨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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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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